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딸기축제 찾아봤더니 두 주말이 다 달랐다

봄 축제 일정을 훑다가 청주 딸기축제 날짜가 두 개 보여서 잠깐 멈췄다. 같은 행사를 잘못 적은 건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2026년에는 성격이 다른 딸기 행사가 두 주 연속 열렸다. 3월 28~29일에는 문화제조창 광장의 ‘달콤상생 딸기 페스티벌’, 4월 4~5일에는 청주시 농업기술센터의 ‘청주 딸기 팝업 페스타’였다. 장소부터 즐기는 방식까지 꽤 달랐다.
첫 주말은 딸기 장터에 공연을 얹은 느낌
청주시 안내를 보면 달콤상생 딸기 페스티벌은 3월 28일과 2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화제조창 광장에서 열렸다. 청주 딸기 농가와 시민이 도심에서 만나는 행사라는 설명이 딱 맞는다. 딸기를 사는 부스 옆에 디저트와 체험 부스가 있고, 광장에서는 공연도 이어지는 구성이다.
행사 전 공개된 내용에는 딸기 판매 농가 24곳과 다른 농특산물 판매 농가 24곳, 디저트 업체와 푸드트럭 14곳이 참여한다고 나왔다. 숫자만 보면 단순한 시식 행사보다는 주말 장터에 가까운 규모다. 청원생명 딸기를 직접 고르고, 다른 농산물까지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내 취향에는 가장 끌린다. 딸기 디저트만 먹고 돌아오기엔 조금 아까운 구성이다.
체험 쪽은 딸기 시루 케이크 만들기, 딸기 퐁듀, 딸기청과 키링 만들기 등이 안내됐다. 청주시 안내에 따르면 체험비는 별도였고, 케이크 만들기는 이틀 모두 선착순 200명으로 운영될 예정이었다. 현장 보도에서는 케이크 체험 부스에 긴 줄이 생겨 참여 인원을 제한할 만큼 반응이 컸다고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목표로 갔다면 도착하자마자 접수 상황부터 확인했어야 했겠다.
둘째 주말은 농업기술센터에서 더 느긋하게
다음 주인 4월 4일과 5일에는 청주시 농업기술센터 본관 앞 주차장에서 딸기 팝업 페스타가 열렸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앞선 행사가 도심 광장의 북적이는 축제라면, 이쪽은 딸기를 중심으로 농업기술센터를 함께 둘러보는 나들이에 가깝다.
청주시가 소개한 프로그램에는 농가와 연계한 딸기 수확 체험, 어린이 키링 만들기, 지역 카페의 딸기 디저트, 직판장과 프리마켓이 있었다. 농업기술센터 안의 파브르관과 아열대 전시관, 로컬푸드 직매장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가족 나들이에는 꽤 큰 차이다. 아이가 체험 하나를 마치고도 더 볼 것이 남아 있으니까.
다만 여기서 기대치를 맞출 필요는 있다. ‘딸기축제’라고 해서 행사장 전체가 딸기밭인 건 아니다. 수확 체험은 농가 연계 프로그램으로 안내됐고, 실제 참여 방식과 인원은 프로그램별로 확인해야 한다. 딸기를 직접 따는 일이 방문의 유일한 목적이라면 축제 분위기만 보고 움직이기보다 해당 체험의 운영 여부를 먼저 살피는 편이 좋다.
어느 쪽이 더 재미있었을까
취향에 따라 답이 갈릴 것 같다. 공연 소리와 사람 구경, 먹거리 부스를 좋아하면 문화제조창 쪽이다. 버스킹과 마술공연에 딸기 보물찾기, 종이비행기 날리기 같은 이벤트까지 준비됐다. 반대로 아이와 천천히 시설을 둘러보고 농산물 직판장에도 들르고 싶다면 농업기술센터 쪽이 더 잘 맞는다.
나는 딸기 자체를 고르는 재미 때문에 첫 주말 쪽에 조금 더 마음이 간다. 농가별 상자를 비교하고 마음에 드는 딸기를 집으로 가져오는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대신 인기 체험에 꼭 참여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대기 줄이 아쉬울 수 있다. 현장 보도에서도 케이크 부스가 붐볐다고 했으니, 주말 오후에 느긋하게 도착해 모든 체험을 즐기겠다는 계획은 빡빡했을 듯하다.
다음 봄을 기다린다면 기억할 것
2026년 두 행사는 이미 끝났다. 다음 개최 일정이나 프로그램이 같은 방식으로 이어진다는 발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니, 올해 날짜를 내년 일정처럼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특히 두 행사는 장소와 시작 시간이 달랐기 때문에 ‘청주 딸기축제’라는 이름만 보고 이동하면 엉뚱한 곳에 도착할 수도 있다. 새 일정이 나오면 행사 이름과 장소부터 짝지어 확인하는 게 편하겠다.
드라마를 정주행할 때도 예고편보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의 결을 먼저 보는 편인데, 축제도 비슷한 것 같다. 딸기를 사고 먹으며 북적이는 광장을 걷고 싶은지, 체험과 시설 구경을 엮어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청주의 두 딸기 행사는 그 취향 차이를 꽤 또렷하게 보여줬다. 다음 봄에도 열린다면 나는 먼저 직판장 쪽으로 걸어갈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