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스캔들' 입술 불편 사과를 듣고 든 생각

얼마 전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이야기를 찾아보다가 나나의 사과 소식에 손이 멈췄다. 작품 속 입술이 사극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고, 나나가 그 불편함을 자신의 선택과 연결해 받아들였다는 이야기였다. 배우의 외모를 둘러싼 말은 금세 과열되기 쉬운데, 이번에는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느냐는 감상과 실제 배우를 향한 평가가 뒤섞여 있었다. 어디까지가 작품 이야기인지 곱씹게 됐다.
나나가 사과한 건 어떤 반응 때문이었나
‘스캔들’은 2026년 9월 18일 공개된 조선 시대 배경의 시리즈다. 손예진이 조씨 부인, 지창욱이 조원, 나나가 희연을 맡았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조씨 부인과 조원이 벌이는 위험한 사랑 내기다. 희연은 그 내기에 얽히는 인물이다. 여기까지가 인물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줄거리다. 이후의 선택과 관계 변화는 직접 보는 편이 훨씬 재미있다.
공개 뒤 일부 시청자는 희연을 연기한 나나의 입술이 눈에 먼저 들어와 시대극에 몰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희연은 혼례를 치르기도 전에 남편을 잃고 수절하며 살아온 인물이다. 그런 설정을 알고 보면 시청자가 기대하는 인물의 인상과 화면에서 받는 인상이 다를 수 있다. 물론 같은 화면을 보고도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몰입을 방해받았다는 감상은 성립하지만, 모든 시청자가 그렇게 느꼈다고 넓혀 말할 일은 아니다.
나나는 9월 22일 팬 소통 플랫폼에서 입술 때문에 보는 사람이 불편했다면 자신의 잘못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개인적인 선택이 배우로서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도 했다. 작품을 보는 사람의 반응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인 말로 들린다. 다만 이 발언만으로 어떤 시술을 언제 받았는지까지 확정할 수는 없다. 보도에 등장한 ‘필러’라는 표현과 나나가 직접 인정한 내용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는 않는 게 맞겠다.
사극에서 유독 작은 차이가 크게 보이는 이유
현대극에서는 인물의 옷차림이나 화장이 일상과 가까워서 웬만한 차이는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사극은 조금 다르다. 의상, 머리 모양, 말투, 조명까지 한 시대의 공기를 만들려고 맞춰 놓으니 눈에 걸리는 요소 하나가 더 도드라질 수 있다. 특히 얼굴을 가까이 잡는 장면에서는 표정의 미세한 변화까지 따라가게 된다. 시청자가 입술을 먼저 봤다면, 그다음 대사의 감정을 놓쳤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외모 한 부분으로 연기 전체를 재단하면 이야기가 너무 빨리 끝난다. 희연을 볼 때 더 궁금한 건 이 인물이 다른 두 사람의 내기 속에서 무엇을 믿고,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다. 같은 장면에서도 화면의 어울림을 중요하게 보는 사람과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사람은 다른 감상을 남길 수 있다. 내 취향은 후자에 가깝다. 초반에 시선이 잠깐 걸리는 요소가 있더라도, 인물의 말과 행동이 쌓이면서 그 인상을 바꾸는 작품을 좋아한다.
입술 논란을 지나서 볼 만한 관전 포인트
이 작품을 고른다면 세 인물의 관계부터 잡아두면 편하다. 조씨 부인과 조원은 사랑을 내기의 대상으로 삼고, 희연은 그 판에 얽힌다. 같은 일을 두고도 누가 가볍게 여기고 누가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 살피면 긴장이 또렷해진다. 설정 자체가 편안한 로맨스보다는 유혹과 감정의 엇갈림에 가까워서, 달달한 관계만 기대했다면 취향이 갈릴 수 있다.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다만 새 시리즈를 볼 때 예전 배우의 표정이나 장면을 그대로 찾으려고 하면 지금의 인물들이 설 자리가 좁아진다. 먼저 이번 작품의 세 사람이 어떤 거리감으로 대화하는지, 누가 대화의 흐름을 쥐고 있는지 따라가 보는 쪽을 권하고 싶다. 원작을 몰라도 관계의 시작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불편했다는 감상과 배우를 향한 말 사이
시청자는 몰입이 깨진 지점을 말할 수 있다. 사극의 화면과 캐릭터가 어울리는지는 작품을 평가할 때 중요한 부분이니까. 그런데 그 말이 배우의 얼굴 자체를 공격하는 쪽으로 번지면 작품 이야기는 사라진다. 나나의 사과 역시 시청자 반응에 대한 답으로 받아들이고, 외모를 계속 따져도 좋다는 신호처럼 소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일을 접하고 나서 ‘스캔들’을 볼 때는 두 가지를 따로 생각하게 될 것 같다. 희연이라는 인물이 화면 안에서 설득력 있게 움직이는지, 그리고 한 배우에게 쏠린 관심이 이야기의 다른 부분을 가리고 있지는 않은지. 호불호가 생기는 작품일수록 이렇게 한 걸음 떨어져 보면 의외로 오래 남는 장면이 있다. 내게는 누군가의 입술보다 세 사람의 마음이 어디서부터 어긋나는지가 더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