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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병동의 진짜 이야기를 찾아봤더니, 조용한 인물 다큐 한 편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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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병동의 진짜 이야기를 찾아봤더니, 조용한 인물 다큐 한 편 같았다

얼마 전 음악 예능을 보다가 작곡가 이름 하나가 스치듯 나왔는데, 이상하게 계속 마음에 남았다. 백병동. 이름은 분명 낯익은데, 막상 어떤 사람인지 말해보려니 “화성학 책?” 정도에서 멈추는 분들이 꽤 많을 것 같다.

사실 백병동은 드라마 주인공처럼 사건이 요란하게 터지는 인물은 아니다. 그런데 1936년생 음악가가 한국 현대음악 한복판을 지나오며 남긴 궤적을 따라가면, 이건 조용하지만 밀도 높은 인물 다큐에 가깝다. 서울대 작곡과를 거쳐 독일 하노버에서 윤이상에게 배웠고, 이후 교육자이자 작곡가로 오래 활동했다는 흐름만 봐도 한 시대의 음악 지도가 같이 펼쳐진다.

이름보다 먼저 남은 책, 화성학

백병동을 검색하면 작품보다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화성학’이다. 음악 전공자들에게는 거의 통과의례처럼 언급되는 교재라서, 어떤 사람에게 백병동은 작곡가보다 선생님에 가깝게 기억된다.

이 지점이 흥미롭다. 보통 예능 속 멘토 캐릭터는 말 한마디로 분위기를 잡고, 드라마 속 스승은 제자의 방향을 바꾼다. 백병동의 경우에는 그 역할을 책과 강의, 그리고 작품이 나눠 맡은 느낌이다. 직접 화면에 자주 등장한 스타형 인물은 아니지만, 음악을 공부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강한 존재감으로 남아 있다.

  • 서울대 음대 작곡과 교수로 오래 재직
  • 2000년대 이후에도 저서와 교육 활동으로 영향력 유지
  • 독주곡, 실내악, 관현악, 오페라, 칸타타 등 100곡 넘는 작품 활동

관전 포인트는 ‘소리의 낯섦’이다

드라마를 볼 때도 첫 회가 친절하지 않으면 호불호가 갈린다. 백병동의 음악도 비슷하다. 익숙한 멜로디가 바로 귀에 착 붙는 타입은 아니다. 그래서 처음 들으면 “어렵다”는 반응이 먼저 나올 수 있다.

근데 조금만 관점을 바꾸면 재미가 생긴다. 그의 음악은 예쁜 선율을 따라가는 맛보다, 소리가 어디서 부딪히고 어디서 멈추는지를 보는 쪽에 가깝다. 특히 한국적 정서와 서구 현대음악 기법이 만나는 지점은 꽤 묘하다. 친숙한 듯한 음색이 나오다가도 금세 낯선 긴장감으로 방향을 튼다.

이건 친절한 로맨스보다 건조한 웰메이드 드라마를 볼 때의 감각과 닮았다. 감정을 다 떠먹여 주지 않는다. 대신 관객이 한 발짝 다가가면, 그 안에 숨겨진 결이 보인다.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도 분명하다

솔직히 말하면 백병동의 음악은 입문용 플레이리스트처럼 가볍게 소비하기 쉽지 않다. 주말에 틀어놓고 빨래 개는 배경음악을 기대하면 살짝 당황할 수 있다. 구조가 촘촘하고, 음향이 낯설고, 여백도 많다.

하지만 이 불친절함이 단점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요즘 예능에서도 자극적인 편집보다 사람의 리듬을 천천히 따라가는 프로그램이 오래 남을 때가 있다. 백병동의 음악도 그런 쪽이다. 한 번에 확 끌어안기보다, 다시 들을수록 “아, 여기서 이런 말을 하고 있었구나” 싶은 순간이 생긴다.

  • 추천하는 쪽: 현대음악,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만남, 작곡가 중심 감상을 좋아하는 사람
  • 망설일 수 있는 쪽: 선명한 후렴, 즉각적인 감정선, 대중적인 멜로디를 기대하는 사람
  • 입문 팁: 전곡 감상보다 짧은 실내악이나 가야금 관련 작품부터 접근하면 부담이 덜하다

드라마처럼 보면 더 잘 보이는 인물

백병동의 삶을 인물극처럼 본다면 장르는 성장물보다는 시대극에 가깝다. 전후 한국 음악계, 유학 세대, 현대음악의 수용, 대학 교육의 변화가 한 인물 안에 겹쳐 있다. 개인의 성공담만으로 읽기에는 배경이 꽤 크다.

특히 윤이상에게 배웠다는 이력은 단순한 이름값 이상으로 읽힌다. 한국 작곡가들이 서구 현대음악을 받아들이면서도 자기 소리를 찾으려 했던 시기의 긴장이 거기에 들어 있다. 백병동은 그 긴장을 아주 과장된 제스처로 풀기보다, 꾸준히 작품과 교육으로 밀고 간 쪽에 가깝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대한민국예술원 자료에서도 그의 이름은 작곡가, 교육자, 한국 현대음악의 주요 인물이라는 맥락으로 반복된다. 그러니 백병동을 한 줄짜리 검색어로만 넘기기엔 아깝다.

처음 접한다면 이렇게 보면 좋다

백병동을 처음 만나는 방식은 꼭 논문식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리뷰어 입장에서는 ‘캐릭터부터 잡고 들어가기’를 권하고 싶다. 그는 스타 작곡가라기보다, 한국 현대음악의 문법을 만들고 가르친 사람이다. 이 프레임을 갖고 들으면 곡이 조금 덜 멀게 느껴진다.

그리고 작품을 들을 때 “좋다, 별로다”를 너무 빨리 정하지 않아도 된다. 낯선 음악은 첫인상이 전부가 아닌 경우가 많다. 어떤 장면은 차갑고, 어떤 순간은 불쑥 한국적인 정서가 올라온다. 그 온도 차이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백병동이라는 이름이 꽤 묵직하게 다가왔다. 화려한 예능형 캐릭터는 아니지만, 자기 세계를 오래 붙들고 간 사람 특유의 힘이 있다. 드라마로 치면 시청률보다 잔상이 오래 남는 작품 쪽이다.

백병동의 진짜 이야기를 찾아봤더니, 조용한 인물 다큐 한 편 같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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