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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욱 나오는 옛 예능을 다시 틀어봤더니, 웃음보다 먼저 걸리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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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욱 나오는 옛 예능을 다시 틀어봤더니, 웃음보다 먼저 걸리는 것들

얼마 전 2000년대 예능 클립을 이어서 보다가 고영욱이 화면에 잠깐 나오는 장면을 마주쳤다. 예전 같으면 룰라 이야기, 그 시절 예능 특유의 과한 리액션, 게스트끼리 주고받는 농담을 먼저 봤을 텐데, 이제는 화면의 공기부터 달라 보인다. 웃긴 장면인데도 마음이 턱 막히는 느낌이 있었다.

고영욱이라는 이름은 지금 예능 복습에서 단순히 ‘추억의 출연자’로 소비하기 어렵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됐고, 2013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전자장치 부착 명령 등이 확정된 인물이다. 그래서 오래된 방송을 다시 볼 때도 그의 분량은 작품 밖의 현실과 떼어놓기 힘들다.

옛 예능 속 고영욱, 그때는 왜 자주 보였나

고영욱은 1990년대 그룹 룰라 멤버로 대중에게 알려졌고, 이후에는 예능에서 꽤 익숙한 얼굴이었다. 당시 예능은 가수, 개그맨, 배우가 한 스튜디오에 모여 사생활 토크를 하고, 누군가를 놀리고, 민망한 상황을 웃음으로 밀어붙이는 구성이 많았다. 그 안에서 고영욱은 ‘말을 받아치는 출연자’나 ‘허술한 이미지의 남자 게스트’처럼 쓰이는 경우가 잦았다.

지금 다시 보면 그 시절 예능의 편집 방식도 같이 보인다. 출연자의 개인기보다 캐릭터를 반복해서 소비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농담도 빠르게 웃음 효과음으로 덮어버리는 식이다. 고영욱 개인의 문제와 별개로, 2000년대 예능이 얼마나 느슨하게 사람을 다뤘는지도 같이 드러난다.

정주행할 때 가장 애매한 지점

문제는 ‘그가 나온 방송을 아예 보지 말아야 하나’라는 질문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는 데 있다. 예능 한 회차에는 수십 명의 스태프와 다른 출연자들이 함께 만든 장면이 있다. 어떤 회차는 특정 가수의 무대, 어떤 회차는 당시 사회 분위기, 또 어떤 회차는 지금 활동 중인 다른 출연자의 성장기를 보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고영욱 분량이 길게 이어지는 회차는 편하게 보기 어렵다. 특히 그를 귀엽게 포장하거나, 여성 출연자와 엮는 장면, ‘철없는 남자’ 식으로 웃기는 구간은 현재의 시선에서 꽤 불편하다. 방송 당시에는 캐릭터였을지 몰라도, 이후의 범죄 사실을 알고 나면 그 장면들이 전혀 같은 톤으로 보이지 않는다.

  • 짧은 단체 출연 장면은 흐름상 지나갈 수 있지만, 개인 캐릭터 중심 회차는 피로도가 크다.
  • 여성 출연자와 러브라인을 만드는 편집은 지금 보면 특히 부담스럽다.
  • 추억 보정으로 웃기기에는 실제 피해가 존재한다는 점이 계속 걸린다.

불편함을 지우지 않고 보는 방법

저는 이런 경우 ‘분리해서 보자’는 말을 너무 쉽게 쓰고 싶지 않다. 작품과 출연자를 완전히 분리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예능은 출연자의 실제 이미지가 콘텐츠의 핵심 재료다. 드라마 속 배역처럼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과는 감각이 다르다. 예능에서 고영욱은 대부분 ‘고영욱 본인’으로 소비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볼 때는 몇 가지 기준을 세우는 편이 낫다. 그 사람이 중심인 회차인지, 다른 출연자나 포맷을 보기 위해 필요한 회차인지, 문제적 장면을 미화하지 않고 넘길 수 있는지 따져보는 식이다. 이 기준이 까다로워 보일 수 있지만, 정주행은 결국 내가 시간을 들여 선택하는 감상이다.

추천보다는 거리 두기가 맞는 콘텐츠

고영욱 관련 콘텐츠는 누군가에게 적극 추천하기보다, 왜 불편한지 설명하는 쪽이 맞다고 본다. 특히 어린 시절 룰라 노래나 옛 예능을 추억하는 사람이라면 더 복잡할 수 있다. 노래가 익숙하고, 방송 장면이 기억나고, 당시 분위기가 떠오르기 때문에 감정이 단순하지 않다.

다만 추억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그대로 끌어안아야 하는 건 아니다. 좋아했던 시대의 콘텐츠에도 지금은 다시 보고 걸러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게 과거를 부정하는 일이라기보다, 지금의 기준으로 다시 바라보는 과정에 가깝다.

옛 방송 플랫폼에서 필요한 배려

요즘 OTT나 유튜브에서 오래된 예능을 다시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플랫폼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단순히 회차를 올리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출연자나 민감한 장면이 있는 콘텐츠에는 최소한의 안내가 필요하다. 해외 플랫폼에서는 시대적 표현이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에 고지를 붙이는 사례가 이미 흔하다.

한국 예능 복습 콘텐츠도 비슷한 고민을 해야 한다. 고영욱처럼 범죄 이력이 뚜렷한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 아무 설명 없이 ‘추억의 명장면’으로만 포장하면 시청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숏폼으로 잘라 소비될 때는 맥락이 더 쉽게 사라진다.

  • 문제적 출연자가 중심인 클립은 제목과 썸네일에서 미화하지 않는 편이 낫다.
  • 피해자와 범죄 사실을 가볍게 농담 소재로 삼는 편집은 피해야 한다.
  • 옛 예능의 시대적 한계를 설명하는 안내 문구가 있으면 감상 부담이 줄어든다.

그래도 기록은 남고, 감상은 달라진다

고영욱이 나온 옛 예능을 다시 보는 일은 단순한 추억 여행이 아니었다. 웃기려고 만든 장면이 시간이 지나 전혀 다른 감정으로 다가오는 경험에 가까웠다. 콘텐츠는 그대로 남아 있지만, 시청자의 기준은 바뀐다. 그리고 어떤 이름은 그 변화가 왜 필요한지 아주 선명하게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고영욱 중심의 예능을 다시 찾아보거나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가 섞여 있는 옛 회차를 마주쳤을 때, 불편함을 못 본 척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예능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웃음의 바깥에 있는 현실까지 같이 보게 되는 순간이 있고, 이 경우가 딱 그렇다.

고영욱 나오는 옛 예능을 다시 틀어봤더니, 웃음보다 먼저 걸리는 것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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