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이성훈 62억 펜트하우스 알고 보니 월세였다

얼마 전 《솔로지옥5》 출연자 이성훈의 성수동 집 소개 영상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화면 속 그 사람이 맞나?’였다. 연애 예능에서는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모습만 보다가, 방송 밖에서 한강이 보이는 집을 소개하는 모습을 보니 분위기가 또 달랐다. 그런데 기사 제목에 등장한 ‘62억 펜트하우스’를 보고 집을 샀다고 생각했다면 잠깐 멈출 필요가 있다. 이 숫자와 실제 계약 방식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62억은 집값으로 알려진 숫자다
이성훈이 공개한 집은 서울 성수동의 트리마제로 알려졌다. 영상에서 그는 뉴욕에 살고 있으며 한국에 잠깐 머물 집을 구했다고 말했다. 방은 세 개, 화장실은 두 개라고 소개했고, 이사한 지 하루 정도라 아직 가구가 거의 없는 상태였다. 호텔 같은 느낌으로 꾸미고 싶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넓은 한강 전망보다 텅 빈 거실에서 앞으로 뭘 채울지 이야기하는 장면이 더 생활감 있게 다가왔다.
화제가 된 62억 원은 해당 매물의 매매 가격으로 보도된 금액이다. 이성훈이 그 돈을 내고 매입했다는 뜻은 아니다. 스포티비뉴스는 관계자 설명을 인용해 매매가 아니라 월세라고 보도했다. 다른 보도에는 월세 조건으로 보증금 5억 원에 월 1천만 원이 언급되지만, 계약서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 ‘62억 집에 입주했다’와 ‘62억 원에 집을 샀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제목 한 줄만 훑으면 놓치기 쉬운 차이다.
집 소식을 듣고 다시 떠올린 《솔로지옥5》
이성훈을 처음 본 곳이 《솔로지옥5》였다면 집의 가격보다 방송 속 인상이 먼저 떠오를 수도 있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출연자의 화려한 이력을 확인하는 데만 있지 않다. 누가 먼저 말을 걸고, 상대의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마음이 바뀌었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지켜보는 맛이 크다. 저는 이성훈의 집 소식을 접한 뒤에도 ‘재력 있는 출연자’라는 설명 하나로 방송 속 모습을 다시 칠하고 싶지는 않았다.
정주행할 때는 초반 대화와 후반 대화를 나란히 떠올려 보는 편이 좋다. 같은 사람이더라도 상대와 상황에 따라 말투가 달라지고, 처음엔 별 의미 없어 보였던 반응이 나중에는 다르게 읽힌다. 《솔로지옥》 시리즈는 그 작은 차이를 편집과 패널의 반응으로 한 번 더 강조한다. 패널의 해석에 고개가 끄덕여질 때도 있고, ‘나는 저 표정을 조금 다르게 봤는데’ 싶을 때도 있다. 그 간격이 이 예능을 계속 보게 만드는 재미다. 관계의 결과는 여기서 말하지 않겠다.
화려한 근황이 방송의 답안지는 아니다
방송이 끝난 뒤 출연자의 직업, 연봉, 집이 화제가 되는 건 자연스럽다. 다만 그런 정보가 화면 속 관계까지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누군가의 말이 신중하게 들렸는지, 답답하게 들렸는지는 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갈린다. 천천히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호감이 쌓일 수 있고, 빠르고 분명한 표현을 기대한다면 답답할 수도 있다. 저도 연애 예능을 볼 때 출연자의 조건보다 대화가 오가는 리듬에 더 눈이 간다.
특히 집 이야기를 알고 다시 보면 모든 장면에 ‘원래 여유가 있었으니까’라는 설명을 붙이기 쉽다. 그런데 그건 방송을 너무 단순하게 만드는 읽기다. 예능 화면에는 촬영 당시의 선택과 편집된 장면이 담겨 있고, 집 소개 영상에는 방송 이후의 일상이 담겨 있다. 둘을 함께 보는 재미는 있지만, 뒤늦게 알려진 정보로 이전의 말과 행동을 단정할 수는 없다. 이성훈을 좋아하든 별로라고 느끼든, 화면에서 실제로 어떤 대화를 했는지부터 보는 편이 더 재미있다.
다시 본다면 이런 장면에 눈이 간다
《솔로지옥5》를 처음부터 다시 볼 생각이라면 큰 사건만 기다리지 말고 대화 직후의 반응을 눈여겨보면 좋겠다. 상대가 말을 마쳤을 때 바로 답하는지, 잠깐 생각하는지, 분위기를 바꾸는 농담을 건네는지에 따라 장면의 온도가 꽤 달라진다. 편집이 한 사람의 반응을 오래 보여줄 때는 그 장면을 어떻게 읽으라는 신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신호에 그대로 따라갈지, 내 눈으로 다시 판단할지는 시청자의 몫이다.
성수동 이성훈 62억 펜트하우스라는 말은 확실히 눈길을 끈다. 저 역시 집 소개 영상을 보고 방송 속 모습을 다시 떠올렸다. 그래도 오래 기억에 남는 건 가격표보다 사람 사이의 어색한 침묵이나 뜻밖의 한마디였다. 화려한 근황을 알고 나서도 그 장면들이 어떻게 보이는지, 그게 제게는 다시 볼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