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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뼈말라 다이어트 걱정에 다시 눈물의 여왕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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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뼈말라 다이어트 걱정에 다시 눈물의 여왕을 봤다

얼마 전 김지원의 행사 사진을 둘러싼 반응을 보다가, 문득 <눈물의 여왕>을 다시 틀었다. 사진에서는 ‘너무 마른 것 아니냐’는 걱정이 먼저 보였는데, 드라마 속 홍해인을 보고 나니 내가 오래 기억한 건 체형이 아니라 표정이었다. 빈틈없어 보이던 사람이 잠깐 말을 멈추는 순간, 그 짧은 틈에 마음이 확 넘어갔던 기억 말이다.

지난 3월 밀라노 주얼리 행사 영상이 공개된 뒤 김지원의 외모 변화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나왔다.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좋아하는 배우가 평소와 다르게 보이면 눈길이 갈 수밖에 없으니까. 다만 사진 몇 장으로 다이어트를 했는지, 건강에 문제가 있는지까지 알 수는 없다. 화면에 보인 인상과 배우의 실제 상태는 다른 이야기다.

사진 한 장이 걱정으로 번지는 속도

행사 사진은 드라마 장면과 보는 방식부터 다르다. 조명, 촬영 각도, 옷의 형태, 그날의 표정이 한순간에 겹친다. 특히 어깨가 드러나는 드레스는 평소 편한 옷차림과도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출국길 사진과 행사 사진을 나란히 놓고 ‘이틀 만에 달라졌다’고 말하는 건 조심스럽다. 두 사진이 같은 조건에서 찍힌 게 아니기 때문이다.

솔직히 ‘뼈말라’라는 말도 마음에 걸린다. 걱정을 표현하려고 쓴 말이라 해도, 사람을 몸의 일부로만 보게 만들기 쉽다. 반대로 걱정하는 반응을 전부 유난이라고 몰아붙일 필요도 없다고 본다. 팬이라면 잘 지내길 바랄 수 있다. 그 마음을 전할 때 체중이나 식단을 추측하는 대신, 배우가 보여준 일과 다음 작품을 이야기하면 훨씬 편안하지 않을까.

홍해인을 다시 보니 남는 건 표정이었다

<눈물의 여왕>에서 홍해인은 퀸즈백화점을 이끄는 인물이다. 처음 몇 장면만 보면 단호한 말투와 화려한 옷차림이 먼저 들어온다. 그런데 정주행할수록 재밌는 건 그 겉모습에 작은 균열이 생기는 순간들이다. 상대의 말을 듣고 바로 받아치지 못하거나, 혼자 있을 때 표정이 조금 느슨해지는 장면에서 김지원의 연기가 살아난다.

나는 홍해인이 큰소리로 감정을 터뜨릴 때보다 꾹 참을 때 더 눈이 갔다. 같은 침묵도 누구 앞에 서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백현우와 마주할 때는 자존심이 보이고, 가족 사이에서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외로움이 스친다. 내용은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그 미묘한 변화를 직접 따라가는 재미가 크다.

물론 호불호는 갈린다. 인물들이 감정을 바로 말하지 않아 답답할 수 있고, 전개가 커질수록 현실감보다 드라마다운 재미가 앞선다고 느낄 수도 있다. 나는 그 과장된 상황 속에서도 홍해인의 반응만큼은 계속 궁금했다. 그래서 다시 볼 때도 사건보다 김지원이 대사 사이에 남겨 두는 표정을 찾게 된다.

염미정과 홍해인을 이어 보면 더 재밌다

<나의 해방일지>의 염미정까지 떠올리면 김지원의 매력이 더 선명해진다. 홍해인이 감정을 잘 다듬어 밖으로 내놓는 사람처럼 보인다면, 염미정은 마음속 말을 꺼내기까지 오래 걸리는 사람에 가깝다. 두 인물의 성격도, 작품의 속도도 다르다. 그런데 말보다 시선과 침묵으로 마음을 전하는 연기에는 닮은 구석이 있다.

정주행 순서를 고른다면 나는 <눈물의 여왕>을 먼저 권하고 싶다. 인물 관계가 빠르게 펼쳐져 김지원의 여러 표정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그다음 <나의 해방일지>로 넘어가면 훨씬 조용한 장면에서 시선이 오래 머문다. 반면 느린 호흡을 좋아한다면 순서를 바꿔도 좋다. <나의 해방일지>는 대사가 없는 시간까지 따라갈 마음이 들 때 더 잘 맞는 작품이다.

새 작품에서 기다리는 건 또 다른 인물

김지원은 SBS 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서 의사 계수정을 맡았다. SBS가 소개한 작품의 중심에는 의료 권력의 부조리에 맞서는 인물이 있다. 홍해인이나 염미정과는 직업도, 이야기의 긴장감도 달라서 어떤 말투와 표정으로 계수정을 채울지가 궁금하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예고편의 강한 한 장면만으로 캐릭터 전체를 짐작하지 않고 본편에서 천천히 확인하는 편이 좋겠다.

행사 사진을 보고 걱정이 들 수는 있다. 나도 처음에는 댓글에 자꾸 눈이 갔다. 그런데 작품을 다시 보니 기다리고 싶은 건 배우의 몸이 어떻게 보이는지가 아니라, 다음 인물이 어떤 마음으로 화면에 서 있을지였다. 김지원에게 건네는 관심도 그쪽으로 조금 더 오래 머물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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