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8 이해리 편 보고 나서 합창 파트논란이 왜 나왔는지 곱씹어봤다

얼마 전 히든싱어8 이해리 편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꽤 오래 돌길래 다시 장면별로 떠올려봤는데, 확실히 이 회차는 단순히 “누가 진짜 가수였나”보다 합창 파트논란 쪽으로 대화가 번진 느낌이 강했어요.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이 원래 목소리의 미세한 습관, 호흡, 발음, 감정선까지 듣는 재미가 큰데, 합창처럼 여러 목소리가 겹치는 구간이 들어오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순간적으로 기준이 흔들리거든요.
특히 이해리는 다비치 활동을 통해 워낙 또렷한 고음, 단단한 발성, 감정이 확 올라오는 후렴 처리로 익숙한 가수잖아요. 그래서 팬들은 “이 정도면 알아들을 수 있지”라는 기대를 갖고 봤을 텐데, 막상 방송에서는 편곡과 무대 구성 때문에 헷갈렸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저도 보면서 ‘이건 맞히는 재미와 연출의 재미 사이에서 선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히든싱어8 이해리 편이 유독 예민하게 들린 이유
히든싱어는 기본적으로 진짜 가수와 모창 능력자가 같은 노래를 부르고, 패널과 방청객이 목소리만 듣고 원조 가수를 찾는 포맷입니다. 이 규칙이 단순해 보여도 꽤 섬세해요. 한 소절의 끝 처리, 숨을 들이마시는 타이밍, 특정 모음에서 열리는 발음 같은 것들이 힌트가 되거든요.
그런데 이해리처럼 보컬 개성이 강한 가수가 나오면 기대치가 더 올라갑니다. 고음만 세게 치는 보컬이 아니라, 낮은 음에서도 감정을 눌러 담고 후렴에서 한 번에 터뜨리는 타입이라 모창 난도가 높아 보여요. 그래서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과연 이걸 얼마나 비슷하게 따라 할까?”를 기대하게 됩니다.
문제는 그 기대가 커질수록 제작 방식에도 더 엄격해진다는 점이에요.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합창 구간, 코러스, 반주 볼륨, 음향 믹싱도 이해리 편에서는 훨씬 민감하게 받아들여진 겁니다. 시청자들이 예능을 다큐처럼 보자는 게 아니라, 최소한 맞히기 게임으로서의 공정함은 지켜졌으면 했던 거죠.
합창 파트논란, 정확히 뭐가 불편했나
논란의 중심은 여러 목소리가 함께 들리는 합창성 파트가 원조 가수 찾기에 영향을 줬느냐는 부분입니다. 히든싱어의 재미는 ‘혼자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 추리하는 데 있는데, 합창처럼 소리가 겹치면 개별 목소리의 질감이 흐려질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한 명이 부를 때는 비브라토 폭, 발음의 선명도, 고음에서의 압력 차이가 비교적 잘 들립니다. 그런데 3명 이상이 동시에 비슷한 멜로디를 부르거나 코러스가 두껍게 깔리면, 듣는 사람은 특정 참가자의 목소리보다 전체 사운드의 인상을 먼저 받게 돼요. 이러면 ‘누가 이해리인가’보다 ‘어느 방이 더 그럴듯한가’로 판단이 이동합니다.
물론 방송 무대는 음악 프로그램처럼 들려야 하니까 편곡을 아예 밋밋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히든싱어는 일반 경연과 다르게 추리성이 핵심이에요. 그래서 합창 파트가 멋있게 들리는 것과, 원조 가수를 가리는 게임에 적절했는지는 따로 봐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시청자 반응이 갈린 거라고 봐요.
제작진 입장도 완전히 이해 안 되는 건 아니다
사실 제작진도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시즌이 오래된 프로그램은 매번 같은 방식으로만 가면 익숙함이 장점이 되다가도 금방 피로감으로 바뀌거든요. 특히 시즌8까지 온 포맷이면 무대 구성, 곡 배치, 패널 리액션, 반전 포인트를 조금씩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해리 편에서도 방송적으로는 웅장한 장면이 필요했을 수 있어요. 다비치 노래가 가진 감정선 자체가 쓸쓸하게 시작해서 후렴에서 크게 열리는 경우가 많고, 여기에 합창이나 코러스가 들어가면 무대 완성도는 확실히 올라갑니다. TV 예능으로 보면 순간 몰입감이 좋아지는 장치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근데 시청자가 문제 삼은 건 “무대가 별로였다”가 아니에요. 오히려 무대는 좋았는데, 그 좋은 무대가 프로그램의 기본 게임성을 흐린 것 아니냐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를 제작진이 조금 더 세심하게 봤다면 논란이 덜했을 것 같아요.
이해리 보컬이라 더 생긴 착시도 있다
이해리의 목소리는 강한 듯하면서도 의외로 섬세한 쪽에 가까워요. 고음이 시원해서 대중에게는 ‘파워 보컬’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소리를 무작정 밀어붙이기보다 감정에 따라 압력을 조절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모창자가 비슷한 톤으로 접근하면 생각보다 구분이 어려워지는 순간이 생깁니다.
게다가 다비치 곡은 많은 사람이 노래방에서 불러본 노래이기도 하죠. 익숙한 멜로디일수록 사람들은 원곡자의 세부 습관을 안다고 느끼지만, 방송 음향과 현장 반응이 섞이면 기억 속 목소리와 실제 들리는 목소리가 어긋날 때가 있어요. 이게 히든싱어의 묘미이기도 하고, 동시에 논란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 이해리 특유의 고음 질감은 강한 단서가 된다.
- 하지만 합창이나 두꺼운 코러스는 그 단서를 흐릴 수 있다.
- 시청자는 무대 완성도보다 추리의 공정성을 더 민감하게 본다.
- 오래된 포맷일수록 새 연출과 기본 규칙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래도 이 회차가 계속 말 나오는 이유
저는 이런 논란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사람들이 그만큼 집중해서 봤다는 뜻이니까요. 그냥 배경처럼 틀어놓는 예능이었다면 합창 파트가 있었는지, 코러스가 두꺼웠는지까지 따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해리라는 보컬에 대한 기대, 히든싱어라는 포맷에 대한 애정이 같이 있었기 때문에 말이 길어진 거죠.
다만 앞으로 비슷한 회차를 만든다면, 합창이나 코러스가 필요한 무대와 원조 가수 판별이 중요한 구간은 조금 더 분리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투표 직전 파트에서는 개별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도록 하고, 무대적 감동은 라운드 종료 후 스페셜 무대에서 풀어도 충분하거든요. 그러면 예능적인 그림도 살고, 시청자가 느끼는 불공정함도 줄어들 겁니다.
히든싱어8 이해리 편은 결국 이해리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동시에 이 프로그램의 규칙이 얼마나 예민한 균형 위에 있는지 보여준 회차였어요. 저는 무대 자체는 즐겁게 봤지만, 합창 파트논란에 불편함을 느낀 쪽의 의견도 꽤 납득됐습니다. 히든싱어는 목소리 하나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재미가 생명이라서, 다음에는 그 긴장감이 더 선명하게 살아났으면 하는 마음이 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