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냥을 따라 읽었더니 초롱의 이야기도 달라 보였다

요즘은 드라마를 정주행하듯 웹툰을 넘기게 될 때가 있다. 루즌아 작가의 네이버웹툰 《만남어플 중독》도 그런 작품이다. 20살 비인기 스트리머 초롱이 낯선 남자를 만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인데, 읽다 보면 인물 사이의 거리감이 더 신경 쓰인다. 특히 우아냥이 등장한 뒤로는 누가 누구를 이용하고, 또 누구에게 마음을 쓰는지 자꾸 눈여겨보게 된다. 우아냥은 드라마나 예능 출연자가 아니라 이 웹툰의 등장인물이다. 다만 방송을 하는 사람이라는 설정 덕분에, 화면 앞과 뒤의 태도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꽤 있다.
우아냥이 나오면 초롱을 보는 눈도 바뀐다
처음에는 초롱에게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인기가 많지 않은 스트리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와 엮이고, 주변 사람들의 과거와 범죄가 얽혀 들어가는 게 작품의 출발점이니까. 그런데 우아냥이 끼어들면 관심의 방향이 조금 달라진다. 초롱이 어떤 사건을 겪는지만 보던 독자가, 초롱이 다른 사람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보게 된다.
우아냥은 말투가 세고 상대를 편하게 대해 주는 인물도 아니다. 초롱과 함께 방송하는 장면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힘 차이가 먼저 보인다. 누가 더 주목받는지, 카메라 앞에서 누가 분위기를 쥐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예능에서 출연자 둘의 호흡을 볼 때처럼, 대사뿐 아니라 반응과 표정까지 따라가게 된다. 그래서 우아냥을 단순히 ‘초롱에게 불편한 사람’이라고 붙여 놓기엔 둘의 관계가 생각보다 흥미롭다.
방송 속 얼굴과 실제 태도 사이
우아냥을 볼 때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남에게 보이는 모습과 속마음의 간격이다. 방송에서는 다정하거나 능숙해 보이는 행동도,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계산이 섞여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눈에 보이는 친절을 전부 거짓이라고 밀어 버리기도 어렵다. 누군가를 돕는 행동이 자기 이미지를 위한 것이었다면, 도움받은 사람에게 남은 변화까지 사라지는 걸까. 작품이 이런 찜찜한 지점을 건드릴 때 우아냥이라는 인물이 살아난다.
솔직히 나는 이런 캐릭터에게 금방 정이 가는 편은 아니다. 상대를 낮춰 보는 태도나 거친 말은 분명 거슬린다. 그런데 행동을 지켜보다 보면 말만큼 매번 매몰차지는 않아서, 첫인상을 고쳐 보게 된다. 화면에 잡히는 모습 하나로 사람을 판단했다가 다음 장면에서 생각이 바뀌는 순간. 드라마 조연을 좋아하게 될 때도 대개 그런 순간이 오지 않나 싶다.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도 이해된다
우아냥의 직설적인 말투와 짓궂은 태도는 장면에 속도를 붙인다. 초롱과 붙여 놓으면 둘의 성격 차이도 선명해진다. 이런 자극적인 인물 덕분에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는 독자라면 우아냥의 등장 구간이 반가울 것이다. 반대로 인물이 서로를 이용하거나 깔보는 분위기에 피로를 느낀다면, 우아냥을 마냥 즐겁게 보기는 어렵다. 그 불편함도 충분히 이해된다.
작품 자체도 가벼운 연애물의 리듬만 기대하고 읽으면 당황할 수 있다. 네이버웹툰의 작품 소개부터 어플로 맺어진 관계에 과거, 살인, 복수가 얽히는 이야기라고 밝히고 있다. 성인 독자를 염두에 둔 자극적인 장면과 어두운 전개도 있다. 우아냥을 검색하다가 귀여운 이름에 이끌려 첫 화를 여는 사람이라면, 분위기가 이름과는 꽤 다르다는 정도는 알고 시작하는 편이 좋겠다.
스포 없이 따라가려면 관계의 변화를 보자
우아냥이 앞으로 어떤 일을 겪는지 미리 알고 읽으면 인물을 보는 재미가 크게 줄어든다. 검색 결과에 뜨는 회차 해설이나 인물 소개에는 후반 전개가 섞여 있을 수 있으니, 처음 읽는다면 작품을 먼저 따라가는 쪽을 권하고 싶다. 여기서도 큰 사건의 결과는 빼겠다.
대신 세 가지만 눈여겨보면 좋다. 우아냥이 초롱에게 하는 말과 실제 행동이 같은지, 함께 방송할 때 두 사람 중 누가 흐름을 주도하는지, 그리고 다른 인물을 대할 때 우아냥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다. 같은 장면도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보면 인상에 차이가 생긴다. 처음엔 거슬렸던 말이 나중에도 똑같이 들리는지, 나 역시 몇 번 생각을 바꿨다.
우아냥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캐릭터는 아니다. 내게는 바로 그 점이 오래 남았다. 말투 때문에 멀어졌다가 행동 때문에 다시 가까이 들여다보게 되는 인물이라, 초롱의 이야기 속에서도 우아냥이 나온 장면은 유독 천천히 읽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