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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 생참치 편을 보고 섬까지 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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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 생참치 편을 보고 섬까지 가고 싶어졌다

얼마 전 EBS <한국기행> 방송 목록에서 ‘욕지도 생참치’라는 제목을 봤는데, 처음엔 맛있는 참치회가 주인공인 편이겠거니 했어요. 그런데 방송 소개를 읽을수록 눈길이 간 건 접시보다 사람이었습니다. 경남 통영 욕지도 앞바다에서 참다랑어를 키워 온 시간,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생참치를 손질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함께 있더라고요. 음식 다큐를 좋아한다면 이 조합은 꽤 끌립니다.

2026년 3월 24일 방송된 <한국기행> ‘배달 왔습니다, 한정판 맛’ 2부는 욕지도 생참치가 식탁에 오르기까지를 따라갑니다. 아래에는 방송의 기본 설정과 관전 포인트만 적었어요. 포획 장면의 결과나 식탁의 마지막 모습은 직접 볼 때의 재미로 남겨두겠습니다.

참치회 한 접시가 나오기 전의 시간

참치라고 하면 저는 먼저 차가운 회 접시를 떠올립니다. 먹을 때는 어느 부위가 더 기름지고 부드러운지에 관심이 가죠. 그런데 이 편은 시선을 욕지도 앞바다로 돌려놓습니다. EBS 방송 소개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18년 동안 참다랑어 양식에 도전해 왔다고 해요. 흔히 먹는 음식도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풀어야 했던 과제였다는 사실이, 제목 속 ‘생참치’를 조금 다르게 보이게 합니다.

욕지도 참다랑어 양식은 방송만을 위한 낯선 설정도 아닙니다. 2018년에는 이 해역에서 키운 참다랑어가 국내 첫 양식 출하 사례로 소개됐어요. 그래서 이 편의 재미는 ‘국내에서도 참치를 키운대’라는 놀라움에서 한 걸음 더 갑니다. 긴 시행착오 끝에 그 참치가 어떻게 잡히고 손질되는지, 음식이 접시에 놓이기 전의 과정을 따라보는 맛이 있죠.

바다 장면은 생각보다 긴장감이 있다

이 편을 고를 때 기대할 만한 장면은 포획 작업입니다. EBS가 소개한 내용을 보면 주문이 들어온 뒤 바다로 나가 참다랑어를 잡는 과정이 만만치 않아요. 큰 몸집에 힘까지 좋은 물고기를 여러 사람이 함께 다뤄야 하니까요. 평소 횟집에서는 이미 손질된 참치만 봤다면, 바다에서의 작업은 꽤 낯설게 느껴질 겁니다.

이런 장면은 맛집 소개 특유의 빠른 전개를 기대한 사람에게는 조금 길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저는 오히려 그 시간이 이 편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접시 위에 놓인 결과만 보여주면 ‘먹고 싶다’에서 끝나기 쉬운데, 작업하는 사람들의 손과 호흡을 따라가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라는 궁금증이 생기거든요. 참치가 힘을 쓰는 순간에는 구경하는 쪽도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화가가 참치 칼을 잡았다는 이야기

또 한 사람, 화가였던 김흥국 씨의 이야기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EBS 소개에 따르면 그는 고향 욕지도로 돌아와 생참치 해체를 독학으로 익혔어요. 붓을 들던 사람이 커다란 참치를 손질하게 됐다는 이력만으로도 인물 다큐 한 편의 출발점 같죠. 왜 그 일을 계속했는지에 관심을 두고 보면 음식 장면도 달리 보일 듯합니다.

다만 ‘화가 출신이라 손질도 예술적’이라는 식으로 쉽게 연결하고 싶지는 않아요. 참치 해체는 멋진 장면 이전에 반복해서 익혀야 하는 기술일 테니까요. 방송 소개에는 연간 1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이고도 손해를 감수했던 시간이 언급됩니다. 그 수치가 남는 이유는 성공담을 크게 꾸며서가 아니라, 지금의 한 접시 뒤에 얼마나 오래 버틴 시간이 있는지 짐작하게 해서예요.

생참치라는 말에 기대할 것과 기대하지 않을 것

욕지도 생참치의 특징으로 방송이 강조하는 건 냉동하지 않고 식탁까지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먼바다에서 잡아 급속 냉동해 유통하는 참치와 비교하면, 이동 경로부터 다르죠. 그렇다고 ‘생’이라는 글자 하나로 모든 맛의 우열을 단정할 수는 없어요. 참치의 부위, 손질 상태, 먹는 사람의 취향도 크게 작용하니까요. 냉동 참치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한다면 생참치가 무조건 더 좋다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방송을 보고 욕지도 여행까지 생각한다면 기대치를 조금 현실적으로 잡는 편이 좋겠습니다. 화면에 나온 한 접시는 특정한 날의 작업과 손질을 거쳐 나온 음식이에요. 방문할 때마다 같은 부위나 구성을 만날 거라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생참치를 맛볼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쪽이 낫겠죠. 배를 타고 가는 섬 여행이라 식사 계획과 이동 시간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제 취향으로는 이 편을 화려한 먹방보다 ‘한 접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어요. 바다 장면의 노동감도 좋고, 김흥국 씨가 욕지도에서 이어 온 시간에도 마음이 갑니다. 참치회 사진 한 장을 보고 넘길 때와 달리, 그 접시 앞에서 잠깐이라도 사람과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니까요.

욕지도 생참치 편을 보고 섬까지 가고 싶어졌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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