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회전 3기 12화에서 옷코츠가 남긴 인상

3기에서 이타도리와 후시구로의 싸움을 따라가다 보면, 옷코츠 유타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나 싶어질 때가 있다. 주술회전 3기 12화는 그 궁금증에 답하듯 무대를 센다이 결계로 옮긴다. 사멸회유 전편의 마지막 회답게 전투가 빽빽하지만, 보고 나서 오래 남는 건 옷코츠가 힘을 쓰는 방식이다. 아래에는 공식 회차 소개에 나온 대결 구도까지만 적었다. 승패와 전투 후반의 장면은 아껴두겠다.
센다이 결계에서는 싸움의 규칙부터 다르다
앞선 도쿄 제1결계 이야기는 이타도리와 후시구로가 각자 상대를 만나고, 싸움 속에서 사멸회유의 규칙을 조금씩 풀어가는 흐름이었다. 센다이는 시작부터 팽팽하다. 강자들이 서로를 견제하며 버티고 있어서 한쪽이 움직이면 다른 쪽도 반응할 수밖에 없는 판이다. 옷코츠가 그 균형의 한 축이던 드루브 라크다왈라를 쓰러뜨리자, 잠잠하던 쿠로우루시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설정이 좋은 이유는 새 상대를 차례로 소개하는 데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먼저 공격하는지, 누가 지켜보는지에 따라 위험의 방향이 계속 바뀐다. 공식 회차 소개에 등장하는 이시고리 류와 우로 타카코도 옷코츠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이름이 한꺼번에 쏟아져 조금 헷갈릴 수 있지만, 처음에는 ‘서로 견제하던 판에 옷코츠가 들어왔다’ 정도만 잡아도 충분하다.
옷코츠는 강해서보다 망설이는 순간에 눈이 간다
옷코츠를 두고 고죠 사토루 다음가는 현대의 이능이라고 소개하면, 당연히 얼마나 강한지부터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센다이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일반인이 공격받는 상황에 반응하는 모습이다. 상대의 실력을 재거나 점수만 계산하며 지나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점이 짧은 도입에서 드러난다.
그래서 이 싸움은 단순한 실력 과시보다 재미있다. 사멸회유에서는 살아남는 일과 필요한 점수를 얻는 일이 절박하다. 그 와중에 누군가를 보호하려는 선택은 움직임을 제한하고, 상대에게 빈틈을 줄 수도 있다. 옷코츠가 어떤 공격을 버티는지만 보지 말고, 무엇을 보고 몸을 움직이는지도 따라가면 좋다. 극장판에서 그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면을 알아볼 수 있고, 3기에서 처음 관심이 생겼다면 왜 이 인물이 든든하게 느껴지는지 감이 올 것이다.
전투가 빠른 만큼 아쉬움도 분명하다
이번 회는 본편을 27분으로 늘려 방송했다. 그래도 센다이 결계의 인물과 능력, 서로의 견제 관계를 한 회에 담으니 숨 돌릴 틈이 많지는 않다. 저는 이런 속도감이 전편의 마지막 회에는 잘 맞는다고 본다. 도쿄에서 길게 쌓아온 긴장감을 다른 장소의 전투로 확 터뜨리는 맛이 있다.
반대로 술식의 원리나 새 인물의 사연을 대사와 장면만으로 찬찬히 이해하고 싶은 쪽이라면 조금 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우로와 이시고리를 처음 만나는 시청자에게는 이름을 외우기도 전에 전투의 거리가 바뀌는 듯한 순간이 있다. 이럴 때는 기술 이름을 모두 붙잡으려 애쓰기보다 각자가 옷코츠를 어떻게 압박하는지 보는 편이 흐름을 놓치지 않기 쉽다. 화려한 장면은 충분히 즐기되, 이해가 안 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앞선 회차를 전부 다시 볼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12화를 보기 전에 기억하면 좋은 두 가지
첫째, 옷코츠의 싸움도 사멸회유라는 큰 목적 안에 있다. 결계마다 다른 인물이 뛰고 있지만 따로 노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타도리와 후시구로 쪽에서 규칙과 점수를 두고 애쓴 이유를 떠올리면 센다이 전투가 시즌의 끝에 놓인 까닭이 더 선명해진다.
둘째, 이번 회는 옷코츠 한 사람만 바라보는 것보다 네 세력의 균형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볼 때 더 재밌다. 드루브의 퇴장 뒤 쿠로우루시가 움직이고, 이시고리와 우로가 상황을 지켜본다. 누군가의 승리보다 ‘지금 끼어들면 누가 유리해질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구도다. 사멸회유의 복잡함이 부담스러웠던 사람도 이 관계만 잡으면 전투를 따라갈 만하다.
개인적으로 12화에 기대하는 재미는 옷코츠가 얼마나 압도적인가를 확인하는 데만 있지 않다. 강한 사람이 지키고 싶은 것을 품은 채 불리한 판에 들어갔을 때 어떤 표정을 보여주는가. 센다이 결계는 그 점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무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