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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OST까지 듣고 나니 장면들이 다시 보였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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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OST까지 듣고 나니 장면들이 다시 보였던 후기

얼마 전 밤에 한 회만 보려고 틀었다가, 결국 OST 플레이리스트까지 이어서 듣고 잤습니다.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제목부터 꽤 세죠. 사실 처음엔 너무 노골적인 문장 아닌가 싶었는데, 몇 회 지나고 나면 이 제목이 캐릭터들을 꽤 정확하게 붙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잘난 사람들 사이에서 나만 뒤처진 것 같은 기분,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계속 비교하는 마음, 그런 것들이 드라마 안에서 꽤 현실적으로 눌려 있습니다.

제목이 먼저 마음을 긁는 드라마

이 작품의 가장 큰 힘은 거창한 사건보다 감정의 밀도에 있습니다. 주인공이 갑자기 인생 역전을 하거나, 모든 상처가 한 번에 풀리는 방식은 아닙니다. 대신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 누군가의 평범한 말 한마디가 왜 오래 남는지 쪽으로 카메라가 가까이 붙습니다.

구교환, 고윤정, 오정세 조합도 꽤 흥미롭습니다. 세 배우 모두 감정을 크게 폭발시키기보다, 말끝이나 눈빛으로 미묘한 균열을 보여주는 데 강점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 드라마는 대사만 듣기보다 표정까지 같이 봐야 재미가 살아납니다. 특히 아무렇지 않은 농담처럼 지나가는 장면 안에 인물의 콤플렉스가 툭 묻어날 때가 많습니다.

스포 없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스포를 피해서 말하자면, 이 드라마는 누가 악인이고 누가 피해자인지를 단순하게 나누지 않습니다. 각자 자기만의 열등감과 방어기제를 들고 나오는데, 그게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답답합니다. 솔직히 어떤 인물은 보면서 “왜 저렇게까지 말하지?” 싶은 순간도 있습니다. 그런데 몇 장면 뒤에 그 사람이 왜 그런 식으로 버티는지 보이면, 미워하기만은 어렵더라고요.

  • 비교와 자책을 다루지만 과하게 우울하게만 끌고 가지 않습니다.
  • 대사보다 침묵이 더 크게 들리는 장면이 꽤 많습니다.
  • 로맨스나 관계성은 달달함보다 위로와 불편함이 섞인 쪽에 가깝습니다.
  • 초반 템포는 잔잔하지만, 인물 감정선을 따라가면 몰입도가 올라갑니다.

취향을 좀 탈 수 있는 지점도 있습니다. 빠른 전개, 강한 사건, 매회 반전을 기대하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반대로 인물들이 왜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따라가는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꽤 오래 곱씹게 됩니다. 저는 후자 쪽이라, 한 회 보고 바로 다음 회로 넘어가는 힘이 있었습니다.

OST가 감정을 과하게 밀지 않아서 좋았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OST는 드라마의 분위기와 제법 잘 맞습니다. 벅스에 공개된 OST Special은 2026년 5월 24일 발매됐고, 전체 수록곡이 81트랙으로 꽤 풍성합니다. 보컬곡만 놓고 봐도 김민석의 <내가 있을게>, LUCY의 , 태연의 <조각>, 서영주의 <나란한 밤>, 최유리의 <바람이 참 좋은 날에>, 데이먼스 이어의 , 폴킴의 <괜찮을거예요> 같은 이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개인적으로는 OST가 장면을 너무 설명하려 들지 않는 점이 좋았습니다. 요즘 드라마 OST 중에는 감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노래가 먼저 울컥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은 비교적 절제된 편입니다. 특히 <조각>이나 <나란한 밤>처럼 쓸쓸한 결을 가진 곡들은 인물의 마음을 대신 울리는 느낌보다, 이미 지나간 장면에 잔향을 남기는 쪽에 가깝습니다.

귀에 오래 남은 곡들

김민석의 <내가 있을게>는 제목처럼 직접적인 위로의 결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멜로디가 너무 밝게만 흐르지 않아서, 오히려 이 드라마의 불안한 마음들과 잘 붙습니다. LUCY의 는 상대적으로 숨통을 틔워주는 곡입니다. 분위기가 처질 때 살짝 빛을 넣어주는 역할을 해서, 플레이리스트로 따로 들어도 부담이 덜합니다.

태연의 <조각>은 이름부터 드라마와 잘 맞습니다. 인물들이 완성된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쓰지만 사실은 다들 조각난 채로 버티고 있다는 느낌이 있거든요. 폴킴의 <괜찮을거예요>는 대놓고 위로하는 제목인데도, 이상하게 쉽게 낙관하지 않는 느낌이 남습니다. “다 괜찮아질 거야”라고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 괜찮지 않아도 옆에 있어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드라마가 잘 맞을 사람과 아닐 사람

이 작품은 피곤한 하루 끝에 큰 자극 없이 감정선을 따라가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직장, 관계, 비교, 자기혐오 같은 단어에 조금이라도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장면 몇 개는 꽤 세게 들어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분 전환용으로 가볍게 웃고 넘길 드라마를 찾는다면 살짝 무겁게 느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이 드라마가 “너는 소중해” 같은 문장을 쉽게 던지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대신 사람은 왜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게 되는지,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인지 보여줍니다. OST도 그 태도를 따라갑니다. 크게 울라고 등을 떠미는 음악이 아니라, 이미 울컥한 마음 옆에 조용히 앉는 음악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를 다 보고 나면, 특정 장면보다 어떤 감각이 남습니다. 나만 이렇게 비교하고 흔들리는 건 아니구나 싶은 감각이요. 솔직히 제목은 길고 무겁지만, 끝까지 따라가면 그 무게가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OST까지 이어서 들으면 인물들이 삼키던 말들이 조금 더 또렷하게 들리는 작품이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OST까지 듣고 나니 장면들이 다시 보였던 후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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