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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원조가수, 최저득표 탈락을 보고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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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원조가수, 최저득표 탈락을 보고 놀랐다

히든싱어를 볼 때마다 혼자 원조 가수를 찍어두는데, JTBC ‘히든싱어8’ 이승기 편은 첫 곡부터 자신감이 흔들렸다. 익숙한 노래인데도 목소리가 겹쳐 들렸다. 이승기를 오래 봐온 사람들까지 헷갈리는 모습을 보니, 화면 밖에서 듣는 나도 괜히 귀를 더 기울이게 됐다.

뒤로 갈수록 투표 결과가 중요해지는 회차다. 누가 우승했는지 모르고 보고 싶다면 여기서 잠깐 멈추는 편이 좋다. 아래에는 마지막 라운드의 득표와 우승자까지 적었다.

‘삭제’부터 흔들린 익숙한 목소리

이승기 편의 첫 미션곡은 ‘삭제’였다. 만 17세에 발표한 노래라, 당시 목소리를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꽤 선명한 기준점이 있을 법하다. 그런데 막상 여러 사람이 번갈아 부르니 그 기준이 쉽게 통하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건 오래전 음원의 목소리이고, 지금 무대에 선 이승기의 목소리는 그동안의 시간을 지나왔으니까.

이 차이가 첫 라운드의 재미였다. 어떤 소절은 너무 익숙해서 바로 이승기라고 생각했는데, 이어지는 발음이나 힘을 주는 방식에서는 확신이 흐려졌다. 판정단도 비슷하게 흔들렸다. 모창 능력자들이 한 시기의 창법을 세밀하게 붙잡고 나오면, 오래 노래해 온 원조 가수가 오히려 예상 밖으로 들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여자라니까’에서 더 어려워진 선택

두 번째 곡 ‘내 여자라니까’는 이승기를 떠올릴 때 빼놓기 어려운 노래다. 그래서 오히려 쉬울 줄 알았다. 그런데 참가자들이 노래의 느낌만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서, 소절마다 익숙한 호흡과 어투를 살리니 구별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승기 본인도 높은 싱크로율에 놀라는 장면이 나왔다.

여기서 이 회차의 매력이 또렷해진다. 누가 음을 잘 맞추느냐만 보는 무대가 아니다. 같은 노래에 남아 있는 여러 시기의 이승기 목소리를 듣고, 내가 어느 쪽을 ‘진짜’라고 기억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오래 들은 곡일수록 쉽겠지 싶다가도 예상이 빗나가니, 답을 맞히는 재미와 틀리는 재미가 같이 있었다.

물론 이런 구성이 답답할 수도 있다. 목소리만으로 고르고 싶은데 판정단의 반응과 공개 순간이 길게 이어지면 흐름이 끊긴다고 느낄 만하다. 나는 그 소란까지 포함해 예능으로 즐기는 쪽이지만, 노래를 끊김 없이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무대 장면을 다시 보는 편이 더 잘 맞겠다.

‘결혼해줄래’ 다음, 마지막 곡에서 벌어진 일

세 번째 라운드 ‘결혼해줄래’에서도 혼란은 이어졌다. 이승기가 모습을 드러낸 위치부터 예상과 달라 판정단이 술렁였다. 여기까지 보고 나니 마지막에는 목소리의 특징 하나만 붙잡아서는 맞히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선 곡에서 맞았던 기준이 다음 곡에서도 통한다는 보장이 없었다.

마지막 미션곡은 ‘되돌리다’였다. 앞의 세 라운드와 달리 이때는 원조 가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표를 준다. 그래서 이승기가 받은 7표는 ‘이승기답지 않다’고 고른 표가 아니라, ‘진짜 이승기다’라고 고른 표다. 이 차이를 알고 결과를 보면 충격이 더 크다. JTBC가 전한 대로 7표는 히든싱어의 마지막 라운드에서 원조 가수가 받은 역대 최저 득표였다.

우승은 ‘사술가 이승기’라는 별명으로 출연한 최준서가 차지했다. 최준서의 ‘되돌리다’가 워낙 설득력 있게 들린 데다, 앞선 라운드에서 쌓인 혼란도 마지막 선택에 영향을 줬을 듯하다. 다만 투표한 사람마다 어떤 소절에 마음이 기울었는지는 알 수 없다. 결과만 보고 판정단이 이승기의 노래를 몰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7표보다 오래 남은 장면

숫자만 보면 이승기의 탈락이 가장 큰 사건이다. 그런데 다시 떠올리게 되는 건 참가자들이 노래 한 곡에 쏟은 시간이다. 누군가는 학창 시절 이승기의 음악에서 힘을 얻었고, 누군가는 출연을 위해 중요한 개인 일정까지 조정했다. 닮은 목소리를 만드는 일이 단순한 흉내로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무대 사이사이에 묻어났다.

그렇다고 이승기의 7표가 가볍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원조 가수라면 당연히 알아볼 거라는 기대가 있었으니, 공개 순간의 당황스러움도 이해됐다. 이 회차는 그 당황스러움을 웃음으로 넘기는 장면과 참가자들의 진심을 보여주는 장면이 함께 있어서 좋았다. 호불호가 갈릴 만큼 결과는 파격적이지만, 나는 그래서 더 오래 기억할 것 같다. ‘진짜 목소리’를 찾겠다고 귀를 세우다가, 내가 익숙하게 기억하던 목소리부터 다시 듣게 된 밤이었다.

이승기 원조가수, 최저득표 탈락을 보고 놀랐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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