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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 무대 클립을 몰아봤더니, 향기 콘셉트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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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 무대 클립을 몰아봤더니, 향기 콘셉트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얼마 전 예능 클립을 보다가 알고리즘이 리센느 무대 영상을 줄줄이 밀어줬는데, 처음엔 그냥 신인 걸그룹 무대 하나 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몇 개를 이어서 보니 이 팀은 첫인상이 꽤 선명했다. 화려하게 밀어붙이기보다, 노래와 표정 사이에 살짝 여백을 남기는 쪽에 가깝다. 드라마로 치면 사건을 크게 터뜨리는 1화보다, 인물 분위기로 시선을 붙잡는 작품 같은 느낌이었다.

리센느는 THE MUZE 엔터테인먼트에서 2024년 3월 26일 싱글 앨범 Re:Scene으로 데뷔한 5인조 걸그룹이다. 멤버는 원이, 리브, 미나미, 메이, 제나로 구성되어 있고, 팀명에는 다시 떠오르는 장면과 향기라는 이미지가 같이 들어가 있다. 이 설정이 단순한 소개 문구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게 흥미로웠다. 무대 색감, 곡 제목, 안무의 잔상까지 전반적으로 ‘강한 한 방’보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노리는 쪽이다.

처음 볼 때는 비주얼보다 분위기가 먼저 들어온다

리센느 무대를 처음 보면 멤버 개인의 존재감도 보이지만, 팀 전체의 결이 먼저 잡힌다. 특히 YOYO와 UhUh 쪽은 신인 특유의 힘이 있으면서도 과하게 센 척하지 않는다. 보통 데뷔 초 걸그룹은 콘셉트를 각인시키려고 표정, 의상, 안무를 꽉 채우는 경우가 많은데, 리센느는 살짝 덜어낸 부분이 있다. 그래서 첫 감상은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솔직히 나도 첫 무대만 봤을 땐 ‘조금 더 터져도 되지 않나’ 싶었다.

근데 두세 번 이어서 보면 장점이 다르게 보인다. 멤버들이 카메라를 대하는 방식이 꽤 차분하고, 안무 동선도 누가 튀기 위해 밀고 나오는 느낌보다는 장면을 나눠 갖는 느낌이다. 드라마 앙상블로 치면 주인공 한 명에게 모든 감정을 몰아주기보다, 조연까지 온도를 맞춰서 세계관을 만드는 방식에 가깝다.

곡 흐름은 신인치고 꽤 일관적이다

리센느의 초반 곡들을 이어서 들으면 ‘향기’라는 콘셉트를 꽤 성실하게 끌고 간다는 인상을 받는다. 데뷔 전 선공개곡 YOYO, 데뷔 타이틀 UhUh, 이후 Scenedrome과 Love Attack, Glow Up으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청량함과 몽환적인 질감이 반복된다. 물론 매번 같은 톤만 있는 건 아니다. Love Attack은 좀 더 직관적으로 귀에 걸리고, Glow Up은 제목처럼 무대 에너지를 전면에 꺼내는 편이다.

여기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강렬한 훅, 압도적인 고음, 한 번에 밈처럼 퍼지는 포인트 안무를 기대하면 리센느가 조금 얌전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요즘 너무 자극적인 무대가 피곤했던 사람이라면 이 팀의 부드러운 색이 편하게 들어온다. 나는 후자에 가까웠다. 예능으로 치면 큰 소리로 웃기는 출연자보다, 회차가 쌓일수록 말맛이 살아나는 출연자를 보는 기분이었다.

멤버별 관전 포인트도 은근히 나뉜다

원이, 리브, 미나미, 메이, 제나는 아직 대중적으로 캐릭터가 완전히 굳어진 단계는 아니지만, 무대 클립을 몰아보면 각자 맡는 온도가 다르다. 원이는 팀의 중심을 잡는 안정감이 있고, 리브는 표정 전환에서 눈에 남는 순간이 있다. 미나미는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친 이력이 있어서인지 카메라 앞에서의 긴장감이 덜해 보인다. 메이와 제나는 풋풋함이 장점인데, 이 풋풋함이 단순히 어리다는 의미로만 소비되지 않으면 더 좋아질 것 같다.

  • 처음 입문한다면 YOYO와 UhUh 무대를 먼저 보는 편이 흐름을 잡기 쉽다.
  • 팀 색이 궁금하면 Love Attack 무대가 꽤 좋은 진입점이다.
  • 멤버별 매력을 보고 싶다면 음악방송 직캠을 섞어서 보는 게 훨씬 잘 보인다.
  • 강한 퍼포먼스보다 분위기형 걸그룹을 좋아한다면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

예능감은 아직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드라마·예능 리뷰어 입장에서 보자면, 리센느는 무대보다 예능 쪽에서 아직 보여줄 게 더 남아 있는 팀처럼 보인다. 신인 그룹이 예능에서 바로 캐릭터를 잡기는 어렵다. 말 한마디, 리액션 하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팀 분위기가 차분할수록 초반엔 존재감이 작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건 단점만은 아니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과정을 콘텐츠로 보여주기 좋다.

요즘 아이돌 콘텐츠는 무대만큼 자체 예능과 숏폼이 중요하다. 리센느가 가진 부드러운 이미지라면 억지 텐션을 만들기보다, 멤버들끼리 취향이 갈리는 순간이나 연습실 비하인드, 무대 준비 과정 같은 쪽이 더 잘 맞아 보인다. 대놓고 웃기려는 구성보다 ‘보다 보니 귀엽네’라는 반응을 쌓는 편이 이 팀 색과도 어울린다.

내 취향에는 어디까지 맞았나

솔직히 리센느가 모든 사람에게 바로 꽂히는 팀은 아닐 수 있다. 첫 10초에 승부를 보는 타입은 아니고, 무대가 폭발적으로 뜨거운 편도 아니다. 대신 곡을 몇 번 더 듣고, 무대 표정을 다시 보고, 멤버별 직캠을 하나씩 넘기다 보면 잔상이 남는다. 그 잔상이 팀명과 잘 맞는다. 향기라는 콘셉트가 말로만 있는 게 아니라, 감상 방식에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

나는 리센느를 ‘지금 당장 완성형’이라기보다 ‘방향이 분명한 신인’으로 봤다. 그래서 다음 활동이 중요해 보인다. 너무 무난하게만 가면 묻힐 수 있고, 반대로 갑자기 센 콘셉트로 틀면 지금까지 쌓은 분위기가 흐려질 수 있다. 지금의 몽환적이고 산뜻한 결을 유지하면서도 무대에서 기억나는 장면 하나를 더 강하게 만들면, 리센느는 꽤 오래 챙겨보게 될 팀이 될 것 같다.

리센느 무대 클립을 몰아봤더니, 향기 콘셉트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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