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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잇 김나라 무대 따라가봤더니, 작은 체구보다 크게 남은 스타일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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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잇 김나라 무대 따라가봤더니, 작은 체구보다 크게 남은 스타일의 태도

처음엔 조용한 참가자인 줄 알았는데

요즘 패션 서바이벌을 보다 보면 옷보다 사람이 먼저 보일 때가 있다. tvN 예능 '킬잇 : 스타일 크리에이터 대전쟁'에서 김나라가 딱 그랬다. 처음엔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군이 주는 안정감이 먼저 들어왔는데, 몇 회를 이어서 보니 이 참가자는 안정적인 사람이라기보다 순간 판단이 빠른 쪽에 더 가까웠다.

'킬잇'은 100인의 잇걸이 K패션 크리에이터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장윤주, 이종원, 연준, 차정원, 신현지 같은 멘토 라인업도 화려하고, 참가자들의 SNS 존재감도 꽤 크다. 그래서 초반엔 누가 더 유명한가, 누가 더 화면 장악력이 좋은가 쪽으로 시선이 가기 쉽다. 그런데 김나라는 그 흐름 안에서 자기 이름을 남기는 방식이 조금 달랐다. 화려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이 상황에서 내가 뭘 버릴 수 있지?'를 보여주는 타입이었다.

블랙 블레이저 미션에서 터진 진짜 승부감

김나라 이야기를 할 때 빠지기 어려운 장면은 역시 2라운드 1:1 데스매치다. 공통 아이템으로 블랙 블레이저를 골랐는데, 막상 실물을 보니 예상보다 사이즈가 컸고 상대 캐리어에서도 딱 맞는 아이템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서바이벌에서 이런 순간은 꽤 잔인하다. 옷 하나가 어긋나면 전체 룩이 흔들리고, 화면에서는 그 불안이 바로 보인다.

근데 김나라는 여기서 삭발이라는 선택을 한다. 이게 그냥 센 그림을 위한 이벤트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스타일리스트로서의 계산이 보였다. 큰 블레이저가 주는 부피감, 검은색이 가진 무게감, 헤어가 사라지면서 드러나는 얼굴선과 목선까지 한 번에 다시 설계한 느낌이었다. 목에 두른 블랙 초커를 검정 테이프로 연출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비싼 아이템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한된 조건을 룩의 언어로 바꿔버린 셈이다.

결과도 꽤 강했다. 박시연과의 대결에서 10배 표 차이로 승리했다는 건 단순히 파격이 먹혔다는 말로 끝내기 어렵다. 관객이 본 건 삭발 자체가 아니라, 위기를 자기 서사로 바꾸는 속도였다고 본다. 서바이벌 예능에서 이런 순간은 참가자의 캐릭터를 단숨에 굳힌다.

김나라가 호불호 갈릴 수 있는 지점

솔직히 김나라 스타일이 모두에게 편하게 다가오는 타입은 아니다. 강한 선택을 할수록 보는 사람도 갈린다. 누군가는 멋있다고 느끼고, 누군가는 너무 극단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패션 서바이벌에서는 '입고 싶은 룩'과 '기억나는 룩'이 늘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김나라의 장점은 후자에 더 가깝다.

  • 장점: 제한된 아이템을 빠르게 해석하고, 무대에서 기억될 만한 장면을 만든다.
  • 아쉬운 점: 강한 비주얼 선택이 반복되면 섬세한 스타일링보다 사건성이 먼저 보일 위험이 있다.
  • 관전 포인트: 다음 미션에서도 과감함이 아닌 완성도로 설득할 수 있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그래도 나는 이 호불호가 오히려 참가자에게 나쁘지 않다고 본다. 서바이벌에서 가장 애매한 건 무난함이다. 예쁘고 깔끔한데 지나고 나면 생각 안 나는 룩보다, 논쟁이 생기더라도 자기 이름을 남기는 쪽이 훨씬 유리할 때가 많다. 김나라는 그걸 본능적으로 아는 참가자처럼 보인다.

민낯 미션에서 보인 또 다른 얼굴

후반부로 갈수록 김나라의 흥미로운 지점은 스타일을 덜어냈을 때 더 잘 보인다. 11회에서는 파이널 라운드 진출을 앞두고 생존한 8인이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지우고 프로필 촬영에 나서는 미션이 등장했다. 패션을 무기로 싸워온 사람들에게 민낯과 애슬레저룩만 남긴다는 건 생각보다 큰 압박이다.

김나라는 그 안에서 최단신이라는 콤플렉스를 드러낸다. 피지컬 좋은 참가자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기분을 말하는 장면은, 앞서 삭발까지 감행했던 이미지와 묘하게 대비된다. 강해 보였던 사람이 사실은 계속 비교 속에 있었고, 그 비교를 스타일로 돌파해온 사람이라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이 대목이 좋았던 건 프로그램이 단순히 '누가 옷을 잘 입나'로만 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패션은 결국 몸과 태도에서 출발한다. 김나라가 보여준 강한 스타일링도 결국 콤플렉스를 숨기는 장치가 아니라, 자기 몸을 다르게 읽어내는 방식에 가까웠다.

정주행할 때 김나라를 보는 재미

'킬잇'을 김나라 중심으로 따라가면 장면의 감도가 조금 달라진다. 그냥 참가자 한 명의 생존 여부를 보는 게 아니라, 스타일리스트가 자기 자신을 소재로 삼는 과정을 보게 된다. 특히 블랙 블레이저 미션은 초반부만 가볍게 보던 사람도 다시 돌려보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개인적으로 김나라의 매력은 완벽함보다 반응 속도에 있다고 느꼈다. 불리한 조건을 만났을 때 주저앉는 대신 판을 새로 짜고, 그 선택을 무대 위에서 밀어붙인다. 물론 매번 그런 선택이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김나라가 계속 궁금해지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다음엔 무엇을 입을까보다, 다음 위기에서는 자신을 어떻게 바꿔 보여줄까가 더 궁금해지는 참가자다.

킬잇 김나라 무대 따라가봤더니, 작은 체구보다 크게 남은 스타일의 태도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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