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j교회 편을 보고 마음에 남은 장면들

얼마 전 그알 j교회 편의 방송 내용을 다시 읽었는데, 처음엔 한 사람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교회 안의 관계를 묻는 이야기로 넓어지는 흐름이 오래 남았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483회 제목은 ‘다바크와 파라다이스, J교회 여신도는 왜 투신했나’다. 2026년 4월 11일 방송된 이 편은 20대 여성 신도의 사망과 그가 다니던 교회에서 제기된 의혹을 따라간다. 실제 사건을 다룬 만큼 자극적인 장면보다 방송이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에 집중해 봤다. 아래에는 사건의 출발점과 주요 의혹이 나온다.
한 사람의 죽음에서 시작된 이야기
방송의 출발점은 2026년 2월 8일 경기 시흥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26세 여성이다. SBS는 고인의 이름을 서수아라는 가명으로 소개했다. 유서에는 힘들고 외롭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그 짧은 문장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운데, 사망 뒤 교회 안에서는 유부남 신도와의 관계와 결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는 대목이 이어진다.
여기서 시선을 붙잡는 건 그 소문이 곧장 설명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의 마지막 선택에 하나의 이유를 붙이면 이야기는 빨리 끝난다. 하지만 유족은 고인이 겪은 일을 더 알고 싶어 했고, 전 신도의 제보가 도착하면서 다른 의혹이 드러났다. 개인의 연애 문제로만 들리던 이야기가 교회 지도자와 신도 사이의 관계를 묻는 이야기로 바뀌는 순간이다.
다만 고인이 왜 숨졌는지를 시청자가 단정할 수는 없다. 방송이 보여준 제보와 정황은 살펴볼 이유가 충분하지만, 죽음의 원인을 한 문장으로 확정하는 일과는 다르다. 이 선을 지키며 봐야 고인의 삶도 소문 속 인물로만 남지 않는다.
메시지보다 더 마음에 걸린 권력 관계
유족에게 전달된 자료에는 J교회 목사 이 씨가 고인에게 보낸 성적인 메시지가 있었다고 SBS는 소개한다. 전 신도는 고인이 목사에게 성 착취를 당했다고 주장했고, 다른 여성 신도들에 관한 폭로도 이어졌다. 반면 교회 측은 성 착취 의혹이 조작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에서 제기된 주장과 교회 측 반박을 함께 놓고 봐야 하는 이유다.
솔직히 메시지의 자극적인 표현을 반복해서 옮기는 건 이 사건을 이해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 제가 더 눈여겨본 건 목사가 자신을 ‘아빠’라고 불렀다는 관계의 형태다. 종교 지도자를 깊이 신뢰하는 사람에게 그가 건네는 말은 평범한 지인의 말보다 훨씬 크게 들릴 수 있다. 그 신뢰와 지위가 사적인 요구 앞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가 이 편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였다.
물론 목사와 신도 사이에 믿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강요가 입증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방송에 나온 메시지, 제보자의 진술, 당사자 측의 반박을 구분해서 따라가게 된다.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표시하며 보면, 강한 인상을 받은 장면과 확인된 사실을 섞지 않게 된다.
다바크와 파라다이스가 들리던 방식
방송 제목에 들어간 ‘다바크’는 이 씨가 강조했다는 표현이다. SBS의 회차 소개에 따르면 그는 이를 영적 결합과 연결했고, 전 신도들은 그 말이 성적인 요구를 정당화하는 데 쓰였다고 주장했다. 교회 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으며, 남아 있는 신도들 가운데는 다바크를 모른다고 말한 이들도 소개됐다. 같은 교회에 관한 이야기인데도 설명이 크게 엇갈리는 부분이다.
‘파라다이스’라는 말도 그래서 다르게 들린다. 누군가에게 교회는 버틸 힘을 주는 공동체였을 수 있다. 또 다른 누군가의 제보에서는 그 안의 믿음이 벗어나기 어려운 관계가 된 것으로 그려진다. 이 편은 어느 한쪽의 감정만으로 장면을 밀어붙이기보다, 신도들이 왜 그곳에 남아 있는지까지 묻게 만든다. 제보를 한 사람의 경험도, 교회를 여전히 믿는 사람의 말도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제가 보기엔 이 대목에서 그알 특유의 추적 방식이 살아난다. 낯선 용어 자체가 신기해서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말에 종교적 의미가 덧붙었을 때, 그 뜻을 누가 정하고 신도는 어디까지 거절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방송의 질문이 교리 설명에 머물지 않고 사람 사이의 힘의 차이로 이어진다.
보고 난 뒤에도 쉽게 끝나지 않는 질문
그알 j교회 편은 가볍게 몰아보기 좋은 회차는 아니다. 사망 사건과 성 착취 의혹을 다루는 만큼 보기 전부터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편이다. 그래도 사건의 전개만 좇으면 놓치기 쉬운 장면들이 있다. 사망 뒤 퍼진 소문, 가족에게 도착한 제보, 목사의 메시지, 의혹을 부인하는 교회 측 입장을 차례로 따라가면 왜 같은 일을 두고 서로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지 보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남은 건 ‘누가 진실을 말하나’라는 궁금증보다 ‘누가 먼저 설명할 기회를 가졌나’라는 생각이었다. 소문은 빨리 퍼지고, 당사자는 더 이상 자신의 말을 보탤 수 없다. 그런 상황일수록 남은 사람들이 제보와 반박을 꼼꼼히 살피되 고인의 죽음을 누군가를 몰아가는 도구로 삼지 않았으면 한다. 이 회차는 화면을 끄고 나서도 그 태도를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