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부친상·이상순 빙부상 빈소 소식에 다시 떠오른 장면

얼마 전 이효리가 출연한 예능을 다시 떠올리다가 부친상 소식을 접했다. 방송에서는 늘 시원시원하게 웃고 자기 이야기를 꺼내던 사람이어서인지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이상순의 빙부상이라는 표현까지 함께 보니, 같은 슬픔을 맞은 두 사람의 이름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불리고 있다는 것도 실감났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빈소와 발인, 날짜부터 짚어두면
2026년 4월 12일 이효리의 아버지 고 이중광 씨가 별세했다. 당시 파이낸셜뉴스와 부고 보도에 따르면 빈소는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이효리와 남편 이상순은 가족들과 함께 상주로 이름을 올리고 빈소를 지켰다. 발인은 4월 14일 오전 7시에 엄수됐다.
검색하다 보면 ‘이효리 부친상’과 ‘이상순 빙부상’이 따로 보여 두 건의 소식인가 싶을 수 있다. 부친상은 아버지를 여읜 일을, 빙부상은 장인을 여읜 일을 뜻한다. 이번에는 이효리에게 아버지, 이상순에게 장인이었던 같은 분의 부고다. 호칭만 다를 뿐 부부가 함께 치른 가족상이라는 이야기다.
빈소 정보에는 날짜를 붙여 읽는 게 좋겠다. 장례가 진행 중이던 4월의 장소를 지금 찾아갈 수 있는 곳처럼 적으면 오해가 생긴다. 11월 현재 발인은 이미 끝났고,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은 당시 빈소가 마련됐던 장소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사람에게도 이 구분이 가장 먼저 필요해 보인다.
‘이발소 집 딸’이 다시 떠오른 이유
이효리의 가족 이야기를 떠올릴 때 나는 2008년 발표한 노래 ‘이발소 집 딸’이 생각난다. 화려한 무대 위 이름인 ‘이효리’와 이발소를 운영하던 아버지의 딸이라는 말 사이에는 꽤 큰 거리감이 있다. 그래서 그 제목은 오래 남았다. 스타의 서사보다 한 집의 자녀로 살아온 시간이 먼저 보이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이발소를 운영하며 네 자녀를 키웠다. 이효리는 노래에 가족사를 담았고, 예능에서도 아버지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그렇다고 방송과 노래에 나온 몇 장면만으로 그 가족의 삶 전체를 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번 소식을 계기로 익숙한 제목 하나를 조금 다르게 듣게 됐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건드리는 노래가, 당사자에게는 아버지와 보낸 시간을 품은 노래일 테니까.
tvN ‘캐나다 체크인’을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아버지가 투병 중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던 대목도 떠오를 수 있다. 당시에는 여행 중 잠시 꺼낸 개인적인 이야기로 들렸는데, 부고를 알고 난 뒤에는 그 말의 무게가 달리 느껴진다. 다만 방송에서 언급한 투병 사실을 이번 별세의 구체적인 경위와 연결해 단정할 근거는 없다. 아는 만큼만 기억하고, 공개되지 않은 사정은 남겨두는 편이 맞다.
이상순이 이틀 동안 비운 라디오 자리
이상순은 장례를 치르는 동안 진행하던 MBC FM4U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에 4월 13일과 14일 출연하지 않았다. 그 이틀은 토마스 쿡이 스페셜 DJ로 방송을 맡았다. 매일 같은 시간 들리던 목소리가 잠시 바뀌는 일이라 청취자에게도 빈자리가 느껴졌을 법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가족 곁에서 장례를 치를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이다.
4월 14일에는 이효리가 라디오 코너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참석하지 못했다. 이어 이상순은 발인 다음 날인 15일 방송에 돌아왔다. 아주경제는 그가 복귀 방송에서 이틀간 자리를 비웠다고 청취자에게 인사한 내용을 전했다.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는 소식은 확인된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슬픔이 얼마나 가셨는지까지 헤아릴 수는 없다. 일터로 돌아오는 속도와 마음이 따라오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니까.
평소 두 사람이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이 친근해서 더 마음이 쓰일 수 있다. 나 역시 익숙한 목소리와 얼굴을 오래 봐온 시청자 쪽에 가깝다. 그래도 부부가 서로에게 어떤 말을 건넸을지, 빈소에서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상상해 장면처럼 쓰고 싶지는 않다. 이번에 공개된 일정만으로도 두 사람이 함께 장례를 치렀다는 사실은 충분히 전해진다.
예능 속 친숙함과 가족의 시간 사이
예능을 오래 보면 출연자의 일상까지 잘 아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효리처럼 자기 생각과 생활을 솔직하게 보여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다 이런 소식을 만나면 이전 방송을 다시 찾게 된다. 반가운 장면을 보던 마음과 애도하는 마음이 한꺼번에 드는 경험은 팬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이번에는 ‘캐나다 체크인’이나 ‘이발소 집 딸’을 떠올리되, 거기서 가족사를 더 캐내지는 않으려 한다. 방송에서 직접 건넨 이야기와 노래로 남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친숙함 때문에 조심해야 할 선이 흐려질 때가 있는데, 특히 장례 소식 앞에서는 그 선이 더 또렷했으면 한다.
이효리 부친상·이상순 빙부상 빈소 소식을 따라가며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별세와 장례 일정, 그리고 부부가 함께 빈소를 지켰다는 사실이다. 내게 오래 남는 건 일정표보다 예전에 들었던 ‘이발소 집 딸’이라는 제목이다. 한 사람의 아버지를 기억하는 방식은 가족에게 맡겨두고, 시청자인 나는 그가 들려준 이야기만 조용히 기억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