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파당2 기다리다 시즌1 다시 달려봤더니 보이는 진짜 재미

얼마 전 다시 꽃파당을 틀었는데, 이상하게 첫 회보다 중반부가 더 오래 남더라고요. 처음 볼 때는 꽃미남 매파 설정이 워낙 강해서 가볍게 지나갔는데, 다시 보니 이 작품은 로맨스보다도 ‘누가 누구의 인생을 대신 골라줄 수 있나’ 쪽에 꽤 진심인 드라마였습니다.
꽃파당2, 진짜 나오는 걸까 싶은 마음
일단 많은 분들이 검색하는 꽃파당2는 아직 공식적으로 시즌2가 확정된 작품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현재 확인되는 정보로는 2019년에 방영된 JTBC 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시즌1, 총 16부작이 기준이에요. 그래서 꽃파당2를 기다리는 마음은 사실상 ‘시즌1 이후 이야기가 더 있었으면’ 하는 팬들의 기대에 가깝습니다.
근데 그 마음은 이해됩니다. 꽃파당은 설정 자체가 후속 이야기를 만들기 좋은 편이거든요. 조선 최고의 매파당, 왕이 된 첫사랑, 신분을 바꾸는 혼담 사기극, 여기에 각 인물의 상처와 성장까지 붙어 있으니 16부작으로 끝내기엔 아쉬운 구석이 꽤 많았습니다.
다시 보면 꽃미남 사극보다 관계 드라마에 가깝다
처음엔 마훈, 고영수, 도준이라는 꽃파당 3인방의 비주얼과 캐릭터 소개가 먼저 들어옵니다. 그래서 가벼운 퓨전 로코 사극처럼 보이죠. 그런데 개똥이가 꽃파당에 들어오고, 이수의 신분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웃기려고 만든 장면 사이에 신분, 선택, 체면, 생존 같은 단어들이 계속 끼어들어요.
특히 개똥이는 단순한 로맨스 여주인공이라기보다, 자기 삶을 남들이 계속 재단하는 상황에 놓인 인물입니다. 누군가는 개똥이를 귀하게 만들겠다고 하고, 누군가는 왕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고, 또 누군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붙잡으려 합니다. 이 지점이 은근히 현실적이라 다시 볼수록 씁쓸합니다.
호불호는 분명히 갈린다
솔직히 꽃파당은 취향을 탑니다. 로맨스 감정선이 빠르게 확 치고 올라오는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중간 전개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반대로 캐릭터들이 서로를 관찰하고, 오해하고, 천천히 마음을 바꾸는 과정을 좋아한다면 꽤 맛있게 볼 수 있습니다.
- 좋았던 점: 매파라는 소재가 사극 로맨스 안에서 신선하게 작동합니다.
- 아쉬운 점: 후반부로 갈수록 정치와 로맨스의 무게 배분이 조금 흔들립니다.
- 취향 포인트: 박지훈, 변우석 캐릭터처럼 조연의 존재감이 강한 편입니다.
- 주의할 점: 완전한 코미디 사극을 기대하면 생각보다 감정선이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고영수와 도준 쪽 이야기가 더 보고 싶었습니다. 메인 로맨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꽃파당이라는 팀이 가진 매력은 세 사람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읽는 데 있거든요. 그래서 꽃파당2가 만약 만들어진다면 왕실 중심보다 혼담 사건 중심으로 가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꽃파당2가 나온다면 보고 싶은 방향
팬 입장에서 상상해보면, 꽃파당2는 시즌1의 관계를 억지로 다시 꼬기보다 새로운 의뢰를 중심에 두는 편이 더 잘 맞아 보입니다. 매회 또는 몇 회 단위로 혼담 사건이 들어오고, 그 안에서 조선의 계급, 가족, 사랑, 체면을 건드리는 방식이면 꽃파당 특유의 색이 살아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양반가의 정략혼, 상단을 둘러싼 혼인 계약, 과부 재혼, 신분을 숨긴 의뢰인 같은 소재는 이 드라마 세계관과 잘 맞습니다. 시즌1이 개똥이와 이수, 마훈의 큰 줄기를 따라갔다면, 후속 시즌은 꽃파당이라는 사무소 자체를 더 넓게 써도 괜찮겠죠.
스포 없이 보는 정주행 포인트
처음 보는 분이라면 초반부에서는 ‘누가 누구를 좋아하나’보다 ‘누가 누구의 선택권을 쥐고 있나’를 보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인물들의 행동이 단순한 질투나 집착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보는 분이라면 마훈의 말투 변화, 개똥이의 표정 변화, 이수가 왕이 된 뒤 달라지는 시선 처리를 따라가면 의외로 새롭게 보입니다.
그리고 OST도 꽤 큰 역할을 합니다. 꽃파당은 장면 자체가 엄청 세게 몰아치는 드라마라기보다, 음악과 표정으로 감정을 눌러두는 순간이 많아요. 그래서 배속으로 보면 재미가 조금 빠집니다. 특히 감정이 어긋나는 장면들은 대사보다 침묵이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
꽃파당2라는 키워드가 계속 검색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즌1이 완벽해서라기보다, 더 꺼낼 이야기가 남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캐릭터의 매력은 있었고, 세계관도 있었고, 매파라는 소재도 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16부작 안에서 로맨스, 왕실, 성장, 코미디를 모두 챙기려다 보니 어떤 부분은 더 깊게 들어가기 전에 지나간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도 저는 꽃파당을 다시 보면서 꽤 즐거웠습니다. 엄청 치밀한 사극을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지만, 청춘 로맨스 사극의 설렘과 관계의 씁쓸함을 같이 보고 싶다면 아직도 볼 만합니다. 꽃파당2가 실제로 찾아온다면, 이번엔 꽃파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더 많은 혼담과 더 복잡한 사람 마음을 천천히 따라가 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