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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누나에 꽂혀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다시 들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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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누나에 꽂혀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다시 들은 후기

처음엔 이름이 너무 귀에 남았다

얼마 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를 하다가 오드리 누나라는 이름을 다시 듣게 됐는데, 솔직히 처음엔 캐릭터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찾아 들을수록 이 이름 자체가 꽤 똑똑하게 설계된 활동명처럼 느껴졌다. 오드리 누나는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AUDREY NUNA의 활동명이고, 본명은 오드리 추로 알려져 있다. 1999년생, 뉴저지 출신, 뉴욕대 티시 예술대학에서 뮤지컬을 공부한 이력까지 보면 그냥 ‘요즘 뜬 아티스트’라고만 넘기기엔 기반이 꽤 탄탄하다.

재밌는 건 ‘누나’라는 단어가 붙으면서 생기는 묘한 친근감이다. 영어 이름 오드리만 있으면 세련된 팝 아티스트 느낌이 강한데, 뒤에 누나가 붙는 순간 한국어의 관계성이 들어온다. 이게 촌스럽거나 과한 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 정체성을 장난기 있게 드러내는 장치처럼 보인다. K팝 팬덤 문화와도 어울리고, 미국 힙합 신에서 튀는 이름으로도 기능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왜 눈에 띄었나

오드리 누나가 대중적으로 확 눈에 들어온 계기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쪽이다. 작품 안에서 헌트릭스 멤버 미라의 랩과 보컬 파트를 맡았는데, 이 지점이 꽤 중요하다. 캐릭터의 얼굴은 애니메이션이 만들지만, 캐릭터가 진짜 살아 움직이는 느낌은 결국 목소리에서 오기 때문이다. 미라는 팀 안에서 에너지를 밀어 올리는 쪽에 가까운데, 오드리 누나의 톤은 그 역할에 잘 맞는다.

특히 랩을 할 때는 발음이 또렷한데 너무 교과서적이진 않고, 보컬로 넘어갈 때는 살짝 힘을 빼면서 분위기를 바꾼다. 예능으로 치면 고정 멤버 중 말수는 아주 많지 않은데 한 번 치고 들어올 때 판을 바꾸는 타입이다. 드라마로 비유하면 주인공 옆에서 장면의 온도를 확 바꾸는 캐릭터랄까. 그래서 미라 파트가 길지 않아도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다.

노래를 따로 들으면 더 선명해지는 매력

사실 오드리 누나는 애니메이션 참여 전부터 자기 색이 꽤 분명한 아티스트였다. ‘Long Night’, ‘Comic Sans’, ‘Time’ 같은 초기 곡들을 들어보면 알앤비와 힙합 사이를 꽤 자연스럽게 오간다. 보컬은 매끈하게만 흐르지 않고, 랩은 세게만 밀어붙이지 않는다. 중간중간 박자를 비틀거나 말하듯 던지는 구간이 있는데, 이게 듣다 보면 은근히 중독된다.

호불호가 갈릴 만한 지점도 있다. 멜로디가 바로 귀에 붙는 전형적인 팝을 기대하면 살짝 낯설 수 있다. 곡 구조가 깔끔한 후렴 반복보다 무드와 리듬을 따라가는 편이라, 첫 청취에서 ‘이게 어디로 가는 거지?’ 싶은 순간도 있다. 그런데 그 낯섦이 오드리 누나의 장점이기도 하다. 익숙한 K팝 보컬 문법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고, 미국 얼터너티브 알앤비의 느슨함만으로도 다 설명되지 않는다.

내가 좋았던 관전 포인트

  • 한국계 정체성을 전면에 세우되 설명처럼 들리지 않는 점
  • 랩과 보컬을 오갈 때 캐릭터가 바뀌는 듯한 재미
  • 과하게 힘주지 않아도 존재감이 남는 목소리
  • 애니메이션 OST와 개인 작업을 이어 들었을 때 보이는 연결감

요즘 콘텐츠 팬들이 좋아할 만한 이유

요즘 드라마나 예능을 보다 보면 ‘설명 잘하는 사람’보다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에게 더 끌릴 때가 많다. 오드리 누나도 딱 그런 쪽이다.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 문화가 섞인 상태가 자신에게 편안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감각이 음악에서도 느껴진다. 김밥 도시락, K팝, 힙합, 알앤비, 뮤지컬적 감각이 한 줄로 정돈되기보다 여러 겹으로 겹쳐져 있다.

그래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고 미라 목소리가 마음에 남았다면, 오드리 누나의 개인 곡까지 이어 듣는 흐름이 꽤 괜찮다. 작품 속에서는 캐릭터의 일부로 들리던 목소리가, 솔로 곡에서는 훨씬 더 자유롭게 움직인다. 반대로 개인 음악을 먼저 들은 사람이라면 미라 파트에서 ‘아, 이래서 캐스팅됐구나’ 하는 납득이 온다.

솔직히 대중적인 친절함만 놓고 보면 모두에게 즉시 꽂히는 타입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콘텐츠를 오래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아티스트가 더 재밌다. 첫인상보다 두 번째, 세 번째 들을 때 더 많은 결이 보이기 때문이다. ‘오드리 누나’라는 이름도 처음엔 특이해서 기억에 남지만, 결국 오래 남는 건 목소리의 질감과 리듬을 다루는 태도다.

추천한다면 이런 사람에게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미라의 존재감이 마음에 걸렸던 사람, K팝과 해외 알앤비 사이의 중간 지대를 좋아하는 사람, 너무 반듯한 보컬보다 약간 삐딱하고 감각적인 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맞을 것 같다. 반대로 선명한 고음 폭발이나 드라마틱한 발라드 서사를 기대한다면 초반엔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나는 오드리 누나를 들으면서 ‘캐릭터가 있는 목소리’라는 말을 자주 떠올렸다. 잘 부르는 사람은 많지만, 듣는 순간 누구인지 감이 오는 목소리는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앞으로 드라마 OST든, 애니메이션 음악이든, 예능 무대형 프로젝트든 한 번 더 만나면 꽤 반가울 이름이다. 이상하게 친근한데, 또 쉽게 예측되진 않는 사람이라서.

오드리 누나에 꽂혀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다시 들은 후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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