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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wall을 예능 보듯 정주행해봤더니, 아티스트의 말맛이 꽤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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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wall을 예능 보듯 정주행해봤더니, 아티스트의 말맛이 꽤 오래 남았다

얼마 전부터 짧은 클립보다 긴 인터뷰가 더 잘 맞는 시기가 왔는데, 그때 자연스럽게 손이 간 콘텐츠가 wonderwall이었다. 이름만 보면 음악 이야기, 특히 Oasis의 노래를 먼저 떠올리는 분도 많겠지만, 내가 본 wonderwall은 아티스트의 작업 방식과 생각을 따라가는 쪽에 더 가까웠다. 드라마처럼 큰 사건이 터지는 맛은 아니어도, 예능처럼 사람 자체가 궁금해지는 순간들이 꽤 있다.

솔직히 처음엔 ‘이걸 정주행할 수 있을까?’ 싶었다. 강의형 콘텐츠나 인터뷰형 콘텐츠는 10분만 지나도 집중력이 흔들릴 때가 많으니까. 그런데 wonderwall은 회차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서 의외로 계속 보게 된다. 어떤 회차는 작업실 브이로그처럼 편하고, 어떤 회차는 다큐멘터리처럼 묵직하다. 그래서 드라마·예능 리뷰어 입장에서 보자면, 이 콘텐츠의 재미는 줄거리보다 사람의 결이 쌓이는 방식에 있다.

wonderwall을 드라마처럼 보면 보이는 흐름

wonderwall의 가장 큰 장점은 아티스트를 완성된 결과물로만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방송 예능에서는 무대 위 모습, 웃긴 리액션, 짧은 에피소드가 빠르게 소비된다. 반면 여기서는 한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고, 어떤 방식으로 막혔고, 다시 어떻게 풀어냈는지가 차분하게 나온다.

이 흐름이 은근히 드라마적이다. 주인공이 있고, 목표가 있고, 중간에 벽이 생긴다. 다만 악역이나 큰 반전이 있는 건 아니다. 대신 ‘나는 왜 이 일을 계속하고 있지?’ 같은 질문이 중심에 놓인다. 이 지점이 좋았다. 자극적인 갈등 없이도 사람의 서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니까.

특히 직업 예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잘 맞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tvN식 휴먼 예능이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볼 때, 출연자의 말투와 작업 루틴을 오래 들여다보는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 말이다. wonderwall도 비슷하게, 누가 무엇을 했는지보다 어떻게 버텼는지에 시선이 간다.

관전 포인트는 ‘말’보다 ‘태도’에 있다

이런 콘텐츠를 볼 때 나는 늘 말의 화려함보다 태도를 먼저 보게 된다. 인터뷰에서 멋진 문장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쉽다. 그런데 오래 들으면 그 사람이 정말로 중요하게 여기는 게 드러난다. wonderwall은 바로 그 시간이 있는 편이다.

예능으로 치면 웃음 포인트가 터지는 구간보다, 출연자가 무심코 자기 기준을 드러내는 장면이 더 오래 남는다. 예를 들어 어떤 아티스트가 실패를 이야기할 때 과장해서 포장하지 않거나, 반대로 너무 담담해서 더 짠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런 장면은 대본으로 만든 명대사보다 묘하게 현실적이다.

  • 작업 과정이 궁금한 사람에게는 디테일을 보는 재미가 있다.
  • 아티스트의 인간적인 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인터뷰가 잘 맞는다.
  • 빠른 전개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초반 호흡이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 배경지식이 있으면 더 재밌지만, 없어도 분위기만으로 따라갈 수 있다.

근데 여기서 호불호도 분명하다. 누군가에게는 깊이 있는 대화로 느껴질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계속 좋은 말만 하는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나도 몇몇 구간에서는 조금 더 날것의 질문이 들어갔으면 했다. 예능에서 MC가 한 번쯤 찔러주는 그 순간, 그게 살짝 아쉬웠다.

스포 없이 말하는 추천 회차 감상법

wonderwall은 꼭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봐야 하는 콘텐츠는 아니다. 드라마처럼 1화부터 봐야 감정선이 이어지는 구조라기보다는, 관심 있는 아티스트나 분야부터 골라 들어가도 무리가 없다. 그래서 입문 난이도는 낮은 편이다.

다만 한 사람의 회차를 보기 시작했다면 중간에 끊기보다 한 덩어리로 보는 게 낫다. 짧게 끊어 보면 강의 조각처럼 느껴지고, 이어서 보면 인물 다큐처럼 보인다. 이 차이가 꽤 크다. 나도 처음에는 15분씩 나눠 보다가 집중이 잘 안 됐는데, 나중에는 한 회차 단위로 몰아보니 훨씬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이런 사람에게 잘 맞는다

음악, 연기, 춤, 영상, 디자인처럼 창작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꽤 재밌게 볼 수 있다. 꼭 업계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다. 오히려 ‘저 사람은 저런 방식으로 생각하는구나’ 하고 보는 맛이 있다. 드라마 속 캐릭터 분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실제 인물을 분석하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 있다

반대로 빠른 편집, 큰 웃음, 즉각적인 사건을 기대하면 심심할 수 있다. wonderwall은 기본적으로 텐션을 막 끌어올리는 콘텐츠가 아니다. 분위기는 차분하고, 대화는 길고, 감정선은 서서히 쌓인다. 예능으로 치면 게임 코너보다 심야 토크에 가깝다.

다른 예능·다큐와 비교하면 어떤 맛일까

비교하자면 wonderwall은 관찰 예능과 마스터클래스형 다큐의 중간쯤에 있다. 관찰 예능처럼 사생활을 많이 파고드는 건 아니고, 강의처럼 정보만 전달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묘하게 애매해 보일 수 있는데, 나는 그 애매함이 장점으로 느껴졌다.

예를 들어 일반 예능은 인물의 매력을 빠르게 보여주기 위해 캐릭터를 만든다. ‘허당’, ‘천재’, ‘노력파’처럼 금방 이해되는 별명이 붙는다. 그런데 wonderwall은 그런 식으로 사람을 단순화하지 않는다. 대신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그 사람의 말과 습관을 따라가게 만든다.

물론 편집의 밀도는 회차마다 차이가 있다. 어떤 회차는 장면 전환이 매끄럽고, 어떤 회차는 말의 흐름에 비해 화면이 단조롭게 느껴진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아티스트의 세계를 존중하려는 태도가 보인다. 과한 자막이나 억지 리액션이 적어서, 조용한 밤에 보기 좋았다.

wonderwall이 오래 남는 이유

내가 wonderwall을 보면서 제일 좋았던 건, 성공담을 너무 반짝이게 포장하지 않는 순간들이었다. 잘된 결과만 보면 모든 게 계획대로 흘러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들 중간에 흔들렸고, 다시 고쳤고, 때로는 오래 멈춰 있었다. 그게 꽤 위안처럼 느껴졌다.

드라마나 예능을 볼 때도 결국 오래 남는 건 장면 하나보다 사람 하나일 때가 많다. wonderwall도 그렇다. 엄청난 반전이나 폭발적인 재미를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지만, 누군가의 작업 방식과 마음의 온도를 천천히 따라가는 걸 좋아한다면 충분히 볼 만하다. 나는 앞으로도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올라오면 바로 챙겨볼 것 같다. 큰 소리로 추천하기보다, 취향 맞는 친구에게 조용히 링크를 보내고 싶은 콘텐츠에 가깝다.

wonderwall을 예능 보듯 정주행해봤더니, 아티스트의 말맛이 꽤 오래 남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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