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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시마 미카 노래를 다시 틀어봤더니, 드라마 한 편 본 것처럼 남는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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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시마 미카 노래를 다시 틀어봤더니, 드라마 한 편 본 것처럼 남는 장면들

얼마 전 밤에 예전 일본 드라마 OST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설거지를 하다가, 나카시마 미카 목소리가 나오자마자 손이 멈췄습니다. 이상하게 이 가수의 노래는 ‘좋다’보다 먼저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비 오는 거리, 말 못 하고 돌아서는 인물,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아직 감정이 안 빠진 상태. 그래서 나카시마 미카는 단순히 명곡 많은 가수라기보다, 드라마와 영화의 여운을 오래 붙잡아두는 보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카시마 미카를 기억하게 만드는 건 목소리의 온도다

나카시마 미카는 2001년 드라마와 함께 데뷔한 이미지가 강합니다. 배우처럼 먼저 얼굴을 알리고, 곧바로 가수로도 자리 잡은 케이스라서 노래를 들을 때 자연스럽게 화면이 따라붙습니다. 대표곡으로는 ‘STARS’, ‘WILL’, ‘雪の華’, ‘GLAMOROUS SKY’ 같은 곡들이 자주 언급됩니다.

특히 그의 보컬은 폭발적인 고음으로 밀어붙이는 타입과는 조금 다릅니다. 숨이 섞인 듯한 소리, 차갑지만 완전히 닫히지는 않은 감정, 그리고 문장 끝을 오래 붙잡지 않고 툭 놓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게 취향에 맞으면 정말 깊게 빠지고, 반대로 선명하고 단단한 발성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불안정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그 지점이 나카시마 미카의 호불호 포인트입니다.

드라마 OST처럼 들리는 이유

나카시마 미카의 노래가 유독 드라마적으로 느껴지는 건 멜로디가 슬퍼서만은 아닙니다. 노래 안에 감정을 과하게 설명하지 않는 여백이 있습니다. 예능으로 치면 출연자가 울기 직전인데 제작진이 자막을 덜 얹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보는 사람이 알아서 마음을 얹게 만드는 방식이죠.

‘雪の華’는 겨울 노래로 워낙 유명하지만, 사실 계절감보다 더 강한 건 거리감입니다. 사랑을 말하고 있는데 붙잡기보다 바라보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곡은 로맨스 드라마의 행복한 장면보다, 서로 마음은 알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회차 후반부에 더 잘 어울립니다. 엔딩에서 흘러나오면 다음 회차를 안 누르기 힘든 분위기입니다.

‘WILL’이나 ‘STARS’도 비슷합니다. 멜로의 감정선을 크게 흔들기보다, 인물이 혼자 있는 장면을 오래 보게 만드는 노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정주행 중간에 들으면 특정 회차의 대사가 기억나는 게 아니라, 인물의 표정과 조명이 먼저 떠오릅니다.

영화 ‘NANA’에서 터진 다른 얼굴

나카시마 미카를 이야기할 때 영화 ‘NANA’를 빼기는 어렵습니다. 원작 만화의 팬층이 두껍고, 영화화 자체도 관심이 컸는데, 그는 오사키 나나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스포일러 없이 말하면, 이 작품에서 나카시마 미카는 ‘상처 많은 보컬’이라는 이미지를 화면 안에서 거의 그대로 증명합니다.

‘GLAMOROUS SKY’는 그 흐름에서 나온 곡이라 발라드 이미지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기타 사운드가 앞에 있고, 목소리도 더 날카롭게 서 있습니다. 근데 신기한 건 록으로 가도 그의 보컬이 마냥 세게만 들리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겉은 강한데 안쪽은 흔들리는 인물처럼 들립니다. 이게 ‘NANA’의 세계와 잘 맞아떨어졌고, 그래서 노래만 따로 들어도 영화의 분위기가 따라옵니다.

  • 차분한 감정선을 좋아하면 ‘雪の華’와 ‘WILL’이 먼저 잘 맞습니다.
  • 드라마 엔딩곡 같은 여운을 원하면 ‘STARS’ 쪽이 좋습니다.
  • 강한 캐릭터성과 밴드 사운드를 원하면 ‘GLAMOROUS SKY’가 확실합니다.

취향이 갈리는 지점도 분명하다

좋아하는 쪽에서는 나카시마 미카의 목소리를 ‘분위기 자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반대쪽에서는 곡마다 발성이 여리게 느껴지고, 라이브 컨디션에 따라 편차가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어떤 무대는 스튜디오 음원에 비해 거칠게 들린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니, 그 거친 부분이 오히려 곡의 인물성을 살리는 순간도 있더라고요.

예능으로 비유하면 이런 타입입니다. 말을 또박또박 잘해서 웃기는 출연자가 아니라, 표정 하나와 침묵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사람. 그래서 짧은 클립으로만 보면 매력이 덜 보일 수 있고, 앨범이나 무대 흐름을 이어서 들어야 감정선이 보입니다.

처음 듣는다면 이렇게 이어서 듣는 게 좋다

처음부터 대표곡만 랜덤으로 듣는 것도 괜찮지만, 저는 분위기 순서대로 듣는 쪽을 추천합니다. 먼저 ‘STARS’로 데뷔 초의 차갑고 투명한 감성을 느끼고, 이어서 ‘WILL’로 드라마적인 멜로 감정을 잡은 뒤, ‘雪の華’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겨울의 이미지를 지나가면 좋습니다. 그 다음 ‘GLAMOROUS SKY’를 들으면 같은 사람인데도 캐릭터가 확 바뀌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순서가 좋은 이유는 나카시마 미카를 ‘슬픈 노래 부르는 가수’로만 좁히지 않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는 발라드, 재즈풍, 록, 팝의 경계를 오가면서도 늘 약간의 고독을 남깁니다. 밝은 곡에서도 완전히 해맑다기보다, 어딘가 밤공기가 묻어 있는 느낌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카시마 미카의 매력은 완벽하게 닦인 보컬보다, 감정이 살짝 새어 나오는 순간에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의 노래는 배경음악으로 틀어놨다가도 어느 순간 귀가 붙잡힙니다. 드라마 한 회를 다 보고 난 뒤 바로 자리에서 못 일어나는 날이 있잖아요. 나카시마 미카의 좋은 곡들은 딱 그런 식으로 남습니다. 화려하게 설명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오래 갑니다.

나카시마 미카 노래를 다시 틀어봤더니, 드라마 한 편 본 것처럼 남는 장면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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