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美 지미팰런쇼 논란을 알고 무대를 다시 봤다

얼마 전 방탄소년단의 지미 팰런쇼 무대를 다시 틀었다가 댓글 분위기가 유난히 무거운 걸 봤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을 무대로 쓴 장면은 분명 근사한데,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객석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영상까지 편하게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무슨 말이 나온 건지 찾아보니, 논란의 당사자부터 정확히 짚을 필요가 있었다.
문제가 된 말은 방송 전 객석에서 나왔다
방탄소년단은 2026년 3월 25일과 26일, 미국 NBC의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이틀 연속 등장했다. 새 앨범 ‘ARIRANG’을 알리는 일정이었고,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촬영한 ‘SWIM’과 ‘2.0’ 무대도 공개됐다. 오랜만에 일곱 멤버가 함께 미국 토크쇼에 나온 만큼 팬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논란은 그중 25일 공연 녹화 전, 현장 분위기를 띄우던 코미디언 세스 허조그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TMZ 보도에 따르면 그는 관객에게 어디서 왔는지 묻다가 ‘북쪽에서 온 사람 있나요?’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를 북한을 가리킨 농담으로 받아들인 관객들이 불쾌감을 드러냈고, 이야기가 온라인으로 퍼졌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점이 있다. 그 말을 한 사람은 진행자 지미 팰런이나 방탄소년단 멤버가 아니다. 방송 본편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도 아니다.
왜 가벼운 농담으로 넘기기 어려웠을까
솔직히 문장만 따로 떼어 놓으면 ‘관객 출신지를 묻다가 나온 즉흥적인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 출신 그룹의 공연을 기다리는 자리에서 북한을 끌어오면 맥락이 달라진다. 한국인에게 음악이나 활동 이야기를 묻기 전에 남북한부터 묻는 경험이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같은 말을 듣고도 현장 관객의 반응이 달랐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당시의 모든 관객이 똑같이 받아들였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발언이 방탄소년단을 직접 겨냥했는지에 대해서도 보도마다 표현이 조금씩 다르다. 확인되는 건 녹화 전 관객을 상대로 한 발언이 있었고, 일부 관객과 팬들이 그것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는 점이다. 말을 한 의도를 추측하는 것과, 그 말이 놓인 자리에서 왜 불편하게 들렸는지를 이해하는 건 별개의 일이다.
사과 보도와 방송 장면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이후 TMZ는 관계자를 인용해 허조그가 방탄소년단에게 사과했고 NBC 측도 그와 이 일을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다. 방송 업계 매체 레이트나이터는 허조그가 같은 날 진행된 스튜디오 녹화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다른 코미디언이 관객 진행을 맡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내용은 언론이 관계자 취재를 바탕으로 전한 것이다. 공개된 방송 화면에 사과 장면이 나왔다거나, 지미 팰런이 문제의 발언을 직접 했다는 뜻으로 읽으면 사건이 달라진다.
녹화 현장의 경험을 전한 팬들의 글도 이어졌다. 현장 운영에 실망했다는 이야기까지 함께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지만, 각각의 경험담을 하나의 확정된 사건처럼 묶기는 조심스럽다. 이번 일을 따라갈 때는 ‘방송 전 발언’, ‘그에 대한 반응’, ‘이후 조치를 전한 보도’를 나눠 보는 편이 가장 덜 헷갈렸다.
무대가 좋았기에 더 오래 남는 찜찜함
방송 자체의 볼거리는 확실했다. ‘SWIM’ 무대에서는 구겐하임 미술관의 나선형 공간이 멤버들의 동선과 함께 잡히고, 다음 날 공개된 ‘2.0’은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토크에서는 일곱 멤버가 다시 모인 시간과 새 앨범 이야기도 나왔다. 예능을 볼 때 무대와 대화의 호흡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두 편을 이어서 볼 만하다.
그래서 더 아쉽다. 공연과 인터뷰를 준비한 사람들의 공이 보이는 자리였는데, 시작 전 던진 한마디가 시청 경험에 그림자를 남겼다. 나는 방송 장면의 즐거움까지 지우고 싶지는 않다. 동시에 팬들이 그 말에 화가 난 이유도 ‘예민해서’라는 말로 덮고 싶지 않다. 좋은 무대를 다시 볼수록, 출연자를 맞이하는 현장의 말 한마디도 그 무대의 일부처럼 오래 기억된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