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수종 모친상 소식에 퍼즐트립이 떠올랐다

지난해 예능 ‘퍼즐트립’을 볼 때 최수종이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다 말을 잇지 못하던 장면이 오래 남았다. 가족을 찾는 출연자의 사연을 지켜보던 중이라, 그의 눈물이 더 조용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배우 최수종 모친상 소식을 접했을 때 그 장면이 먼저 떠올랐다. 방송에서 본 짧은 순간으로 누군가의 슬픔을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번 소식은 조금 오래 마음에 머물렀다.
추석 당일 전해진 어머니의 별세
최수종의 어머니 이숙경 씨는 2026년 9월 25일,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추석 당일이었다. 연합뉴스 부고에 따르면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9월 29일 오전 8시에 진행됐다. 아내 하희라에게는 시모상이다.
날짜와 가족 관계처럼 확인된 사실은 분명히 전하는 게 맞다. 다만 명절에 겪은 이별이 유족에게 어떤 마음으로 남았을지까지 밖에서 헤아릴 수는 없다. 익숙한 배우의 이름이 기사 제목에 있어도, 그 안에는 한 가족의 장례가 있다. 그래서 관련 소식을 읽을수록 자극적인 표현보다 차분한 문장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즐트립에서 들었던 어머니 이야기
2025년 11월 방송된 MBN 예능 ‘퍼즐트립’은 해외 입양인들이 자신의 가족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방송을 보던 최수종은 어머니가 아파 요양병원에 계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누군가의 가족 이야기가 자기 삶의 한 장면을 건드린 듯했다. 당시에는 그저 마음이 쓰였는데, 모친상 소식을 알고 나니 그가 직접 꺼냈던 말이 다시 떠오른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사연 자체가 중요한 예능이라,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을 위해 만남의 결과는 적지 않겠다. 대신 내가 기억하는 관전 포인트는 화면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최수종이 울컥하는 순간에도 이야기를 서둘러 대신 설명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 솔직히 감정이 크게 올라오는 장면을 부담스러워하는 시청자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런 장면에서 잠깐 숨을 고르는 편인데, ‘퍼즐트립’에서는 그 잠깐의 침묵이 오래 기억났다.
드라마 속 얼굴과 예능 속 얼굴 사이
최수종을 드라마로 먼저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태조 왕건’이나 ‘대조영’, 비교적 최근의 ‘고려 거란 전쟁’을 떠올릴 것이다. 대하사극에서 그가 맡은 인물들은 대체로 큰 선택 앞에 선다. 목소리를 높여 사람을 이끌 때도 있고, 표정 하나로 버텨야 하는 순간도 있다. 그 단단한 인상에 익숙하다가 예능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고 나면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진다.
그렇다고 드라마 속 연기를 실제 성격의 증거처럼 읽고 싶지는 않다. 예능의 한 장면도 마찬가지다. 화면이 보여준 만큼만 기억하는 게 맞다. 다만 가족 이야기를 들을 때의 표정과 잠시 멈춘 목소리는 대본 속 인물과는 다른 모습으로 남았다. 작품을 정주행할 때는 역할에 집중하다가도, 가끔 이렇게 배우가 출연했던 다른 방송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 다시 본다면 눈길이 갈 장면
‘퍼즐트립’을 다시 본다면 나는 큰 사건보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게 될 것 같다. 가족을 찾는 여정은 누군가에게 반가움이지만, 기다려온 시간과 미처 하지 못한 말도 함께 따라온다. 방송이 그 감정을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출연자가 말을 멈출 때 함께 기다리는 장면에는 힘이 있다. 빠른 편집과 큰 반응을 좋아한다면 호흡이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사람의 이야기를 천천히 듣는 예능을 좋아한다면 마음에 남을 부분이 있다.
최수종의 어머니에 관한 방송 속 이야기를 지금의 소식에 맞춰 함부로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그때의 눈물은 그때의 마음으로 두고, 별세 소식 앞에서는 고인을 조용히 추모하는 게 맞겠다. 오래 봐온 배우라 가까운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가족의 슬픔은 결국 가족의 몫이다. 화면 밖에서 우리가 건넬 수 있는 마음도 그 거리를 지킬 때 더 진실하게 닿는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