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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육대 기다리며 역대 무대 다시 봤더니 명절 예능의 맛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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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육대 기다리며 역대 무대 다시 봤더니 명절 예능의 맛이 보였다

명절만 되면 괜히 찾게 되는 그 이름

얼마 전 설 연휴 편성표를 훑다가 또 자연스럽게 ‘아육대’를 검색하고 있더라고요. 사실 아이돌 스타 선수권대회, 줄여서 아육대는 매년 챙겨보겠다고 마음먹는 프로그램이라기보다 명절 분위기가 슬슬 올라올 때 몸이 먼저 반응하는 예능에 가깝습니다. 집에 전 부치는 냄새가 나고, 거실 TV가 계속 켜져 있고, 친척들이 한마디씩 얹는 그 시간대에 묘하게 잘 어울리거든요.

설날 아육대의 재미는 단순히 아이돌이 달리고 뛰고 맞히는 장면에만 있지 않습니다. 물론 60m 달리기처럼 순식간에 승부가 나는 종목은 언제 봐도 심장이 쫄깃합니다. 그런데 더 오래 남는 건 경기 전후의 표정, 같은 팀 멤버들이 목 터져라 응원하는 장면, 예상 밖으로 운동 신경을 보여주는 멤버가 튀어나오는 순간입니다. 팬이 아니어도 ‘어, 저 친구 누구지?’ 하고 검색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설날 아육대가 유독 잘 맞는 이유

아육대는 추석에도 잘 어울리지만, 개인적으로 설날 편이 조금 더 명절 예능답게 느껴집니다. 새해 첫 대형 예능 이벤트 같은 느낌이 있어서요. 연초에는 새롭게 뜨는 그룹, 컴백을 앞둔 팀, 예능감이 막 올라오는 멤버들이 한꺼번에 보이기 때문에 아이돌 판의 분위기를 가볍게 훑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설날 아육대는 가족 단위 시청에 강합니다. 아이돌을 잘 모르는 부모님 세대도 달리기, 양궁, 풋살 같은 종목은 바로 이해하니까요. 룰 설명이 길지 않아도 되고, 누가 잘하는지 화면만 봐도 감이 옵니다. 예능 자막이 조금 과해질 때도 있지만, 명절 특유의 왁자지껄함 속에서는 그 과함마저 프로그램의 일부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 아이돌 팬에게는 최애의 새로운 면을 보는 자리
  • 일반 시청자에게는 이름 몰라도 따라가기 쉬운 스포츠 예능
  • 방송사 입장에서는 명절 편성에 넣기 좋은 대형 이벤트형 콘텐츠
  • 신인 그룹에게는 짧게라도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무대

관전 포인트는 메달보다 캐릭터다

설날 아육대를 볼 때 저는 메달 색깔보다 캐릭터가 어떻게 잡히는지를 더 봅니다. 진짜 승부욕이 강한 멤버, 경기 전에는 긴장했는데 막상 시작하면 눈빛이 달라지는 멤버, 운동은 못해도 리액션 하나로 분량을 가져가는 멤버가 있잖아요. 이런 장면이 팬덤 밖으로 퍼질 때 프로그램의 효용이 확 살아납니다.

예를 들어 양궁 종목은 기록도 중요하지만 자세와 집중력이 화면에 예쁘게 잡히는 편입니다. 카메라가 얼굴, 손끝, 과녁을 번갈아 보여주기 때문에 무대 위와는 다른 분위기가 생기죠. 반대로 달리기는 짧고 강합니다. 몇 초 만에 승부가 나다 보니 스타성이 정말 빠르게 드러나요. 출발선에서의 긴장감, 결승선 통과 직후의 표정, 멤버들이 달려와 안아주는 장면까지 세트로 남습니다.

근데 솔직히 호불호도 있습니다. 팬 입장에서는 부상 걱정이 가장 큽니다. 아무리 예능이라고 해도 몸을 쓰는 프로그램이고, 스케줄이 빡빡한 아이돌들이 단기간 연습으로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최근의 아육대는 안전 관리, 종목 구성, 촬영 시간 배분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재미만 밀어붙이면 보는 쪽도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예능으로 보면 좋은데, 팬심으로 보면 복잡하다

아육대는 묘한 프로그램입니다. 예능으로만 보면 꽤 직관적이고 재밌습니다. 좋아하는 그룹이 없어도 누가 빠른지, 누가 의외로 침착한지, 누가 분위기를 살리는지 보이면 금방 몰입됩니다. 그런데 팬심을 얹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져요. 내 가수가 화면에 많이 잡히면 좋지만, 너무 무리하는 모습은 또 불안합니다.

또 하나는 분량 문제입니다. 출연 팀이 많다 보니 모든 그룹을 고르게 보여주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팀은 경기 장면보다 대기석 리액션으로 더 많이 보이기도 하고, 어떤 멤버는 예선에서 좋은 활약을 해도 방송 편집에서는 짧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는 방송 후에 직캠, 현장 후기, 짧은 클립까지 같이 보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이 지점이 아육대의 장점이자 약점입니다. TV 본방만으로 끝나는 예능이 아니라, 방송 전 기대감과 방송 후 클립 소비까지 이어지는 콘텐츠라는 점에서는 강합니다. 반면 본방 안에서 서사가 충분히 쌓이지 않으면 ‘왜 저 장면이 더 안 나왔지?’ 하는 아쉬움도 큽니다. 명절 예능이라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애정이 클수록 더 예민해지는 부분입니다.

설날에 틀어두기 좋은 이유와 아쉬운 이유

설날 아육대의 가장 큰 매력은 부담이 낮다는 겁니다. 드라마처럼 앞 회차를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서바이벌처럼 감정선이 무겁게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중간부터 봐도 됩니다. 밥 먹다가 봐도 되고, 친척들과 이야기하다가 화면에 시선이 꽂히면 그때부터 따라가도 됩니다. 명절 TV가 가져야 할 접근성은 확실히 갖춘 셈이죠.

다만 매년 비슷한 그림이 반복되면 피로감이 생깁니다. 달리기, 양궁, 댄스 스포츠, 풋살처럼 인기 종목의 힘은 분명하지만, 종목만 바꾼다고 신선해지는 건 아니거든요. 결국 중요한 건 편집의 리듬과 출연진의 케미입니다. 라이벌 구도를 억지로 만들기보다, 실제 현장에서 나온 리액션과 관계성을 잘 살릴 때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저는 설날 아육대를 볼 때 완벽한 스포츠 예능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명절에만 가능한 느슨한 재미, 아이돌이 무대 밖에서 보여주는 의외의 얼굴, 그리고 가족들이 같이 웃을 수 있는 장면을 기대합니다. 그런 순간이 몇 번만 제대로 터져도 충분히 볼 만합니다. 올해 설 연휴에도 편성표에서 아육대 이름을 발견하면 아마 또 리모컨을 멈추게 될 것 같습니다. 괜히 익숙한 명절 간식처럼, 안 보면 조금 허전한 프로그램이니까요.

설날 아육대 기다리며 역대 무대 다시 봤더니 명절 예능의 맛이 보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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