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새 타운하우스 공개를 보고 집들이가 더 궁금해졌다

예능에서 누군가의 집이 공개되면 저도 모르게 소파보다 주방을 먼저 보게 된다. 그 집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가 주방에서 제일 빨리 드러나는 것 같아서다. 박세리의 새집이 나온 MBC ‘전지적 참견 시점’ 417회도 그랬다. 2026년 9월 26일 방송에서 최근 이사한 타운하우스가 공개됐는데, 집 구경으로 시작한 관심이 어느새 집들이 손님들에게 가 있었다. 집이 크고 근사한 건 물론이다. 그런데 이번 편에서 오래 남는 건 그 공간을 쓰는 박세리의 방식이었다.
아래에는 방송에 나온 공간과 집들이 준비를 이야기한다. 대화에서 나온 농담의 끝이나 이후 외출 장면은 자세히 옮기지 않을 테니, 처음 볼 때의 재미를 아끼고 싶은 사람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화이트 톤 거실보다 먼저 보인 생활감
새 타운하우스의 거실은 밝은 화이트 톤에 작품들이 놓여 있어 갤러리 같은 인상을 준다. 주방에는 식기가 넉넉하고, 1층과 2층에는 각각 테라스가 있다. 지하에는 큰 스크린을 둔 취미 공간과 음료를 채워 둔 공간까지 나온다. 화면이 층을 따라 움직일 때마다 볼거리가 하나씩 더 붙는 셈이다.
솔직히 처음엔 ‘리치 언니’ 집 구경의 재미가 제일 클 줄 알았다. 그런데 보다 보면 넓은 주방과 테라스가 누구와 무엇을 할 수 있는 공간인지가 더 궁금해진다. 손님을 부르고, 음식을 차리고, 함께 쉬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니까. 전시된 물건을 감상하는 느낌에서 벗어나 실제로 사람들이 모일 집이라는 감각이 생기는 지점이다.
반대로 미니멀한 집을 좋아한다면 취향이 갈릴 수 있다. 물건을 적게 둔 단정함보다는 좋아하는 것들을 넉넉히 채운 분위기에 가깝다. 저는 그 편이 박세리가 예능에서 보여준 시원시원한 성격과 잘 어울려서 재미있었다. 화면에 보인 넓이만으로 실제 평수나 집값을 짐작할 수는 없으니, 그런 숫자보다 공간을 어떻게 쓰는지에 눈이 갔다.
집들이 음식의 양보다 재미있는 이유
첫 집들이 준비는 예상대로 규모가 크다. MBC가 소개한 준비 목록만 봐도 과일 8박스에 갈비찜 20kg, 여러 부위의 소고기가 등장한다. 방송에는 잡채와 오징어 통찜, 음료를 담아 둔 커다란 아이스통도 나온다. 갈비찜 20kg이라는 숫자를 듣는 순간, 평범한 집들이 상차림을 떠올렸던 마음이 멈칫한다.
그런데 이 장면의 관전 포인트는 ‘얼마나 많이 샀나’에서 끝나지 않는다. 박세리는 찾아온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음식을 넉넉히 마련했다고 전한다. 운동하는 후배들에게 마음이 간다는 이야기도 덧붙는다. 선수 생활을 해본 사람이 후배를 챙길 때 밥 한 끼가 어떤 의미일지 생각하면, 푸짐한 상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물론 대용량 음식과 화려한 집들이가 모두에게 편안한 장면은 아닐 수 있다. 누군가는 보기만 해도 즐겁고, 누군가는 준비와 뒤처리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저도 잠깐 그쪽이었다. 그래도 이 편에서는 음식을 늘어놓은 규모와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함께 보여서, 과한 상차림이 단순한 자랑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새집을 보여주다가 사람 이야기가 되는 순간
‘전지적 참견 시점’이라는 프로그램을 생각하면 집 자체보다 사람 사이의 거리가 중요하다. 이번에도 카메라가 멋진 공간을 훑는 시간과 그 안에 사람들이 모이는 시간이 다른 재미를 준다. 공간 소개만 이어졌다면 금세 익숙한 연예인 집 구경이 됐을 텐데, 집들이가 시작되면서 박세리가 손님을 맞는 방식이 화면의 중심으로 온다.
함께 출연한 매니저들과의 관계를 보는 재미도 있다. MBC의 회차 안내에는 김혜린 팀장, 김선우 총괄 매니저, 구선호 매니저가 박세리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집들이 뒤에 이어지는 외출까지 보면, 이들이 단지 일정표 속 동행인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 보인다. 서로에게 익숙한 사람들이라서 나오는 편안한 말투와 분위기가 이 회차를 받쳐 준다.
집들이 자리에서는 박세리의 결혼 이야기도 나온다. 가벼운 농담처럼 오가지만, 큰 성취를 이룬 사람이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때 생기는 묘한 솔직함이 있다. 그 말이 어떻게 웃음으로 이어지는지는 방송에서 직접 듣는 편이 낫겠다. 집 구경이 목적이었던 시청자에게도 사람 이야기를 따라갈 이유가 생기는 대목이다.
이 회차를 본다면 어디에 시선을 둘까
집 내부만 빠르게 보고 싶다면 거실에서 테라스, 지하 취미 공간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가장 눈에 잘 들어온다. 반면 제가 더 재미있게 본 쪽은 주방과 집들이 장면이다. 과일 8박스나 갈비찜 20kg 같은 숫자에 먼저 놀랐다가, 그 음식을 누구와 나누려는지 듣게 되는 순서가 좋았다.
호화로운 집 공개를 기대했다면 볼거리는 충분하다. 다만 화려한 인테리어의 세부 정보나 부동산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방송의 초점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이 회차는 집의 가격표를 보여주기보다 박세리가 새 공간에서 손님을 맞는 모습을 오래 비춘다. 저는 그 덕에 테라스의 풍경보다 북적이는 집들이 상이 더 선명하게 남았다. 다음에 이 집이 다시 화면에 나온다면, 또 누가 와서 함께 밥을 먹을지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