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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힙합 마음의 숲까지 쭉 들어봤더니, 사극 말투가 이렇게 편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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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힙합 마음의 숲까지 쭉 들어봤더니, 사극 말투가 이렇게 편할 줄이야

얼마 전 플레이리스트를 넘기다가 조선힙합의 마음의 숲을 틀었는데, 처음엔 이름 때문에 살짝 웃었다. 조선과 힙합이라니, 이 조합은 너무 대놓고 튀려고 만든 콘셉트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3분 8초짜리 곡을 다 듣고 나니 느낌이 조금 달라졌다. 이건 단순히 갓 쓰고 랩하는 식의 장난이 아니라, 옛말투와 요즘 감정을 섞어서 자기만의 리듬을 만든 쪽에 가깝다.

드라마로 치면 퓨전 사극인데, 궁궐 정치보다 사람 마음의 뒷마당을 오래 비추는 작품 같다. 큰 사건이 휘몰아치는 타입은 아니고, 조용히 걷다가 문득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순간이 있다. 그래서 마음의 숲이라는 제목도 꽤 잘 붙었다. 숲이라는 단어가 주는 넓고 축축한 이미지, 마음이라는 단어가 가진 사적인 온도가 노래 안에서 같이 움직인다.

첫인상은 웃겼는데, 금방 진지해진다

조선힙합이라는 이름만 보면 아무래도 예능적인 맛을 먼저 기대하게 된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의 다른 곡 제목을 보면 이래도 지랄 저래도 지랄, 선 넘지 마오, 월급아처럼 입에 착 붙는 표현이 많다. 제목만 봐도 생활 밀착형 풍자가 느껴지고, 살짝 병맛 코드도 있다. 근데 마음의 숲은 그중에서도 조금 더 감성 쪽으로 몸을 기울인 곡이다.

재미있는 건 사극풍 어휘가 감정을 멀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고어체나 사극 말투를 음악에 얹으면 멋은 있는데 생활감이 빠질 때가 있다. 그런데 조선힙합은 그걸 꽤 영리하게 비튼다. 말투는 옛스럽지만 감정은 지금 사람의 것이다. 체면 때문에 티 내지 못한 마음, 웃고 있지만 사실은 조금 지친 상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데 괜히 아닌 척하는 분위기가 묻어난다.

마음의 숲에서 들리는 관전 포인트

이 곡을 드라마 한 회차처럼 들으면 제일 먼저 들어오는 건 속도감이다. 3분 남짓한 러닝타임 안에서 무리하게 세계관을 설명하지 않는다. 인트로부터 후렴까지 감정선을 크게 꺾기보다, 잔잔하게 밀고 가면서 반복 청취에 유리한 구조를 만든다. 그래서 첫 청취보다 두 번째, 세 번째가 더 편하다.

  • 사극풍 표현과 현대식 감정선이 부딪히지 않고 이어진다.
  • 강한 랩 스킬 과시보다 분위기와 캐릭터 구축에 힘을 준다.
  • 제목처럼 울창한 이미지가 있어서 밤 산책용 플레이리스트에 잘 맞는다.
  • 조선힙합의 장난기 있는 곡들과 비교하면 감정의 밀도가 더 부드럽다.

특히 마음의 숲은 듣는 사람에게 과하게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 점이 좋았다. 감성곡이라고 해서 꼭 절절하게 몰아붙일 필요는 없으니까. 이 곡은 오히려 살짝 떨어져서 바라본다. 예능으로 치면 웃기던 출연자가 갑자기 혼자 인터뷰룸에서 조용히 속내를 말하는 장면에 가깝다. 그때 괜히 집중하게 되는 느낌이 있다.

호불호는 분명히 갈릴 수 있다

솔직히 이 콘셉트가 모두에게 먹히지는 않을 것 같다. 조선이라는 키워드가 주는 장식성이 강하다 보니, 누군가는 듣기 전부터 낯간지럽다고 느낄 수 있다. 힙합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랩의 날카로움이 덜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발라드 감성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말투의 개성이 조금 튄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다만 그 애매한 지점이 조선힙합의 재미이기도 하다. 완전히 정통 힙합도 아니고, 완전히 국악풍 음악도 아니며, 그냥 밈으로 소비되는 코믹송만도 아니다. 중간에 서 있는 장르라서 불안정하지만, 그래서 귀가 간다. 드라마에서도 장르가 애매한 작품이 가끔 오래 남는다. 로맨스인 줄 알았는데 성장극이고,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사회 풍자가 튀어나오는 작품들 말이다.

비슷한 무드로 같이 들으면 좋은 곡들

마음의 숲이 마음에 들었다면 같은 아티스트의 선 넘지 마오를 이어서 들어도 좋다. 이쪽은 훨씬 생활 예능에 가깝다. 사람 사이의 선, 예의, 불쑥 들어오는 무례함을 사극 말투로 받아치는 맛이 있어서 캐릭터가 또렷하다. 반대로 너의 차선이나 봄비가 내려와 같은 제목의 곡들은 감성 라인으로 넘어가기 좋아 보인다.

이렇게 이어 들으면 조선힙합이 단순히 하나의 gimmick에 기대는 팀인지, 아니면 반복 가능한 세계관을 가진 프로젝트인지 감이 온다. 개인적으로는 후자 쪽에 더 가깝게 들렸다. 물론 완성도 면에서 곡마다 편차는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제목을 보고 예상한 것보다 훨씬 진심의 비율이 높다.

드라마 리뷰어 귀에는 이렇게 남았다

나는 음악을 들을 때도 자꾸 장면을 떠올리는 편이다. 마음의 숲은 화려한 엔딩곡보다는 중반부 삽입곡 느낌이다. 주인공이 큰일을 겪고 난 뒤 방 안에 혼자 앉아 있거나, 아무 말 없이 숲길을 걷는 장면에 깔리면 잘 어울릴 것 같다. 대사가 없어도 감정이 살짝 보이는 그런 구간이다.

조선힙합 마음의 숲은 이름에서 오는 웃음과 실제로 들었을 때의 온도 차가 꽤 크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처음엔 콘셉트가 앞에 서 있지만, 듣다 보면 감정이 뒤에서 조용히 따라온다. 취향을 타는 음악인 건 맞지만, 요즘 비슷비슷한 플레이리스트에 조금 다른 질감을 넣고 싶을 때는 꽤 괜찮은 선택지다. 나는 이런 식으로 장난기와 진심이 같이 있는 작품에 약한 편이라, 다음 곡도 자연스럽게 눌러보게 됐다.

조선힙합 마음의 숲까지 쭉 들어봤더니, 사극 말투가 이렇게 편할 줄이야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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