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원 드라마를 다시 몰아봤더니, 생각보다 취향이 또렷했다

오랜만에 이름을 검색했다가 다시 보게 된 배우
얼마 전 예전 드라마 클립을 보다가 최정원이라는 이름을 다시 눌러보게 됐는데, 신기하게도 기억 속 이미지는 꽤 선명하더라고요. 밝고 단단한 인상, 생활감 있는 연기, 그리고 작품마다 묘하게 응원하게 만드는 분위기. 요즘처럼 캐릭터가 강한 드라마가 많은 시대에 다시 보면 조금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최정원이라는 이름은 동명이인도 있어서 처음 찾아볼 때 살짝 헷갈릴 수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쪽은 드라마에서 오래 얼굴을 보여준 배우 최정원입니다. 특히 가족극, 로맨스, 전문직 드라마 안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자주 맡았고, 그 덕분에 작품을 몰아보면 배우의 장점과 한계가 꽤 또렷하게 보입니다.
소문난 칠공주로 보는 대중적인 매력
많은 시청자에게 최정원을 각인시킨 작품을 꼽으라면 역시 <소문난 칠공주>를 빼기 어렵습니다. 2006년에 방송된 KBS 주말드라마였고, 당시 주말극 특유의 가족 갈등, 자매 서사, 연애 라인이 꽤 강하게 섞여 있었죠. 지금 다시 보면 대사나 상황이 다소 세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캐릭터들이 감정을 크게 밀고 나가는 맛은 확실합니다.
최정원은 이 작품에서 튀려고 애쓰기보다 인물의 감정선을 꾸준히 쌓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아주 강한 인상으로 치고 나오는 타입은 아닌데, 회차가 쌓일수록 이상하게 눈이 갑니다. 가족극에서 이건 꽤 큰 장점입니다. 매회 사건이 많아도 시청자가 감정적으로 따라갈 수 있는 얼굴이 필요하거든요.
- 가족극 특유의 과한 갈등을 버티는 안정감
- 로맨스보다 인물의 생활감이 먼저 보이는 연기
- 상대 배우와 부딪힐 때 감정이 자연스럽게 커지는 흐름
별을 따다줘와 브레인, 이미지가 갈라지는 지점
<별을 따다줘>는 최정원의 밝은 에너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편하게 볼 수 있는 쪽입니다. 2010년 SBS 드라마였고, 갑작스럽게 삶이 흔들린 인물이 아이들과 함께 버티는 이야기가 중심에 있습니다. 설정만 보면 무겁게 갈 수도 있는데,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와 가족극 사이를 오가며 비교적 대중적인 톤을 유지합니다.
여기서 좋았던 건 최정원이 너무 예쁘게만 보이려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생활이 무너지고, 감정이 엉키고, 눈앞의 문제를 처리하느라 허둥대는 장면들이 꽤 많습니다. 솔직히 이런 캐릭터는 조금만 삐끗하면 답답하게 보이는데, 최정원은 인물의 미숙함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기본적인 호감을 잃지 않게 잡아갑니다.
반대로 <브레인>에서는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2011년 KBS 의학드라마였고, 병원이라는 조직 안에서 욕망과 실력, 자존심이 계속 충돌합니다. 이 작품은 신하균의 에너지가 워낙 강해서 주변 인물이 묻히기 쉬운데, 최정원은 과하게 맞불을 놓기보다 상대의 강한 리듬을 받아주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춥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도 분명하다
다만 최정원표 연기가 모두에게 강렬하게 박히는 타입은 아닐 수 있습니다. 요즘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날카로운 대사 처리, 압도적인 카리스마, 밈이 될 만한 한 장면을 기대하면 조금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대신 장기전으로 보면 장점이 드러납니다. 작품 안에서 인물이 갑자기 튀지 않고, 관계 안에서 천천히 설득되는 쪽입니다.
그래서 정주행할 때는 첫 2~3회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중반까지 흐름을 보는 편이 맞습니다. 특히 가족극이나 성장형 로맨스에서는 캐릭터가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지 않고, 실수하고 흔들리면서 조금씩 바뀌기 때문입니다.
예능에서 기대하게 되는 얼굴은 따로 있다
드라마를 몰아보다 보면 가끔 예능에서의 모습도 궁금해집니다. 최정원은 예능형 캐릭터로 강하게 소비된 배우라기보다는, 작품 안 이미지가 더 익숙한 편입니다. 그래서 토크쇼나 관찰 예능에 나온다면 과하게 웃기는 쪽보다 작품 이야기, 촬영장 분위기, 오래 활동한 배우로서의 감각을 듣는 재미가 클 것 같습니다.
사실 배우 예능은 웃기려고 힘을 주면 오히려 어색해질 때가 많습니다. 최정원처럼 드라마 속 생활감이 강한 배우는 차분하게 말할 때 더 매력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전 작품을 다시 보며 그 시절 드라마 제작 환경이나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듣는 구성이라면, 팬이 아니어도 꽤 흥미롭게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지금 다시 보면 더 잘 보이는 장점
최정원 작품을 이어서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물이 아주 특별해서 빛난다기보다, 평범한 감정이 쌓이다가 어느 순간 시청자를 붙잡습니다. 울컥하는 장면에서도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고, 사랑을 말할 때도 지나치게 꾸미지 않습니다. 이 담백함이 누군가에게는 밋밋함이고, 누군가에게는 오래 가는 매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문난 칠공주>처럼 시대의 공기가 강한 작품보다 <별을 따다줘>나 <브레인> 쪽이 다시 보기에는 더 편했습니다. 물론 취향 차이는 있습니다. 빠른 전개와 강한 캐릭터 싸움을 좋아하면 <브레인>이 낫고, 가족과 로맨스가 섞인 따뜻한 흐름을 원하면 <별을 따다줘>가 더 잘 맞습니다.
최정원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는 재미는 화려한 대표 장면 하나를 찾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러 회차를 지나며 인물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어느새 그 선택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예전 드라마가 가진 촌스러움까지 감안하고 봐도, 그런 얼굴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낡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