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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뮤직페스티벌 라인업을 보니 하루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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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뮤직페스티벌 라인업을 보니 하루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지난 주말 서울뮤직페스티벌 소식을 보다 출연진 명단에서 한참 멈췄다. 폴킴과 권진아 옆에 추다혜차지스와 김창완밴드라니. 한 장르로 분위기를 쭉 밀고 가는 공연보다 장면마다 온도가 달라지는 드라마에 가까운 구성처럼 보였다. 드라마를 정주행할 때도 초반의 잔잔한 대사가 후반의 큰 장면을 더 오래 남게 하잖나. 이번 라인업은 그런 흐름을 떠올리게 했다.

올해는 노들섬에서 하루 동안 열렸다

2026 서울뮤직페스티벌은 10월 24일 토요일 노들섬에서 열렸다. 서울시 행사 안내에 따르면 전체 운영 시간은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였고, 본 공연은 오후 5시부터 시작하는 일정이었다. 지난해에는 11월 1일부터 이틀간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됐으니, 올해는 날짜도 장소도 달라진 셈이다. 작년 정보를 기억하고 노들섬 대신 문화비축기지로 향할 뻔했다면 충분히 헷갈렸을 변화다.

장소가 노들섬이라는 점도 공연의 인상을 바꾼다. 야외에서 한강을 가까이 두고 듣는 음악은 실내 공연장과 감상이 다르다. 해가 남아 있을 때 시작해 어두워진 뒤까지 이어지는 시간표라, 같은 무대라도 빛과 공기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졌을 법하다. 다만 이건 장소와 일정에서 떠올린 감상이다. 현장에 직접 다녀온 후기처럼 관객 반응이나 실제 무대 장면을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폴킴부터 김창완밴드까지, 라인업의 폭이 재미있다

서울시가 안내한 올해 출연진은 폴킴, 권진아, 옥상달빛, 너드커넥션, 추다혜차지스, 김창완밴드다. 이름만 놓고 봐도 목소리를 가까이 듣고 싶은 싱어송라이터부터 밴드 사운드에 몸을 맡기고 싶은 팀까지 폭이 넓다. 저는 이런 구성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가수 한 명을 보러 갔다가 예상 밖의 팀에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이 페스티벌의 묘미라고 생각해서다.

폴킴과 권진아, 옥상달빛 쪽에서 기대하는 건 노래가 건네는 이야기다. 세 팀 모두 같은 색이라고 묶기에는 각자의 결이 뚜렷하지만, 가사를 따라가며 듣고 싶은 이름들이다. 반대로 너드커넥션과 추다혜차지스, 김창완밴드는 무대 전체의 에너지를 기대하게 한다. 특히 추다혜차지스가 포함된 점이 반갑다. 익숙한 이름만 나열했다면 편하게 즐기고 끝났을 텐데, 낯선 소리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니까.

물론 호불호가 갈릴 지점도 있다. 한 가수의 무대를 길게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장르가 여러 번 바뀌는 구성이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저처럼 예능에서도 출연자 조합이 만들어 내는 예상 밖의 흐름을 좋아한다면, 서로 다른 음악이 이어지는 편이 더 흥미롭다. 공식 출연진 명단만으로 실제 공연 순서나 특별한 협업 무대를 상상해 사실처럼 말할 수는 없지만, 조합 자체가 주는 기대감은 분명하다.

본 공연 전에도 음악을 즐길 거리가 있었다

서울시 안내에는 낮 시간 프로그램으로 음반 전시와 청음 공간, 노래방, 버스킹, 토크쇼가 소개됐다. 공연이 시작할 때 맞춰 들어가는 방식과는 다른 하루다. 낮에 들은 음악이나 토크의 한마디가 저녁 무대를 보는 눈을 조금 바꿀 수도 있다. 정주행을 시작하기 전에 등장인물의 짧은 인터뷰를 보는 기분이랄까. 저는 이런 주변 프로그램이 있으면 무대를 기다리는 시간도 축제의 일부가 된다고 느낀다.

다만 관람 방식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올해 메인 공연은 무료였지만 사전 예매가 필요한 방식으로 안내됐고, 낮의 부대 프로그램은 현장 참여로 소개됐다. 무료라는 말만 보고 모든 구역에 바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쉬울 수 있는 구조다. 앞으로 이 축제를 찾는다면 해당 연도의 예매 방식과 행사장을 따로 확인하는 게 좋겠다. 지난해와 올해만 비교해도 일정과 장소가 달랐으니까.

내 취향에는 ‘새로운 팀을 만나는 하루’에 가깝다

이번 서울뮤직페스티벌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본 건 유명 가수의 숫자보다 라인업 사이의 거리다. 서정적인 노래를 듣다가 밴드의 밀도 높은 소리로 넘어가는 변화는 호불호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한 편의 드라마도 잔잔한 장면만 계속되면 기억에 남는 순간이 줄어든다. 서로 다른 팀이 한자리에 있는 이유를 관객 각자가 찾아보게 만드는 구성이 저는 재미있다.

누군가에게는 폴킴의 노래가 그날을 기억하는 장면일 테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처음 들은 팀의 소리가 오래 남았을 것이다. 저는 아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즐거움과 모르는 음악 앞에서 잠깐 귀를 세우는 즐거움이 함께 있는 축제를 좋아한다. 올해 출연진 명단을 보고도 그 두 마음이 동시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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