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소맨 2부 결말까지 달렸더니 남은 건 찝찝함보다 덴지 생각이었다

얼마 전 체인소맨 2부를 끝까지 몰아서 읽었는데, 읽는 동안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이거였다. 이 작품은 진짜 끝까지 독자를 편하게 앉혀두지 않는구나. 보통 장기 연재 만화의 엔딩을 기다릴 때는 큰 떡밥 회수, 화려한 전투, 주인공의 성장 선언 같은 걸 기대하게 되잖아. 그런데 체인소맨 2부 결말은 그런 쾌감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간다. 슈에이샤 소년 점프+ 공개 기준으로 2부는 232화에서 끝났고, 단행본은 24권까지 이어진 흐름이다. 그래서 더 묘했다. 숫자로 보면 꽤 긴 여정인데, 감정은 일부러 덜 닫아놓은 방처럼 남는다.
체인소맨 2부는 덴지보다 아사로 시작한 이야기였다
2부의 첫인상은 확실히 1부와 달랐다. 1부가 덴지의 처절한 생존기이자 공안 편의 폭주였다면, 2부는 아사 미타카라는 인물을 앞세워 학교, 소외감, 자의식, 관계의 불편함을 천천히 건드린다. 덴지는 분명 주인공인데도 초반에는 살짝 뒤로 물러나 있고, 독자는 아사의 시선으로 체인소맨 세계를 다시 보게 된다.
이 선택이 호불호를 크게 갈랐다고 본다. 체인소맨 특유의 과격한 액션과 블랙코미디를 기다린 독자에게는 초반 학교 파트가 답답할 수 있다. 반대로 아사의 어색함, 자기혐오, 말실수, 혼자만의 과한 생각에 꽂히면 2부가 훨씬 사적인 이야기로 다가온다. 사실 나는 후자 쪽이었다. 아사가 너무 불편한데, 그 불편함이 꽤 현실적이었다.
결말부에서 가장 크게 남는 건 속도감의 불균형
체인소맨 2부 결말을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려운 지점은 속도다. 중반까지는 관계와 세계관을 꽤 길게 쌓아놓는다. 체인소맨 교회, 전쟁의 악마 요루, 노스트라다무스 예언, 공안의 감시, 덴지의 평범한 삶에 대한 욕망까지 여러 줄기가 동시에 움직인다. 그런데 막판으로 갈수록 사건들이 훅훅 넘어간다.
솔직히 이 부분은 아쉬웠다. 1부도 빠른 작품이었지만, 그때는 감정의 폭발과 사건의 폭주가 한 덩어리처럼 밀려왔다. 2부는 일부 장면에서 이 인물이 여기까지 왔으면 한 번은 더 부딪혀야 하지 않나 싶은 순간이 있다. 특히 아사와 덴지의 관계, 요루의 욕망, 체인소맨이라는 상징을 둘러싼 대중의 광기 같은 요소는 더 오래 씹을 여지가 있었다.
- 232화 기준으로 2부는 완결된 흐름을 갖는다.
- 공식적으로 3부가 이어진다는 식의 확정 발표는 없었다.
- 마지막 단행본 보강분까지 포함해도 독자에 따라 닫힘보다 여운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스포를 아주 조금만 열고 보면
여기서부터는 결말 분위기에 대한 약한 스포가 있다. 세부 장면을 하나하나 풀지는 않겠지만, 아직 2부를 안 읽었다면 이 문단은 나중에 보는 편이 낫다.
2부의 마지막은 누가 이겼고 누가 졌는지를 시원하게 박아주는 방식이 아니다. 덴지가 어떤 보상을 받았다거나, 아사가 명확한 답을 찾았다거나, 세계가 갑자기 안정됐다는 느낌도 강하지 않다. 오히려 후지모토 타츠키는 끝까지 체인소맨이라는 존재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소비되는지, 덴지라는 인간이 그 이름 뒤에서 얼마나 자주 지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체인소맨 2부 결말은 사건의 해답보다 감정의 잔상을 남긴다. 덴지는 늘 단순한 욕망을 말해왔다. 맛있는 걸 먹고 싶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그런데 그 단순함이 세계의 폭력과 만나면 매번 비극이 된다. 2부는 그 아이러니를 다시 한 번, 조금 더 피곤하고 씁쓸한 얼굴로 보여준다.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
나는 이 엔딩이 완전히 불만족스럽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만족스럽다고 말하기에도 걸리는 게 있다. 장점은 분명하다. 체인소맨답게 인물의 감정을 깔끔하게 포장하지 않고, 영웅 서사를 끝까지 의심한다. 덴지를 구원받은 소년으로 만들지 않고, 아사를 성장 완료된 인물로 만들지도 않는다. 그 점은 이 작품다운 선택이다.
근데 단점도 선명하다. 독자가 오래 기다린 떡밥 중 일부는 충분히 감정적으로 터지기 전에 지나간다. 전쟁의 악마와 죽음의 악마를 둘러싼 긴장감, 체인소맨 교회가 만든 사회적 혼란, 덴지와 나유타의 관계 같은 부분은 더 두껍게 다뤄졌다면 파괴력이 컸을 것 같다. 특히 정주행으로 보면 중반의 빌드업이 꽤 길어서, 후반의 압축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래도 다시 생각나는 장면들이 있다
이상한 건 읽을 때는 투덜거리다가도, 며칠 지나면 특정 장면들이 계속 떠오른다는 점이다. 체인소맨은 늘 그랬다. 당장 읽는 순간에는 황당하고 불친절한데, 시간이 지나면 그 불친절함이 인물의 상태와 닮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2부 결말도 비슷하다. 깔끔한 답을 주지 않아서 싫은데, 덴지 인생이 애초에 깔끔한 답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체인소맨 2부 결말은 추천하기가 쉽지 않다. 액션 카타르시스를 기대하면 허전할 수 있고, 모든 떡밥이 단정하게 닫히는 맛을 원하면 꽤 답답할 수 있다. 대신 덴지와 아사라는 두 불완전한 인간이 체인소맨이라는 거대한 이름에 휘말려 어떻게 망가지고 버티는지를 보고 싶다면, 끝까지 읽을 만한 힘은 있다. 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 아쉬움까지 포함해서 꽤 오래 생각날 엔딩이었다. 체인소맨다운 끝이라는 말이 칭찬인지 투덜거림인지 아직도 반반인데, 아마 그 애매함 때문에 계속 떠올리게 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