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쇼츠
한국의 모든이야기

싱어게인 김윤설 무대를 다시 보니 남는 목소리

Last Updated :
싱어게인 김윤설 무대를 다시 보니 남는 목소리

얼마 전 싱어게인4 무대들을 다시 찾아보다가 6호 가수 앞에서 손이 멈췄다. 김윤설의 무대였다. 처음 방송을 볼 때는 다음 참가자가 궁금해서 지나쳤던 작은 표정과 호흡이, 다시 보니 꽤 오래 남았다. 경연 결과를 이미 아는 상태에서 보는 무대라 느낌이 달라진 걸 수도 있다. 그래도 확실한 건, 이 목소리는 한 번 더 듣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는 점이다.

김윤설은 2026년 6월 세상을 떠났다. 소식을 접한 뒤 무대를 다시 보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연이나 마음을 짐작해 붙이지 않으려 한다. 방송에 남은 노래와 무대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매력에 집중해 이야기하고 싶다. 뒤쪽에는 경연 결과가 나오니, 결과를 모르고 보고 싶은 분은 해당 소제목 앞에서 잠깐 멈추면 된다.

6호 가수의 첫 무대가 눈에 들어온 이유

JTBC 싱어게인4에서 김윤설은 6호 가수로 등장했다. 2025년 10월 21일 방송된 1라운드 선곡은 배드 뉴스였다. 무대 길이는 길지 않은데, 시작부터 곡의 분위기를 분명하게 잡는다. 음을 힘껏 밀어붙이는 대목만 기억에 남는 무대가 아니다. 박자를 타며 소리를 놓는 방식, 다음 구절로 넘어가기 직전의 여유가 곡을 꽤 매력적으로 들리게 한다.

제 취향을 솔직히 말하면, 이런 무대에서는 고음보다 리듬을 먼저 듣는다. 김윤설의 노래는 그쪽에서 재미가 있었다. 한 음 한 음을 똑같은 세기로 내지 않고, 가볍게 흘리는 부분과 또렷하게 찍는 부분을 나눈다. 덕분에 익숙하지 않은 노래를 듣더라도 어느 지점에서 몸을 움직여야 할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JTBC가 공개한 무대 영상에서도 마지막 음까지 캐릭터를 유지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만한 지점도 있다. 감정을 차곡차곡 쌓는 발라드 무대를 좋아한다면 첫인상이 조금 낯설 수 있다. 반대로 노래 안에서 목소리의 표정이 자주 바뀌는 걸 좋아한다면 짧은 무대가 아쉽게 느껴질 것이다. 저는 후자였다. 한 곡을 더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린 시절의 우승 이력보다 흥미로운 현재의 목소리

김윤설의 이력을 찾아보면 이름이 김명주였던 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2013년 엠넷 보이스 키즈에서 양요섭 코치팀으로 우승했고, 이후 양요섭과 함께 남과 여 2013을 발표했다. 그래서 싱어게인4의 6호를 보고 어딘가 익숙하다고 느낀 시청자도 있었을 법하다. 어린 시절 오디션 우승자가 성인이 되어 다시 경연 무대에 선 셈이다.

그런데 예전 영상과 싱어게인4 무대를 나란히 떠올려 보면, 단순히 ‘잘하던 아이가 계속 잘한다’는 이야기로 묶기엔 아깝다. 어린 시절의 이력은 출발점일 뿐이고, 지금 무대의 재미는 스스로 어떤 곡을 어떤 태도로 부르는지에 있다. 저는 배드 뉴스에서 그 차이가 잘 보였다고 느꼈다. 노래를 정확히 해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곡이 요구하는 장난기와 긴장감을 자기 목소리 안에 넣는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참가자의 과거를 짧은 소개 영상으로 압축하곤 한다. 그 방식이 반갑기도 하지만, 때로는 한 사람을 옛날 성적표로만 보게 만든다. 김윤설의 무대를 볼 때는 소개보다 노래를 먼저 듣는 편이 좋았다. 이름이나 이력을 모르고 들었을 때 귀에 걸리는 부분을 찾고, 그다음 과거의 노래를 들어보면 변화가 더 선명해진다.

두 번째 무대에서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여기부터는 경연 결과가 조금 나온다. 2라운드에서 김윤설은 43호 가수 NIKA와 테토걸즈라는 팀을 이뤄 마마무의 피아노 맨을 불렀다. 첫 무대가 혼자서 곡의 분위기를 끌고 갔다면, 이번에는 두 사람이 주고받는 호흡이 관전 포인트다. 같은 노래 안에서도 상대의 에너지를 받아칠 때 표정과 움직임이 달라진다.

팀 무대의 묘한 재미는 실력이 좋은 두 사람이 각자 돋보이는 순간보다,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는 순간에 있다. 피아노 맨에서도 김윤설만 따로 떼어 듣기보다 NIKA와 목소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는 편이 재미있었다. 첫 무대에서 들었던 리듬감이 팀 안에서는 조금 다른 역할을 한다. 혼자 앞에 서 있을 때의 여유가 상대에게 공을 건네는 여유로 바뀌는 느낌이다.

이 대결에서 테토걸즈는 다음 라운드로 가지 못했다. 짧은 출연이라 아쉽지만, 저는 그 결과만으로 무대의 가치를 매기고 싶지는 않다. 경연에서는 상대 팀의 선곡과 그날의 호흡, 심사 기준까지 여러 요소가 한꺼번에 작용한다. 누가 살아남았는지와 별개로, 두 무대를 이어 보면 김윤설이 솔로와 듀엣에서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는 점이 또렷하다.

다시 볼 때 귀를 기울이게 되는 순간

싱어게인 김윤설 무대를 처음 보는 분이라면 배드 뉴스를 먼저 듣고 피아노 맨으로 넘어가는 순서가 자연스럽다. 첫 곡에서는 소리를 시작하고 끝내는 방식에, 두 번째 곡에서는 상대와 구절을 나누는 방식에 귀를 기울여 보자. 길게 설명을 듣지 않아도 두 무대의 차이가 들린다. 취향에 따라 더 좋아하는 쪽도 갈릴 것이다.

저는 첫 무대 쪽에 조금 더 마음이 간다. 짧은 시간 안에 자기 목소리의 성격을 보여주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팀 무대가 덜 흥미로운 건 아니다. 피아노 맨을 보고 나면, 이 사람이 다른 장르의 곡이나 다른 파트너와 만났을 때는 어떤 소리를 냈을까 하는 궁금증이 남는다. 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무대가 많지 않아 그 마음이 더 크다.

별세 소식을 알고 난 뒤에는 노랫말이나 표정에 특별한 뜻을 찾고 싶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무대 위의 한 장면만으로 한 사람의 삶을 설명할 수는 없다. 제게는 그보다 김윤설이 그날 실제로 들려준 리듬과 음색을 기억하는 일이 더 자연스럽다. 다시 재생 버튼을 누르게 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6호 가수라는 번호보다, 노래가 끝난 뒤에도 귀에 남는 김윤설의 목소리 말이다.

싱어게인 김윤설 무대를 다시 보니 남는 목소리 - 요약
싱어게인 김윤설 무대를 다시 보니 남는 목소리 | 코리아쇼츠 korshort : https://korshort.com/2098
한국의 모든이야기
코리아쇼츠 © korshort.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