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소맨 팝업 소식을 다시 보니 작품이 또 보고 싶어졌다

얼마 전 체인소 맨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다가 홍대에서 열렸던 체인소맨 팝업 소식도 찾아봤다. 덴지가 포치타와 함께하던 첫 장면부터 다시 보니, 왜 이 작품은 굿즈 하나만 봐도 장면이 줄줄 떠오르는지 알 것 같았다.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우다가도 순식간에 분위기를 뒤집는 작품이라, 팝업 공간에서는 그 간극을 어떻게 표현했을지가 제일 궁금했다. 현장에 다녀온 후기는 아니고, 공개된 행사 정보와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팬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 이야기다.
홍대 팝업에서 눈길이 간 건 공간 연출
MAPPA와 SMG홀딩스가 함께 연 체인소 맨 팝업스토어는 2026년 4월 17일부터 5월 19일까지 AK플라자 홍대 4층에서 진행됐다. 지금은 운영이 끝난 행사다. 처음에는 굿즈를 파는 공간 정도로 생각했는데, 공개된 소개를 읽으니 작품 분위기를 살린 포토존과 한국 한정 상품에도 꽤 공을 들였더라. 인벤의 현장 취재에서도 캐릭터별 포토존과 한정 굿즈가 눈에 띄는 요소로 소개됐다.
체인소 맨은 포치타의 둥글고 귀여운 모습과 덴지가 뛰어드는 거친 액션이 한 작품 안에 같이 있다. 그래서 팝업도 무엇을 전면에 놓느냐에 따라 인상이 많이 달라진다. 포치타 앞에서 웃으며 사진을 찍다가 덴지의 체인소 이미지를 만나면 분위기가 확 바뀌는 식이다. 공개된 포토존 구성을 보며 그런 온도 차를 공간에서 느껴보고 싶었다. 화면으로 볼 때는 몇 초 만에 지나가는 캐릭터 디자인을 오래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팝업의 재미다.
굿즈를 고른다면 캐릭터부터 떠올리게 된다
체인소 맨 굿즈 앞에서는 인기 순위보다 내 취향이 먼저 드러날 것 같다. 포치타처럼 책상 위에 두고 자주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아키나 파워처럼 특정 장면의 표정과 관계가 떠올라 손이 가는 캐릭터도 있다. 마키마 상품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도 작품 속 인물을 대하는 감정이 복잡해서 한 번 더 보게 될 듯하다. 이런 망설임까지 포함해 굿즈 고르는 시간이 재미있는 작품이다.
홍대 팝업에는 한국에서 별도로 기획한 한정 굿즈가 소개됐다. 다만 한정이라는 말에 마음이 급해지면 막상 집에 가져와 어디에 둘지 고민하게 된다. 나라면 사진으로 오래 보고 싶은 그림은 엽서나 인쇄물로, 매일 쓸 생각이 드는 물건은 생활 소품으로 고를 것 같다. 구매 금액에 따른 증정품도 안내됐지만 수량이 정해진 행사였던 만큼, 지금 그 혜택을 기대하고 찾을 수는 없다. 팝업의 기억을 남기는 방법이 꼭 물건을 많이 사는 것일 필요는 없으니까.
스포일러를 피하려면 보는 순서도 중요하다
체인소 맨을 아직 안 봤다면 팝업 사진 한 장도 조심스럽다. 캐릭터의 이름이나 함께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관계를 짐작하게 될 수 있어서다. 여기서는 덴지가 포치타와 계약한 뒤 데블 헌터로 살아간다는 시작점까지만 이야기하겠다. 이후에 누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직접 볼 때 훨씬 재미있다.
입문 순서를 묻는다면 TV 애니메이션 1기를 먼저 권하고 싶다. 총 12화라 주말에 몰아보기에도 부담이 비교적 적고, 덴지·아키·파워가 함께 있을 때의 박자를 익히기 좋다. 그다음 극장판 레제편으로 넘어가면 인물의 작은 표정 변화가 더 크게 다가온다. 팝업에 등장한 이미지도 그때부터 단순한 캐릭터 그림보다 내가 봤던 장면의 연장처럼 느껴질 수 있다.
솔직히 취향은 갈린다. 거친 액션과 피가 튀는 연출이 부담스럽다면 1화부터 쉽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인물들이 거창한 목표보다 당장의 소박한 욕구에 매달리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덴지에게 생각보다 빨리 정이 든다. 나도 처음에는 과한 설정에 눈이 갔는데, 다시 볼수록 별것 아닌 대화 속에서 인물의 마음이 드러나는 순간을 기다리게 됐다.
행사는 끝났어도 다시 보기의 이유는 남았다
홍대 팝업은 이미 종료됐으니 방문 계획을 세우기보다, 어떤 장면과 캐릭터가 팬들을 공간으로 불러냈는지 돌아보는 편이 맞겠다. 체인소맨 팝업 소식을 따라가며 내가 오래 들여다본 것도 상품 목록보다 덴지와 포치타의 이미지였다. 작품을 볼 때는 빠르게 지나갔던 두 캐릭터의 관계가 그림 한 장에서는 유난히 오래 남았다.
팝업이 반가운 이유는 화면 밖에서 좋아하는 작품을 다시 만나는 기분 때문일 거다. 나는 화려한 액션도 좋아하지만, 체인소 맨에서는 인물들이 잠깐 평범한 하루를 꿈꾸는 순간이 더 오래 기억난다. 이번 팝업 소식을 보고 애니메이션을 다시 틀었을 때도 그 장면들에 먼저 눈이 갔다.
