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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민 PD 작품을 다시 따라가 봤더니, 예능의 리듬이 드라마로 넘어간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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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민 PD 작품을 다시 따라가 봤더니, 예능의 리듬이 드라마로 넘어간 순간들

얼마 전 ‘프로듀사’를 다시 틀어봤는데, 이상하게 배우보다 먼저 떠오른 이름이 서수민 PD였어요. 예능국 사람들의 회의, 섭외 전화, 편집실 공기 같은 장면들이 그냥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의 심장처럼 뛰더라고요. 드라마를 보는데 예능 제작 현장을 구경하는 느낌, 그 묘한 맛이 서수민이라는 이름을 다시 찾아보게 만든 지점이었습니다.

개그콘서트의 감각이 남긴 것

서수민 PD를 이야기할 때 ‘개그콘서트’를 빼기는 어렵죠. 공개 코미디는 반응이 즉각적입니다. 관객이 웃으면 살고, 안 웃으면 바로 티가 나요. 그래서 리듬, 타이밍, 캐릭터의 첫인상이 정말 중요합니다. 서수민 PD가 예능에서 오래 다져온 감각도 바로 이쪽에 가까워 보여요. 긴 설명보다 한 번에 들어오는 상황, 인물의 말맛, 장면이 끊기는 박자를 잘 아는 타입이랄까요.

근데 이게 단순히 웃기는 장면을 잘 만든다는 뜻은 아니에요. 코미디는 의외로 냉정한 장르라서, 캐릭터가 뭘 원하는지 선명해야 웃음이 붙습니다. ‘프로듀사’에서 신입 PD 백승찬이 어색하게 조직에 들어오고, 선배 PD들이 서로의 체면과 생존을 챙기는 방식도 그래서 예능 코너처럼 박자가 살아납니다. 드라마인데도 회의실 장면이 늘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프로듀사’는 왜 아직도 묘하게 신선할까

‘프로듀사’는 2015년 5월 15일부터 6월 20일까지 KBS2에서 방영된 12부작 드라마입니다.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라는 캐스팅만 놓고 보면 완전 스타 드라마인데, 실은 소재가 꽤 특이했어요. KBS 예능국을 배경으로 삼고, ‘1박 2일’ 같은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드라마 안으로 끌어들였거든요.

제가 다시 보면서 제일 재미있었던 건 로맨스보다 직장극의 결이었습니다. 막내가 눈치 보는 장면, 선배가 후배를 챙기면서도 자기 프로그램 성과를 계산하는 장면, 연예인과 제작진 사이의 줄다리기 같은 것들이 꽤 현실적인 표정으로 나와요. 물론 업계 사람이 보면 과장됐다고 느낄 부분도 있을 겁니다. 특히 스타와 제작진의 힘 관계를 다루는 방식은 보는 사람에 따라 ‘너무 드라마틱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래도 이 작품의 장점은 있어요. 스포 없이 말하면, 캐릭터들이 아주 큰 사건을 겪어서 변한다기보다 일터에서 매일 조금씩 체면을 구기고, 서운해하고, 다시 일하러 나오는 과정이 쌓입니다. 예능을 만드는 사람들의 직업적 피로감과 애정이 동시에 보이는 게 꽤 매력적이에요.

서수민식 관전 포인트는 ‘사람을 웃기게 세워두는 방식’

서수민 PD의 작업을 따라가면 공통적으로 인물이 우스워지는 순간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누군가를 멋있게만 세우기보다, 조금 민망하고 허술한 상태로 카메라 앞에 두는 편입니다. 이게 취향에 맞으면 굉장히 인간적으로 보이고, 안 맞으면 산만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솔직히 저도 ‘프로듀사’ 초반부는 장면 전환이 많아서 집중이 갈라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반을 지나면 그 산만함이 직장 예능국의 공기처럼 작동합니다. 누군가는 섭외 때문에 뛰고, 누군가는 시청률 때문에 예민하고, 누군가는 마음을 숨기느라 서툴죠. 이때 웃음은 대사 한 줄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인물이 자기 체면을 지키려다 실패하는 순간에서 나옵니다. 이건 공개 코미디를 오래 만진 사람의 감각과 꽤 닮아 있어요.

  • 스포를 피하고 보고 싶다면 로맨스 관계보다 ‘예능국 직장극’으로 접근하는 쪽이 좋습니다.
  • 아이유가 맡은 신디 캐릭터는 차갑게 시작하지만, 감정선이 서서히 풀리는 쪽에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 차태현과 공효진의 선배 PD 케미는 화려한 사건보다 생활감 있는 티키타카로 봐야 맛이 납니다.
  • 김수현의 백승찬은 답답함과 귀여움 사이를 오가는데, 신입 캐릭터 특유의 불편함까지 품고 봐야 자연스럽습니다.

예능 PD가 드라마를 만들 때 생기는 묘한 장점

서수민 PD가 참여한 흐름을 보면 ‘프로듀사’ 이후에도 예능과 드라마 사이를 오가는 시도가 눈에 띕니다. 2016년 웹툰 원작 시트콤 ‘마음의 소리’에서는 책임 프로듀서로 이름이 올라가 있고, 2017년 ‘최고의 한방’은 KBS의 버라이어티 드라마 계열로 묶어 볼 수 있습니다. 몬스터유니온 출범 당시 예능 부문을 맡았다는 공개 정보도 이런 흐름과 이어져요.

사실 예능 PD가 드라마를 만들면 장점과 약점이 같이 옵니다. 장점은 장면의 호흡이 빠르고, 배우를 예능적 캐릭터처럼 또렷하게 세운다는 점이에요. 반대로 약점은 감정선이 깊어져야 할 때도 장면이 빨리 넘어가 버린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서수민 PD 계열의 작품은 진득한 멜로를 기대하고 보면 조금 심심할 수 있고, 현장감 있는 캐릭터극을 기대하면 훨씬 잘 맞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남는 취향 포인트

저는 서수민이라는 키워드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예능을 만드는 사람의 드라마’라는 표현에 자꾸 돌아오게 됩니다. 웃음은 가볍게 보이지만 만드는 과정은 전혀 가볍지 않고, 스타는 반짝이지만 그 뒤에는 편집실과 회의실과 섭외 전화가 있죠. ‘프로듀사’가 그걸 완벽하게 담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그 세계를 드라마의 주인공 자리로 끌어올린 시도는 아직도 꽤 흥미롭습니다.

참고한 공개 정보로는 ‘프로듀사’의 방영 기간과 제작진 정보, ‘최고의 한방’ 제작 정보, ‘마음의 소리’ 책임 프로듀서 표기, 몬스터유니온의 설립 및 인물 구성이 있습니다. 작품 정보를 확인할 때는 Wikipedia의 The Producers, Hit the Top, The Sound of Your Heart, Monster Union 항목을 함께 대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서수민 PD의 작품은 엄청 매끈한 드라마라기보다, 예능 현장의 소음과 사람 냄새를 드라마 문법 안에 밀어 넣은 쪽에 가깝다고 봅니다. 그래서 취향이 갈릴 수는 있어도, 한국 예능과 드라마가 서로를 흉내 내고 섞이던 시기의 재미를 다시 느끼기엔 꽤 좋은 이름입니다.

서수민 PD 작품을 다시 따라가 봤더니, 예능의 리듬이 드라마로 넘어간 순간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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