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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은 스노보드 황당 비난까지 보고 나니 더 아깝게 느껴진 전참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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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은 스노보드 황당 비난까지 보고 나니 더 아깝게 느껴진 전참시 이야기

방송 보고 나서 댓글창까지 보게 된 이유

얼마 전 MBC 예능에서 유승은 선수 이야기를 봤는데, 처음엔 그냥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밝은 출연기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보다 보니 이건 예능 한 회차가 아니라, 한국 설상 종목이 어떤 환경에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다큐에 가까웠다. 특히 스노보드 빅에어 동메달이라는 결과보다 더 오래 남은 건, 그 메달 뒤에 붙은 조건들이었다.

유승은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빅에어에서 동메달을 땄다. 한국 여자 선수가 스키·스노보드 계열 종목에서 올림픽 메달을 따낸 건 상징성이 꽤 크다. 그런데 그런 선수에게 방송 이후 일부 반응이 이상하게 달라붙었다. ‘지원 얘기를 왜 하냐’, ‘장비가 싸다고 해서 감동으로 포장하는 거 아니냐’ 같은 식의 말들 말이다. 솔직히 이건 비판이라기보다 맥락을 놓친 반응에 가깝다고 느꼈다.

50만 원 보드 이야기가 자랑이 아니라 현실인 이유

가장 많이 회자된 장면은 50만 원짜리 이월 상품 보드 이야기였다. 보통 정상급 선수들은 스폰서에게 장비 지원을 받고, 자기 스타일에 맞춘 세팅을 가져간다. 그런데 유승은은 스폰 없이 비교적 저렴한 장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싼 장비로도 메달 땄으니 장비는 상관없다’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장비 차이가 완전히 승부를 결정하진 않아도, 최상위권에서는 작은 안정감 하나가 점수와 부상 위험을 가를 수 있다.

방송이 보여준 건 가난 미화가 아니라 비대칭이었다. 누군가는 맞춤 장비와 전담 지원을 갖고 출발하고, 누군가는 가족의 부담과 개인의 버티기로 같은 점프대에 오른다. 그러니 50만 원 보드는 눈물 버튼으로 소비할 소재가 아니라, 왜 이런 재능이 더 일찍 더 안정적으로 지원받지 못했는지 묻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국내 훈련 환경 얘기에 괜히 마음이 걸렸다

전참시에서 더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훈련 환경이었다. 국내에 스노보드 빅에어와 슬로프스타일을 꾸준히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해외 전지훈련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방송에서는 일본 사이타마현 실내 연습장 훈련 모습도 나왔고, 가족이 감당해온 비용 이야기도 공개됐다. 1년에 억대 비용이 들어갔다는 말은 그냥 숫자로 들으면 크고, 부모 입장에서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힌다.

이 지점에서 황당한 비난이 생기는 게 참 묘하다. 선수와 가족이 고생담을 팔았다는 식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사실 유승은이 방송에서 보인 태도는 오히려 담백했다. 내향형 100%라고 말하며 어색해하는 모습, 올림픽보다 방송이 더 긴장된다고 웃는 장면, 친구이자 동료인 최가온 선수에게 존경을 표현하는 대목까지. 자기 서사를 과하게 키우기보다 ‘그냥 열심히 해왔다’는 쪽에 가까웠다.

예능으로 봐도 캐릭터가 꽤 좋았다

드라마·예능 리뷰어 입장에서 보자면, 이 회차의 재미는 유승은이라는 인물의 대비감에서 나왔다. 경기 영상에서는 공중에서 네 바퀴를 도는 선수가, 스튜디오에서는 낯을 가리고 말 한마디에 긴장한다. 이 간극이 좋았다. 강한 선수 서사와 평범한 고3 같은 분위기가 동시에 있어서,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붙게 된다.

특히 예능 제작진이 선수의 성과를 지나치게 영웅담으로만 밀어붙이지 않은 점도 괜찮았다. 물론 감동 포인트는 분명히 있었다. 엄마의 눈물, 장비 이야기, 훈련비 부담 같은 요소는 편집상 강하게 잡힐 수밖에 없다. 근데 그 안에서도 유승은 본인의 말투가 과열을 눌러줬다. 그래서 보는 사람 입장에선 ‘대단하다’와 ‘귀엽다’가 같이 온다. 스포츠 스타 예능 출연에서 꽤 좋은 조합이다.

비난보다 더 봐야 할 건 다음 무대다

나는 유승은을 둘러싼 일부 비난이 유독 황당하게 느껴진 이유가, 그 비난이 선수 개인에게 향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본다. 장비가 싸다, 지원이 부족하다, 가족 부담이 컸다, 국내 훈련 시설이 모자라다. 이건 선수가 해명할 사안이 아니라 시스템이 봐야 할 사안이다. 어린 선수가 메달을 땄는데도 ‘왜 그런 얘기를 하냐’고 묻는 건 순서가 조금 이상하다.

오히려 이번 방송은 유승은이라는 선수를 더 입체적으로 보게 만든 계기였다. 메달 하나로 갑자기 완성된 스타가 아니라, 아직도 성장 중인 선수. 빅에어와 슬로프스타일을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선수. 조용하지만 자기 종목에 대한 욕심은 분명한 선수. 그런 사람이 어쩌다 주목받은 게 아니라, 버티고 버텨서 주목받을 자리에 도착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감동 서사로만 소비하고 싶진 않다. 유승은이 다음 대회에서 더 좋은 장비, 더 좋은 훈련 환경, 더 적은 부담으로 점프대에 섰으면 한다. 그때는 ‘어떻게 이런 조건에서 메달을 땄나’가 아니라, ‘좋은 조건에서 어디까지 날아갈까’를 보는 쪽이 훨씬 신난다.

유승은 스노보드 황당 비난까지 보고 나니 더 아깝게 느껴진 전참시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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