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포켓몬 메뉴를 보고 굿즈보다 먼저 눈길이 간 이유

요즘 카페 협업 소식을 보면 음료보다 굿즈 사진에 먼저 눈이 가곤 한다. 이디야 포켓몬 협업도 그랬다. 피카츄와 이브이가 컵 옆에 놓인 모습을 보니 귀엽다는 말부터 나왔는데, 메뉴를 하나씩 보니 캐릭터 이름만 붙인 구성이 아니라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어떤 맛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는 재미가 있었던 협업이다.
다만 지금 검색해서 이 소식을 접했다면 날짜부터 확인하는 게 좋다. 이디야 공식 이벤트 안내에 표시된 행사 기간은 2026년 3월 23일부터 4월 30일까지이고, 현재 상태는 종료다. 아래 이야기는 당시 나온 음료와 굿즈를 돌아보는 글이다. 지금 매장에서 같은 구성으로 살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피카츄부터 이브이까지 음료 네 잔의 성격이 다르다
협업 음료는 네 종류였다. 피카츄 애플베리셔벗, 두르쿤 애플캐모마일티, 팽도리 블루애플에이드, 이브이 버터스카치슈페너다. 이름만 나란히 읽어도 셔벗, 차, 탄산음료, 커피로 갈린다. 포켓몬을 좋아하는 친구끼리 가도 모두 같은 단맛의 음료를 고를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피카츄 애플베리셔벗은 사과 셔벗에 딸기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더한 구성이다. 음료 한 잔보다는 디저트에 가까운 쪽이다. 달고 차가운 메뉴를 좋아한다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올 만하다. 반대로 식사 직후에 가볍게 마실 음료를 찾는다면 조금 묵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두르쿤 애플캐모마일티는 사과의 산미와 캐모마일 향을 내세웠다. 네 잔 중 차를 고르고 싶은 사람에게 선택지가 있다는 게 반갑다. 팽도리 블루애플에이드는 사과와 탄산의 청량감이 중심이라, 셔벗의 달콤함과는 방향이 다르다. 저는 메뉴 설명만 놓고 고른다면 팽도리 쪽이다. 정주행할 때도 진한 디저트보다 입안을 시원하게 바꿔 주는 음료가 더 잘 맞는 편이라서다.
이브이 버터스카치슈페너는 버터스카치 크림과 아메리카노를 조합했다. 커피를 마시러 이디야에 간 사람이라면 네 종류 중 가장 자연스럽게 고를 메뉴다. 다만 달콤한 크림과 커피의 쓴맛이 함께 오는 종류라 취향은 갈릴 듯하다.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고르기보다 평소 크림 커피를 즐기는지 먼저 떠올리면 선택이 쉬워진다.
굿즈는 귀여움만큼 구매 조건도 눈여겨볼 부분이었다
1차 굿즈에는 스낵 접시, 피카츄·데덴네 인형 키링, 보냉백이 있었다. 키링은 가방에 달고 다니기 좋고, 접시는 책상 위 간식 자리와 잘 어울린다. 보냉백은 밖으로 들고 나갈 일이 있는 사람에게 쓰임새가 있다. 같은 포켓몬 그림이 들어가도 매일 쓸 물건인지에 따라 만족감이 달라질 구성이다.
인기는 꽤 컸다. 이디야커피가 밝힌 판매 수치에 따르면 피카츄와 데덴네 인형 키링 두 종류는 출시 첫날에만 1만 개 이상 팔렸다. 이런 숫자를 보면 귀여워서 눈여겨본 물건이 실제 구매로도 이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솔직히 제 취향은 키링보다 접시다. 가방에 캐릭터를 다는 편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작품을 보며 간식을 놓는 작은 접시는 자주 꺼내 쓸 것 같아서다.
4월 21일에는 2차 굿즈로 랜덤 피규어 마그넷과 피크닉 매트도 나왔다. 마그넷은 피카츄, 팽도리, 고라파덕, 파이리, 이브이, 푸린, 따라큐, 나몰빼미의 여덟 종류였다. 당시 제조음료를 포함해 5천 원 이상 구매하면 마그넷을 4천 원에 살 수 있는 방식이었다. 원하는 포켓몬을 고를 수 없는 랜덤 상품이니, 특정 캐릭터 하나만 좋아한다면 설렘만큼 아쉬움도 생길 수 있다.
이 협업이 기억에 남는 건 고르는 장면 때문이다
이디야 포켓몬 협업은 캐릭터를 컵에 얹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디저트처럼 먹는 피카츄, 차로 마시는 두르쿤, 탄산이 어울리는 팽도리, 커피를 맡은 이브이처럼 각 메뉴에 다른 역할을 줬다. 그래서 네 잔을 모두 사야 재미있는 구성이 아니라, 자기 취향에 맞는 한 잔을 고르는 순간부터 재미가 생겼다.
아쉬운 지점도 분명하다. 굿즈 구매에 별도 조건이 붙거나 종류가 랜덤이면 음료 값에 굿즈 값까지 생각해야 한다. 캐릭터 수집 자체가 즐거운 사람에게는 괜찮아도, 마음에 드는 포켓몬 하나를 정확히 갖고 싶은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운 방식이다. 협업이 끝난 지금은 당시 사진을 보며 ‘나라면 어떤 잔과 굿즈를 골랐을까’ 생각하는 쪽이 더 현실적이다. 저는 팽도리 에이드 한 잔에 스낵 접시 하나였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