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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샬라메, 상 없이 조롉 논란을 보며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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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샬라메, 상 없이 조롉 논란을 보며 씁쓸했다

오스카 수상 결과를 확인하다가 티모시 샬라메의 이름에서 잠깐 멈췄다. 영화 ‘마티 슈프림’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상은 받지 못했다. 그런데 시상식 이야기를 따라가 보니 수상 결과만큼 많이 회자된 게 그를 향한 농담이었다. 배우의 한마디가 어떻게 시상식의 웃음거리가 됐는지, 그 흐름이 꽤 씁쓸했다.

상 없이 돌아갔다는 말의 범위

2026년 3월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은 ‘씨너스’의 마이클 B. 조던에게 돌아갔다. ‘마티 슈프림’은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9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없었다. 아카데미가 공개한 결과를 보면 ‘상 없이’는 이 시상식에서의 이야기다.

이 차이는 짚고 싶다. 샬라메는 같은 작품으로 앞서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번 오스카 무관을 두고 그의 시상식 시즌 전체가 실패했다고 말하면 그 수상 경력이 사라진다. 반대로 오스카에서 기대가 컸던 만큼 빈손이 더 크게 보였다는 반응은 이해가 간다. 후보에 오른 작품의 이름이 여러 번 불리는데도 트로피는 끝내 다른 쪽으로 향했으니까.

발레와 오페라 발언이 다시 소환된 이유

논란은 시상식보다 앞서 시작됐다. 샬라메는 CNN과 버라이어티가 마련한 매슈 매코너헤이와의 대화에서 극장 영화의 미래를 이야기하다 발레와 오페라를 언급했다. 영화가 사람들이 관심을 잃어가는데도 종사자들이 힘겹게 지켜야 하는 예술처럼 되길 원치 않는다는 취지였다. 특히 ‘이제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식의 표현이 퍼지면서 발레·오페라계의 반발을 불렀다.

그가 말하고 싶었던 걱정은 영화 관객이 줄어드는 상황이었을 수 있다. 그래도 다른 예술을 예로 들며 관심이 없다고 단정한 말은 그 무대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가볍게 들리기 어렵다.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여기서 호불호가 갈린다. 맥락을 보면 서툰 비유에 가깝다는 쪽과, 맥락을 알아도 표현 자체가 무례했다는 쪽이다. 나는 후자에 조금 더 마음이 간다. 관객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느낌이 꽤 다르다.

시상식 농담은 어디까지였나

오스카 진행자 코넌 오브라이언은 오프닝에서 발레와 오페라계의 공격을 우려해 경비가 삼엄하다는 농담을 했다. 카메라는 객석의 샬라메를 비췄고, 그는 웃는 모습이었다. 무대 위에서는 발레 무용수 미스티 코플랜드가 ‘씨너스’의 노래 공연에 참여했다. 발언을 알고 보는 시청자라면 두 장면이 이어져 보였을 법하다.

다만 코플랜드의 공연까지 샬라메를 겨냥한 즉석 대응으로 단정할 근거는 없다. 공연은 시상식 전에 예고돼 있었다. 그가 웃는 장면 역시 실제로 중계된 반응이지, 속마음까지 알려주는 장면은 아니다. 시상식의 짧은 화면이 온라인에 옮겨지면 당사자의 표정 하나에도 이야기가 덧붙는다. 이번에는 무관이라는 결과까지 겹쳐 농담이 더 날카롭게 소비된 듯하다.

영화와 논란을 함께 볼 때

‘마티 슈프림’은 탁구 선수의 성공을 향한 집요한 질주를 다룬 영화다. 줄거리의 중요한 전개를 모르고 봐도 샬라메가 어떤 에너지로 인물을 끌고 갈지 궁금해지는 설정이다. 그래서 배우의 발언을 비판하는 마음과 연기를 평가하는 마음을 꼭 하나로 묶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남우주연상 수상자를 축하하면서 후보 배우의 작업에도 관심을 둘 수 있다.

무엇보다 발언 논란 때문에 상을 못 받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아카데미는 수상 결과를 발표했을 뿐, 개별 투표의 이유를 공개하지 않는다. 내가 이번 장면에서 오래 기억하게 된 건 빈손으로 돌아간 배우의 표정보다도 말 한마디가 작품 바깥의 이야기를 얼마나 크게 만들어 버리는가 하는 점이다. 샬라메의 표현은 아쉬웠고, 그 아쉬움을 이야기할 때도 영화와 사람을 통째로 조롱하는 데까지 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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