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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보이즈 로맨스 끝까지 달려봤더니, 웃다가 마음이 묘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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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보이즈 로맨스 끝까지 달려봤더니, 웃다가 마음이 묘하게 남았다

처음엔 가볍게 틀었는데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됐다

요즘 로맨스물은 워낙 많아서 시작할 때부터 기대치를 낮추고 보는 편인데, 사자보이즈 로맨스는 첫인상부터 조금 달랐다. 제목만 보면 장난기 많은 청춘물 같고, 실제로 초반 분위기도 꽤 밝다. 그런데 몇 회만 지나면 이 작품이 단순히 설레는 장면만 모아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게 보인다.

사자보이즈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이미지가 있다. 무리 지어 다니고, 자신감 넘치고, 약간은 허세도 있을 것 같은 남자들. 이 작품은 그 이미지를 로맨스의 재료로 꽤 잘 쓴다. 누가 봐도 눈에 띄는 인물들이 사랑 앞에서는 생각보다 서툴고, 자기 마음을 설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간극이 은근히 귀엽다.

솔직히 초반 1~2회는 캐릭터 소개가 많아서 호흡이 조금 붕 뜬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인물들의 관계도가 잡히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훨씬 잘 굴러간다. 특히 서로를 놀리다가도 중요한 순간에는 편을 들어주는 장면들이 쌓이면서, 로맨스보다 먼저 팀 케미가 살아난다.

로맨스보다 먼저 보이는 건 관계의 온도

이 작품의 재미는 누가 누구를 좋아하느냐보다, 그 마음이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는지에 있다. 대놓고 고백하고 빠르게 사귀는 전개를 기대했다면 조금 답답할 수 있다. 대신 눈빛, 타이밍, 말끝 흐림, 괜히 툴툴대는 행동 같은 디테일이 많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만 말수가 줄어드는 캐릭터가 있다면, 다른 한쪽은 반대로 더 시끄러워진다. 둘 다 감정을 숨기려는 건 똑같은데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이런 차이가 쌓이면 시청자는 어느 순간 대사보다 표정을 더 보게 된다. 저는 이런 로맨스를 꽤 좋아한다. 큰 사건 없이도 감정선이 움직이는 느낌이 있어서다.

근데 여기서 호불호도 생긴다. 사이다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중반부 밀고 당기기가 길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서로 오해하는 장면이 반복될 때는 “그냥 말하면 되잖아”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다만 그 답답함이 완전히 억지로만 보이진 않는다. 캐릭터들이 가진 자존심, 과거의 상처, 주변 시선이 어느 정도 설명되기 때문이다.

사자보이즈라는 설정이 로맨스를 살리는 순간

사실 팀 단위 캐릭터가 나오는 로맨스는 균형 잡기가 쉽지 않다. 메인 커플에 집중하면 주변 인물이 장식처럼 보이고, 조연 서사를 늘리면 중심 로맨스가 흐려진다. 사자보이즈 로맨스는 그 사이에서 꽤 영리하게 움직인다.

각 멤버가 비슷한 듯 다르게 배치되어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능글맞은 인물, 무심한 척하는 인물, 분위기를 풀어주는 인물, 의외로 현실적인 조언을 하는 인물까지 역할이 나뉜다. 이 조합 덕분에 로맨스 장면이 과하게 달달해질 때도 분위기가 한 번씩 환기된다.

  • 설렘 포인트는 직접적인 스킨십보다 기다림과 배려에서 많이 나온다.
  • 예능식 티키타카처럼 빠르게 치고 빠지는 대사가 있어서 지루함이 덜하다.
  • 남자 캐릭터들의 우정이 로맨스와 부딪히지 않고, 오히려 감정선을 받쳐준다.
  • 여주 혹은 상대역이 단순한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선택하는 사람으로 그려지는 점이 좋다.

특히 저는 친구들이 주인공의 마음을 먼저 알아채는 장면들이 좋았다. 로맨스물에서 주변 인물은 종종 소문 전달자처럼 쓰이는데, 여기서는 관계를 비추는 거울에 가깝다. “너 지금 티 난다” 같은 가벼운 말 한마디가 오히려 감정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스포 없이 말하는 중반 이후의 관전 포인트

중반 이후에는 분위기가 조금 진해진다. 초반의 장난스럽고 활기찬 톤이 그대로 이어지기보다는, 각 인물이 왜 사랑 앞에서 망설이는지 보여주는 쪽으로 방향이 바뀐다. 여기서 작품의 취향이 갈릴 것 같다. 달달한 장면만 보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무게감이 예상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감정의 단계는 비교적 친절하게 쌓인다. 갑자기 사랑한다고 외치는 식이 아니라, 옆에 있어준 시간과 작은 선택들이 누적된다. 저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로맨스가 ‘운명이라서’가 아니라 ‘같이 겪어서’ 설득되는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몇몇 갈등은 조금 더 짧게 가져갔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같은 오해를 다른 표현으로 반복하는 구간이 있어서 몰아보기를 할 때는 살짝 늘어진다. 주 1~2회씩 봤다면 괜찮았을 텐데, 정주행으로 달리면 반복감이 더 잘 보인다.

이런 사람에게 잘 맞을 듯

  • 빠른 고백보다 감정이 천천히 익어가는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
  • 메인 커플뿐 아니라 주변 캐릭터 케미도 중요하게 보는 사람
  • 밝은 분위기 안에 살짝 먹먹한 감정이 섞인 작품을 선호하는 사람

조금 안 맞을 수도 있는 포인트

  • 오해 전개를 답답해하는 사람
  • 매회 강한 사건이 터지는 빠른 전개를 원하는 사람
  • 로맨스보다 코미디 비중이 높길 기대한 사람

보고 나면 캐릭터가 먼저 떠오르는 로맨스

사자보이즈 로맨스는 대단히 새로운 문법의 작품이라기보다, 익숙한 로맨스 재료를 캐릭터 케미로 맛있게 살린 쪽에 가깝다. 그래서 초반 설정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최소 몇 회는 이어서 보는 편이 낫다. 인물들이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시간이 곧 시청자가 이 작품에 적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사랑을 너무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는 태도였다. 좋아하면 흔들리고, 자존심 때문에 돌아가고, 뒤늦게 후회하고, 그래도 다시 손을 내미는 과정이 있다. 그게 현실적이라기보다는 정서적으로 납득된다. 로맨스에서 제일 중요한 건 결국 “왜 저 사람이 저 사람을 좋아하는지”가 보이는가인데, 이 작품은 그 부분을 꽤 성실하게 쌓아간다.

완벽한 작품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중반의 반복감과 몇몇 예측 가능한 장면은 분명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보고 나면 특정 장면보다 캐릭터들의 표정, 대화 리듬, 서로를 바라보던 분위기가 더 오래 남는다. 저는 그런 로맨스가 꽤 괜찮다고 느낀다. 화려하게 터지는 맛은 덜해도, 정주행하고 나서 마음 한쪽에 슬쩍 자리 잡는 타입이라서다.

사자보이즈 로맨스 끝까지 달려봤더니, 웃다가 마음이 묘하게 남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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