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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 신작 흥행 돌풍이 궁금해 F1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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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 신작 흥행 돌풍이 궁금해 F1을 봤다

요즘 볼거리를 고르다 보면 유독 오래 눈에 걸리는 제목이 있다. 내겐 브래드 피트가 레이싱 드라이버로 나오는 영화 ‘F1’이 그랬다. 드라마 한 시즌을 이어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두 시간 반이 넘는 영화에는 선뜻 손이 안 갔는데, 막상 보고 나니 경주 결과보다 팀 안의 관계가 더 오래 남았다. 브래드 피트 신작 흥행 돌풍이라는 말이 단순히 스타의 이름값에서 나온 건 아닌 듯했다.

흥행 숫자부터 예상보다 컸다

‘F1’은 2025년 6월 극장에 나온 조지프 코신스키 감독의 스포츠 영화다. 더 넘버스 집계에서 전 세계 흥행 수입은 약 6억 3,414만 달러다. 북미에서 약 1억 8,964만 달러, 그 밖의 지역에서 약 4억 4,450만 달러를 벌었다. 해외 수입이 전체의 약 70%라는 뜻이다. 북미에서만 반짝한 작품이라기보다 여러 나라 관객이 함께 반응한 영화에 가깝다.

포뮬러 원 측은 이 영화를 브래드 피트 출연작 가운데 가장 높은 흥행 수입을 거둔 작품으로 소개했다. 스포츠 영화로서도 큰 기록이다. 다만 흥행 수입이 곧 제작사의 순이익을 뜻하지는 않는다. 숫자를 볼 때는 그 차이를 염두에 두는 편이 정확하다. 그래도 이미 유명한 시리즈의 속편이 아닌 레이싱 영화가 이만큼 관객을 모았다는 점은 꽤 흥미롭다.

베테랑과 신예가 한 팀에 앉았을 때

줄거리는 스포일러 없이 말할 수 있는 데까지만 적겠다. 브래드 피트가 맡은 소니 헤이스는 한때 유망했지만 사고 이후 포뮬러 원을 떠난 드라이버다. 옛 동료 루벤이 어려움에 빠진 팀 APXGP로 그를 부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니의 동료 드라이버는 댐슨 이드리스가 연기한 조슈아 피어스. 이미 자기 속도와 자존심이 있는 젊은 선수다.

설정만 보면 익숙하다. 상처 입은 베테랑이 돌아오고, 자신감 넘치는 신예와 부딪힌다. 그런데 둘을 같은 차에 태우는 대신 같은 팀의 서로 다른 차에 앉혔다는 게 재미있다. 팀을 위해 협력해야 하지만, 드라이버로서는 누구보다 앞서고 싶다. 둘 사이에 흐르는 그 미묘한 경쟁심이 경주 장면 밖에서도 긴장을 만든다.

나는 이런 관계가 예능에서 실력 있는 출연자 둘이 한 조가 됐을 때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서로 도움이 필요한 걸 알면서도 자기 방식은 쉽게 꺾지 못하는 상황 말이다. 소니가 무조건 옳은 어른으로 그려지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의 경험은 무기지만 고집이기도 하다. 조슈아 역시 단순히 말을 안 듣는 신인이 아니라, 자기 자리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속도보다 팀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레이싱을 잘 모르면 규칙 때문에 막힐까 걱정할 수 있다. 나도 포뮬러 원의 세부 전략까지 아는 관객은 아니다. 그래도 누가 앞에 있고, 누가 위험을 감수하며, 그 선택이 팀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는 따라갈 수 있었다. 카메라가 차 가까이 붙는 순간에는 설명보다 엔진 소리와 화면의 흔들림이 먼저 상황을 전한다.

실제 그랑프리 현장에서 촬영했다는 점도 화면의 밀도를 높인다. 포뮬러 원 측에 따르면 제작진은 여러 그랑프리에서 185시간이 넘는 영상을 촬영했다. 영화 속 APXGP는 가상의 팀이지만, 주변의 서킷과 관중, 분주한 피트 공간은 허공에 띄운 배경처럼 보이지 않는다. 큰 화면에서 특히 힘을 발휘했을 장면들이다.

그렇다고 차만 보는 영화는 아니다. 케리 콘던이 연기한 기술 책임자 케이트와 하비에르 바르뎀이 맡은 팀 오너 루벤까지 시선을 넓히면, 한 번의 경주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매달리는지 보인다. 드라이버의 한 수가 개인의 용기로 끝나지 않고 팀 전체의 일로 번지는 구조가 좋았다. 나는 추월 장면만큼이나 누군가의 선택을 지켜보는 팀원들의 표정에 눈이 갔다.

이 부분은 취향이 갈릴 수도 있다

러닝타임은 더 넘버스 기준 156분이다. 속도감 있는 장면이 많아도 짧은 영화는 아니다. 경주와 경주 사이에서 인물의 감정을 다지는 대목이 좋았다면 시간이 금방 갈 테고, 레이싱만 빠르게 이어지길 기대했다면 중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다.

이야기의 방향도 아주 의외라고 하기는 어렵다. 특히 스포츠 영화에서 여러 번 본 듯한 대립과 화해의 흐름이 있다. 그 익숙함이 편안한 관객도 있겠지만, 매 장면 새로운 전개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아쉬울 수 있다. 나는 플롯의 반전보다 두 드라이버가 서로를 바라보는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과정에 더 끌렸다.

그래서 ‘F1’은 포뮬러 원 팬에게만 권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다. 경기 규칙을 몰라도 팀 안의 경쟁과 협력은 충분히 읽힌다. 반대로 실제 레이스의 전략과 현실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팬이라면, 극적인 선택이 영화답게 다듬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 차이까지 포함해 이야기할 거리가 남는다.

보고 나서 가장 선명하게 기억난 건 누가 몇 등을 했는지가 아니라, 한 사람이 다시 달리기로 마음먹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 함께 감당해야 하는 무게였다. 엔진 소리가 큰 영화인데도, 내겐 사람들 사이의 조용한 신경전이 더 길게 들렸다.

브래드 피트 신작 흥행 돌풍이 궁금해 F1을 봤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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