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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회장 누나 등판 전참시를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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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회장 누나 등판 전참시를 봤더니

전참시를 보다 출연자 소개에서 잠깐 멈칫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누나가 매니저로 나온다고? 처음엔 유명한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는 편인가 싶었다. 그런데 2026년 1월 17일 방송된 381회를 따라가니 카메라가 오래 머문 곳은 집안 이야기가 아니라 아들 신우현의 훈련 현장이었다. 제목만 보고 기대한 장면과 실제로 재미있었던 장면이 꽤 달랐다.

회장 누나가 아들의 매니저로 나온 사연

이날 신우현의 매니저로 등장한 사람은 어머니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고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딸이자 정의선 회장의 누나다. 그래서 ‘현대차그룹 회장 누나 등판 전참시’라는 말이 화제가 된 건 이해된다. 평소 예능에서 보기 어려운 인물인 데다, 출연 방식도 게스트 본인이 아닌 아들의 매니저였으니까.

정윤이가 맡은 일은 아들의 일정과 컨디션을 챙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방송에서 더 선명하게 보인 건 매니저의 업무 목록보다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다. 신우현이 레이싱에 얼마나 몰두하는지 곁에서 지켜봤고, 가족의 도움을 받은 사실도 부인하지 않았다. 동시에 그 배경 때문에 아들이 쏟은 노력까지 가볍게 여겨지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솔직히 이 대목이 가장 오래 남았다. 특혜를 둘러싼 시선을 모른 척하지 않으면서도, 부모로서 전하고 싶은 말을 꺼낸 장면이라서다.

아침 체중계부터 카트까지 이어지는 하루

신우현은 당시 FIA 포뮬러3 무대에 진출한 드라이버로 소개됐다. 방송 초반의 루틴만 봐도 직업이 어떤 하루를 만드는지 감이 온다. 일어나자마자 체중을 확인하고, 식사의 양과 칼로리를 따져 먹는다. 레이스에서는 작은 무게 차이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붙으니 숫자에 예민한 모습이 조금씩 이해됐다. 옆에서 보면 한 끼쯤 편하게 먹고 싶을 법한데, 그의 식탁은 이미 훈련의 일부였다.

운동도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체력 단련에서 끝나지 않는다. 헬멧을 쓰고 목 근육을 단련하고, 서킷 영상을 보며 주행을 공부한다. 시뮬레이터에서는 여러 차량과 경쟁하는 상황을 반복해서 익힌다. 차를 잘 모르는 시청자라면 ‘운전하는 선수가 왜 목까지 저렇게 훈련하지?’ 싶을 수 있는데, 화면으로 보니 레이서에게 필요한 힘과 집중력이 꽤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비가 내리는 카트 주행은 이 편의 긴장감을 살린다. 노면 상태가 달라지면 익숙한 코스도 마음대로 풀리지 않고, 순간적인 실수가 곧바로 드러난다. 여기서 누가 몇 등을 했는지까지 적으면 보는 맛이 줄어들 것 같다. 결과보다도 그가 평소 쌓아온 연습을 실제 주행에서 어떻게 꺼내는지 보는 편이 재밌었다. 모터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던 나도 그 장면에서는 화면을 바짝 보게 됐다.

‘집안 덕’이라는 말 앞에서 보이는 것들

이 방송이 흥미로운 이유는 신우현의 배경을 감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 포뮬러 레이스에는 이동과 훈련, 출전까지 큰 비용이 든다. 신우현도 방송에서 대회 출전에 드는 비용과 상금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현실을 이야기했다. 가족의 지원이 출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 부분을 지운 채 노력만 이야기했다면 오히려 설득력이 약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지원만으로 레이스를 대신 달릴 수는 없다. 귀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운동을 시작하고, 식사와 체중을 관리하고, 주행 영상을 들여다보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방송 한 회만으로 선수의 실력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가 이 일을 가볍게 대하지 않는다는 점은 전해졌다. 내게는 누가 더 유리한 출발을 했는지와 그 뒤에 무엇을 해왔는지를 함께 생각하게 만든 편이었다.

다만 이 지점은 시청자마다 반응이 갈릴 만하다. 가족의 지원을 인정하는 태도가 솔직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지원 규모를 생각하면 노력에 쉽게 감동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전참시가 그 차이를 말끔하게 풀어주는 방송은 아니다. 대신 신우현의 하루를 보여주면서 각자 판단할 장면을 남겨둔다.

긴장을 풀어주는 건 뜻밖에도 모자 대화

훈련 장면만 계속됐다면 스포츠 다큐멘터리에 더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전참시다운 웃음은 정윤이와 신우현의 대화에서 나온다. 레이싱 면허는 있지만 일반 운전면허는 없는 아들이 어머니의 운전에 말을 보태자, 어머니가 곧장 받아치는 장면이 그렇다. 조금 전까지 엄격한 식단과 훈련을 보여주던 선수도 엄마 앞에서는 영락없는 아들이다. 그 짧은 실랑이 덕에 화면의 공기가 확 풀린다.

나는 이 편을 ‘재벌가 공개’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끝날 때는 레이서의 생활과 그 곁을 지키는 어머니를 더 많이 떠올렸다. 화려한 배경이 눈길을 끄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한 회를 계속 보게 만든 건 체중계 앞에서 시작해 비 오는 카트장까지 이어진 신우현의 하루였다. 가족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스포츠 예능을 좋아한다면 훈련 장면을 보는 재미가 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회차였다.

현대차그룹 회장 누나 등판 전참시를 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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