엑스러브 성별 궁금해서 무대부터 찾아봤더니 보인 진짜 포인트

처음엔 성별 검색부터 하게 되는 그룹
얼마 전 숏폼에서 엑스러브 무대 클립을 봤는데, 솔직히 노래보다 먼저 스타일링에 눈이 갔습니다. 긴 헤어, 선이 얇은 메이크업, 몸의 각을 살리는 안무, 그리고 보이그룹 문법과 걸그룹 문법이 섞인 듯한 표정 연기까지. 그래서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엑스러브 성별’을 검색하게 되는 흐름이 이해됐어요.
현재 공개된 프로필 기준으로 엑스러브는 우무티, 루이, 현, 하루 4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보이그룹입니다. 데뷔는 2025년 1월 7일 싱글 앨범 ‘I'mma Be’로 했고, 이후 ‘UXLXVE’, ‘I, God’ 같은 작업을 이어가며 젠더리스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성별이 뭐냐’보다 ‘성별 고정관념을 어떻게 무대 언어로 흔드느냐’에 더 가깝다는 점이에요.
멤버 개개인의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은 본인이 공개적으로 밝힌 영역이 아니라면 팬이나 시청자가 단정할 부분은 아닙니다. 다만 팀이 공식적으로 보여주는 방향은 비교적 또렷합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을 딱 나눠 입히는 대신, 옷·메이크업·안무·표정·보컬 톤을 한 덩어리로 섞어 ‘보는 사람이 익숙한 분류’를 일부러 흐리게 만듭니다.
젠더리스 콘셉트가 그냥 예쁜 스타일링은 아니더라
사실 K팝에서 젠더리스 스타일 자체가 완전히 낯선 건 아닙니다. 지드래곤, 태민, 방탄소년단 지민처럼 패션이나 퍼포먼스에서 성별 경계를 유연하게 활용한 사례는 꽤 있었죠. 그런데 엑스러브가 흥미로운 지점은 이걸 특정 멤버의 포인트 스타일이 아니라 팀의 정체성처럼 밀고 간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대 의상을 보면 치마처럼 보이는 실루엣, 레이스나 시스루 소재, 날렵한 재킷 라인, 강한 부츠 같은 요소가 같이 들어갑니다. 하나만 떼어놓고 보면 낯익은 아이돌 스타일링인데, 조합이 달라지면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예쁘다’와 ‘강하다’가 번갈아 오는 게 아니라 동시에 와요. 그래서 첫인상은 화려하지만, 몇 번 보다 보면 팀이 꽤 계산적으로 콘셉트를 쌓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이 부분이 엑스러브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라고 봅니다. 단순히 “남자 아이돌이 여성적인 옷을 입었다” 정도로 소비하면 금방 납작해집니다. 오히려 이 팀은 카메라 앞에서 시선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안무에서 골반과 어깨의 무게중심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컬 파트에서 부드러움과 공격성을 어떻게 넘나드는지를 같이 봐야 재미가 살아납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
근데 솔직히 모두에게 편하게 다가갈 콘셉트는 아닙니다. K팝 팬덤은 생각보다 장르 문법에 민감합니다. 보이그룹이면 기대하는 힘, 걸그룹이면 기대하는 선, 신인 그룹이면 기대하는 풋풋함 같은 암묵적인 기준이 있잖아요. 엑스러브는 그 기준을 일부러 비껴갑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신선하고 과감하게 보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과하게 연출된 이미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젠더리스’라는 단어가 먼저 보이면 음악보다 콘셉트 논쟁이 앞서기도 합니다. 이건 장점이자 부담이에요. 팀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는 강력하지만, 노래와 퍼포먼스가 그만큼 받쳐주지 않으면 “콘셉트만 센 그룹”으로 오해받기 쉽거든요.
다행히 엑스러브는 무대에서 최소한 자기 색을 밀어붙이는 힘은 있습니다. ‘I, God’ 활동기처럼 신화적이고 과장된 비주얼을 가져올 때는 팀의 방향성과 꽤 잘 맞습니다. 다만 대중성이 높은 편안한 청량곡이나 일상적인 예능 콘텐츠로 들어갔을 때 이 정체성을 어떻게 풀어낼지는 앞으로 더 지켜보고 싶은 부분입니다.
예능에서 터질 가능성도 꽤 있다
드라마·예능 보는 사람 입장에서 엑스러브는 무대 밖 콘텐츠가 더 궁금한 팀이기도 합니다. 이런 강한 콘셉트의 그룹은 예능에서 두 갈래로 갈립니다. 콘셉트와 실제 성격의 간극이 매력으로 터지거나, 반대로 이미지가 너무 세서 편하게 웃기 어려워지거나요.
멤버 구성을 보면 이 팀은 다국적 그룹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중국, 대만, 한국, 일본 출신 멤버가 함께 있는 구조라 언어감, 리액션 속도, 문화 차이에서 자연스러운 장면이 나올 수 있습니다. 요즘 예능형 아이돌 콘텐츠는 거창한 토크보다 짧은 클립에서 캐릭터가 잡히는 경우가 많아서, 엑스러브도 무대의 강렬함과 평소 말투의 차이가 잘 드러나면 팬 유입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다만 제작진이 이 팀을 다룰 때 ‘성별이 뭐냐’는 식의 자극적인 질문만 반복하면 금방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시청자도 처음엔 궁금해서 클릭하지만, 결국 오래 보는 건 캐릭터와 실력입니다. 우무티의 프로듀싱 감각, 루이의 퍼포먼스, 현의 보컬, 하루의 막내 포지션처럼 각자의 기능이 보일 때 팀 서사가 더 단단해집니다.
엑스러브 성별보다 더 오래 남는 질문
엑스러브 성별을 궁금해하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워낙 첫인상이 강하고, K팝에서 흔히 보던 보이그룹 이미지와도 살짝 다르니까요. 하지만 계속 보다 보면 질문이 조금 바뀝니다. ‘이 멤버들은 남자야 여자야?’에서 ‘이 팀은 왜 이렇게 보여주고 싶어 할까?’ 쪽으로요.
저는 그 변화가 엑스러브를 보는 재미라고 느꼈습니다. 성별을 맞히는 퀴즈처럼 접근하면 볼 수 있는 게 확 줄어듭니다. 대신 젠더리스라는 콘셉트가 음악, 의상, 안무, 표정, 앨범 세계관 안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이어지는지를 보면 훨씬 흥미롭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완성형이라기보다, 자기만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꽤 세게 밀고 나가는 신인에 가깝다고 봅니다. 호불호는 분명히 갈리겠지만, 적어도 무대 한 번 보고 잊히는 팀은 아닙니다. 성별이라는 키워드로 들어왔다가 퍼포먼스와 세계관 때문에 몇 개 더 찾아보게 되는 그룹, 지금의 엑스러브는 딱 그 지점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