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에서 창억떡 직접 사봤더니, 웨이팅까지 납득한 쫀득한 후기

얼마 전 더현대에 갔다가 지하 식품관 쪽에서 사람들이 유독 한 군데로 몰리는 걸 봤는데, 가까이 가보니 창억떡이었습니다. 사실 백화점 디저트 코너는 예쁜 케이크나 소금빵처럼 사진이 잘 나오는 메뉴가 강한 편인데, 떡 앞에 이렇게 줄이 생긴 풍경은 괜히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저는 드라마도 초반 10분의 공기감으로 계속 볼지 말지 감이 오는 편인데, 창억떡 매대도 첫인상이 꽤 강했습니다.
더현대 창억떡은 화려하게 꾸민 디저트라기보다, 이미 아는 맛인데 이상하게 다시 확인하고 싶은 쪽에 가깝습니다. 특히 호박인절미 계열은 이름만 들어도 대충 상상되는 맛이 있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먹어보면 그 익숙함이 꽤 촘촘합니다. 너무 달아서 질리는 떡도 아니고, 밍밍해서 심심한 떡도 아닌 중간 지점을 잘 잡은 느낌이었어요.
더현대 식품관에서 창억떡이 눈에 띄는 이유
더현대는 워낙 먹을 게 많습니다. 줄 서는 빵집, 선물용 과자, 유명 디저트, 커피까지 한 바퀴만 돌아도 선택지가 과할 정도예요. 그 안에서 창억떡이 눈에 들어오는 건 브랜드가 주는 안정감 때문도 있지만, 떡이라는 장르가 가진 묘한 반전 때문이라고 봅니다. 요즘 디저트가 대체로 크림, 버터, 초콜릿 쪽으로 진해지는 흐름이라면 창억떡은 쌀, 고물, 단호박, 팥 같은 재료로 승부하는 쪽이니까요.
매장 앞 분위기도 꽤 현실적입니다. 예쁜 쇼케이스를 오래 구경하며 고르는 느낌보다는, 다들 이미 마음속에 후보를 정해두고 빠르게 담아가는 편에 가깝습니다. 선물로 살지, 집에서 먹을지, 냉동해둘지에 따라 구매량이 달라지는 모습도 보였고요. 이 지점이 예능으로 치면 리액션 맛집이라기보다 고정 시청층이 탄탄한 장수 코너 같았습니다.
호박인절미는 왜 계속 손이 가나
창억떡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는 역시 호박인절미 쪽입니다. 노란빛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한 입 먹으면 부드러운 단맛이 먼저 올라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식감인데요. 떡이 너무 질기면 두세 개 먹기 전에 턱이 피곤해지고, 너무 무르면 떡을 먹는 재미가 사라지잖아요. 제가 먹은 건 쫀득함과 부드러움 사이가 꽤 좋았습니다.
고물은 넉넉한 편이라 먹을 때 손이나 접시에 조금 묻습니다. 이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집에서 편하게 먹을 때는 고소함이 살아서 좋은데, 이동 중에 급하게 먹기에는 살짝 번거로울 수 있어요. 그래서 더현대에서 바로 먹기보다는 집에 가져가서 접시에 두고 차나 커피랑 먹는 쪽이 더 잘 맞았습니다.
- 달기는 과하지 않은 편이라 어른 선물용으로 무난합니다.
- 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어 냉동 보관 후에도 기대치가 있습니다.
- 고물이 넉넉해 깔끔하게 먹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 크림 디저트보다 부담이 덜해서 여러 개 나눠 먹기 좋습니다.
드라마식으로 보면 캐릭터가 확실한 떡
제가 창억떡을 재밌게 느낀 건 맛의 캐릭터가 분명해서입니다. 어떤 음식은 먹고 나서도 설명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는데, 이건 기억에 남는 포인트가 명확해요. 노란 호박빛, 포슬한 고물, 입 안에서 천천히 붙는 쫀득함. 드라마로 치면 대사가 엄청 화려한 작품은 아닌데, 주인공의 생활감과 분위기가 좋아서 계속 보게 되는 타입입니다.
다만 호불호는 있습니다. 떡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는 맛은 아닐 수 있어요. 요즘 유행하는 디저트처럼 한 입에 강한 충격을 주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면, 단짠단짠이나 꾸덕한 크림 맛을 기대하고 가면 심심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대신 담백한 단맛, 쌀떡 특유의 포만감, 오래 먹어도 피로하지 않은 맛을 좋아한다면 꽤 만족도가 높습니다.
누구에게 잘 맞을까
부모님 선물, 사무실 간식, 집들이용 디저트로는 꽤 괜찮은 선택입니다. 특히 케이크처럼 칼이 필요하거나 보관이 예민한 메뉴보다 나눠 먹기 편하다는 점이 좋습니다. 냉동 보관을 염두에 두고 넉넉히 사는 사람도 많은데, 이 경우에는 먹을 만큼만 꺼내 자연스럽게 해동하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다만 매장 상황과 제품 구성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당일에는 현장 안내를 보는 게 정확합니다.
혼자 먹을 용도라면 너무 많이 사기보다 먼저 작은 구성으로 맛을 보는 쪽이 낫습니다. 떡은 생각보다 포만감이 빨리 옵니다. 드라마도 16부작을 한 번에 달리면 아무리 재밌어도 중간에 숨이 차듯이, 창억떡도 처음엔 맛있다고 계속 집어 먹다가 어느 순간 든든함이 확 올라옵니다.
더현대 창억떡을 다시 산다면
저라면 더현대에 간 김에 식품관을 들를 일이 있으면 다시 살 것 같습니다. 일부러 먼 길을 가서 줄을 길게 설 정도냐고 묻는다면 취향에 따라 답이 갈리겠지만, 근처에 있고 떡을 좋아한다면 꽤 설득력 있는 선택입니다. 특히 요즘 디저트 가격을 생각하면, 함께 나눠 먹는 간식으로 체감 만족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창억떡의 매력은 유행을 세게 타는 맛보다 안정적인 맛에 있습니다.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회차가 쌓일수록 정이 드는 프로그램처럼, 먹을 때보다 먹고 난 뒤에 은근히 다시 떠오르는 쪽이에요. 더현대에서 손에 뭔가 들고 나와야 마음이 편한 날이라면, 화려한 신상 디저트 사이에서 창억떡을 고르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지로 남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