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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준 버스킹 멤버 박경구 별세 소식 듣고 다시 노래를 들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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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준 버스킹 멤버 박경구 별세 소식 듣고 다시 노래를 들어봤더니

갑자기 다시 들리기 시작한 이름, 박경구

얼마 전 장범준 노래를 틀어놓고 일을 하다가, 댓글창에서 박경구라는 이름이 유난히 많이 보이더라고요. 처음엔 오래된 버스커버스커 팬들끼리 추억을 나누는 흐름인가 했는데, 2026년 2월 7일 유족이 SNS를 통해 부고를 전했고 박경구가 향년 38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고, 2월 9일 발인이 엄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이 더 먹먹하게 다가온 건 박경구가 단순히 ‘장범준 주변 인물’로만 설명될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장범준과 함께 버스킹하던 원년 멤버로 알려져 있고, 밴드 얼지니티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동했습니다. 버스커버스커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 거리에서 노래하고 합을 맞추던 시절의 공기를 함께 만든 사람이었죠.

버스커버스커 초창기 색깔에 남은 흔적

버스커버스커를 떠올리면 대부분 장범준의 목소리, 봄 감성, 쉬운 멜로디를 먼저 말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 안에는 여러 사람이 같이 만든 초창기 호흡이 남아 있습니다. 박경구는 장범준 1집 수록곡인 ‘어려운 여자’, ‘사랑이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 ‘신풍역 2번출구 블루스’, ‘낙엽 엔딩’ 등의 작사·작곡·편곡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곡들을 다시 들으면 공통점이 있어요. 멜로디는 쉽게 들어오는데, 감정은 은근히 삐딱하고 현실적입니다. 아주 세련되게 포장한 사랑 노래라기보다, 동네 술집 테이블에서 방금 꺼낸 말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이 장범준 음악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는데, 박경구라는 동료의 손길을 알고 나니 그 질감이 조금 다르게 들렸습니다.

  • ‘어려운 여자’는 투박한 고백의 민망함이 살아 있는 곡입니다.
  • ‘신풍역 2번출구 블루스’는 장소명이 주는 생활감이 강하게 남습니다.
  • ‘홍대와 건대 사이’는 도시의 거리감과 관계의 애매함이 잘 붙어 있습니다.

장범준의 추모 영상이 유독 조용하게 느껴진 이유

장범준은 부고가 알려진 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박경구 Best Live Clip’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화려한 말보다 음악으로 마음을 전한 방식이라 더 오래 남았습니다. 장범준을 오래 본 팬들이라면 알겠지만, 그는 감정을 길게 설명하기보다 노래 한 곡으로 툭 던지는 쪽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특히 지난해 3월 장범준 4집 ‘찌질의 역사’ 발매 당시 남겼던 ‘경구의 건강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도 다시 언급됐습니다. 당시에는 지나가듯 읽혔을 문장이, 부고 이후에는 전혀 다른 무게로 돌아온 셈입니다. 이런 순간은 팬들에게도 참 이상합니다. 음악을 좋아해서 따라가던 사람이, 어느새 누군가의 삶과 우정까지 함께 떠올리게 되니까요.

이 소식을 다룰 때 조심스러운 지점

솔직히 이런 부고성 글은 쓰는 입장에서도 조심스럽습니다. 특히 사인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을 붙이지 않는 게 맞습니다. 팬 입장에서는 궁금한 마음이 생길 수 있지만, 고인과 유족에게 남겨진 시간을 생각하면 선을 지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박경구 별세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기사 제목을 여러 개 훑는 것보다, 그가 참여한 곡들을 다시 듣는 것이었습니다. 이름이 갑자기 검색어처럼 소비되는 것보다, 실제로 남긴 음악을 듣는 쪽이 훨씬 그 사람을 제대로 떠올리는 방식 같았거든요.

다시 들으면 좋은 곡들

  • 장범준 1집 수록곡 중 박경구가 참여한 곡들
  • ‘홍대와 건대 사이’처럼 원작자로 알려진 곡
  • 장범준 유튜브에 올라온 박경구 관련 라이브 클립

팬들이 기억하는 건 결국 같이 만든 시간

박경구라는 이름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람도 있을 겁니다. 반대로 버스커버스커 초기 영상과 거리 공연을 찾아보던 팬들에게는 꽤 익숙한 이름이었을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든 이번 소식이 남긴 감정은 비슷해 보입니다. ‘아, 내가 좋아했던 노래 뒤에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하는 뒤늦은 발견입니다.

드라마나 예능을 볼 때도 저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화면 앞에 선 주인공만 기억하기 쉽지만, 오래 남는 장면은 주변 인물들의 합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도 비슷하더라고요. 장범준의 노래가 많은 사람에게 계절처럼 남을 수 있었던 데에는 함께 걷고, 치고, 부르고, 고친 동료들의 시간이 있었을 겁니다.

박경구의 별세 소식은 안타깝지만, 그가 남긴 이름을 부고 기사 한 줄로만 지나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장범준 초기 곡들을 다시 들으니, 예전보다 덜 가볍고 더 사람 냄새 나게 들렸습니다. 아마 당분간 ‘홍대와 건대 사이’를 들을 때마다, 그 노래 뒤쪽에 있던 한 사람의 자리가 같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장범준 버스킹 멤버 박경구 별세 소식 듣고 다시 노래를 들어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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