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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백화점 부산, 텍스트를 장바구니에 담는 전시라니 궁금해서 찾아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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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백화점 부산, 텍스트를 장바구니에 담는 전시라니 궁금해서 찾아본 후기

요즘 예능을 보다 보면 출연자 취향을 전시처럼 펼쳐놓는 장면이 꽤 자주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저 사람의 책장이나 플레이리스트를 통째로 구경하면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울트라백화점 부산 : 텍스트 쇼핑 클럽’이라는 이름을 봤을 때 먼저 반응한 건 전시 덕후보다 정주행 리뷰어 쪽 감각이었어요. 백화점인데 물건보다 텍스트를 고르고, 쇼핑인데 결과물이 나만의 책이 된다니, 이건 거의 관찰 예능의 오프라인 버전처럼 느껴졌거든요.

부산 영도 피아크에서 열리는 텍스트 쇼핑 클럽

공개된 정보 기준으로 울트라백화점 부산은 2026년 7월 17일부터 11월 1일까지 부산 영도구 피아크(P.ARK)에서 진행됩니다. 기획은 어반플레이가 맡았고, 서울에서 선보였던 시즌1 ‘하이퍼 알고리즘’, 시즌2 ‘포스트 서브컬처’ 다음으로 이어지는 첫 지역 프로젝트라고 해요. 일간스포츠 보도에서는 서울 시즌 누적 관람객이 10만 명이었다고 소개됐는데, 숫자만 보면 이미 취향 기반 전시로는 꽤 검증된 시리즈에 가깝습니다.

이번 부산 편의 부제는 ‘텍스트 쇼핑 클럽’입니다. 이름 그대로 전시장 곳곳에서 텍스트 콘텐츠를 고르고 모으는 방식이에요. 그냥 벽에 걸린 글을 읽고 지나가는 전시라기보다, 장바구니를 들고 매장을 도는 것처럼 내가 끌리는 문장, 브랜드의 서사, 창작자의 이야기를 골라 담는 구성이 핵심으로 보입니다. 드라마로 치면 시청자가 고정된 회차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여러 인물의 에피소드를 직접 편집해 자기만의 스페셜 에피소드를 만드는 느낌이랄까요.

관전 포인트는 ‘읽는 전시’보다 ‘고르는 전시’

제가 이 전시에서 제일 궁금한 지점은 ‘텍스트 쇼핑’이라는 말이 얼마나 실제 체험으로 살아나는가입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공간은 ‘인사이트 시식코너’, ‘크리에이터 문화센터’, ‘비사이드 레코즈’, ‘리딩 스퀘어’ 등으로 나뉩니다. 이름만 보면 백화점 식품관, 문화센터, 음반 매장, 서점의 문법을 전시 언어로 비튼 구조예요. 이 부분이 잘 맞으면 꽤 재밌고, 반대로 설명이 과하면 약간 콘셉트가 앞서는 전시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드라마나 예능을 볼 때도 그렇잖아요. 설정이 독특해도 결국 시청자가 붙잡히는 건 장면의 밀도입니다. 울트라백화점 부산도 마찬가지로, “텍스트를 쇼핑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보다 각 코너에서 내가 진짜로 멈춰 서고 싶은 문장을 만나는지가 중요해 보여요. 참여형 전시는 사진 찍을 거리만 많으면 금방 피로해지는데, 이 전시는 ‘읽을거리’와 ‘가져갈 결과물’이 중심이라 체류 시간이 꽤 길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70여 팀 크리에이터 라인업이 만드는 취향의 폭

라인업도 꽤 넓게 잡혀 있습니다. 음악, 매거진, 독립출판, 일러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 70여 팀이 참여한다고 알려졌고, 루시(LUCY), 데이브레이크, 옥상달빛, 김퇴사, 롱블랙, 헤이팝, 닷슬래시대시 같은 이름이 언급됐습니다. 여기에 사계절출판사, 길벗어린이 등 출판과 아동 콘텐츠 쪽도 함께 들어간다고 하니, 특정 팬덤만 겨냥한 행사는 아닌 듯해요.

이 구성이 흥미로운 건 취향의 진입로가 여러 개라는 점입니다.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뮤지션의 언어에서 시작할 수 있고, 일하는 방식이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매거진과 브랜드 서사 쪽에 더 오래 머물 수 있겠죠. 아이와 함께 가는 관람객에게는 아동 출판 콘텐츠가 숨통을 틔워줄 수도 있고요. 솔직히 이런 폭넓은 구성은 장점이면서 동시에 리스크입니다. 너무 많은 이름이 한 공간에 들어오면 산만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동선과 편집감이 이 전시의 체감 만족도를 꽤 좌우할 것 같습니다.

나만의 책을 만든다는 점은 확실히 강하다

울트라백화점 부산에서 가장 확실한 한 방은 ‘울트라 바인딩 클럽’으로 보입니다. 관람객이 전시에서 수집한 지류 콘텐츠를 직접 편집하고 즉석 제본 서비스로 자기만의 책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요. 요즘 전시 관람 후에 남는 게 사진 몇 장뿐인 경우가 많은데, 이건 물성 있는 결과물이 생긴다는 점에서 꽤 다릅니다.

예능으로 비유하면 미션을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마지막에 출연자별 편집본을 받아 나오는 느낌입니다. 내가 어떤 텍스트를 골랐는지, 어떤 순서로 묶었는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니까요. 같은 전시를 봐도 친구와 내가 전혀 다른 책을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건 참여형 전시로서 꽤 매력적입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일반권 기준 티켓은 2만 원으로 소개됐는데, 제본 경험까지 포함해 체류 시간이 충분하다면 납득 가능한 가격대로 보입니다. 다만 현장 프로그램의 세부 운영이나 대기 시간에 따라 체감은 달라질 수 있겠어요.

이런 사람에게 특히 잘 맞을 듯한 전시

  • 드라마 대사, 예능 자막, 인터뷰 문장처럼 ‘말맛’ 있는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
  • 서점, 독립출판 마켓, 브랜드 팝업을 천천히 구경하는 편인 사람
  • 부산 영도 피아크에 들르면서 전시와 카페, 바다 쪽 동선을 같이 잡고 싶은 사람
  • 사진만 찍는 전시보다 손에 남는 결과물이 있는 체험을 선호하는 사람

반대로 빠르게 보고 나오는 전시를 좋아하거나, 텍스트를 오래 읽는 관람 방식이 피곤한 사람에게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름은 백화점이지만 실제 만족 포인트는 쇼핑의 화려함보다 읽고 고르고 엮는 과정에 가까워 보여요. 저는 이 지점이 오히려 좋습니다. 자극적인 장면을 몰아치는 콘텐츠가 많아진 시기에, 내가 고른 문장으로 한 권을 만드는 전시는 조금 느리지만 오래 남는 쪽에 가깝거든요. 부산 여행 코스에 넣는다면 “인증샷용 한 곳”보다는 취향을 테스트하는 반나절 코스로 잡는 편이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참고한 공개 정보: 한국일보 2026년 7월 13일 보도(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mp/A2026071014080000297), 일간스포츠 2026년 7월 13일 보도(https://news.nate.com/view/20260713n05161), 뉴시스 2026년 7월 16일 보도(https://m.news.nate.com/view/20260716n3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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